

[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여름 이적시장이 막바지로 향해 가며, 이강인의 거취가 연일 주목을 받고 있다.
프랑스 내에서 공신력이 높은 편에 속하는 '레퀴프'는 21일(한국시간) 올여름 파리생제르맹(PSG)을 떠날 수 있는 선수들의 상황을 정리했다. 이중에는 이강인의 이름도 포함되어 있었다.
매체는 "이강인은 현재 여러 클럽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PSG는 이강인을 잔류시키려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PSG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강인의 이적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거절할 수 없는 금액을 제안받을 때를 의미한다. 만약 이강인이 떠나게 된다면, PSG는 대체 선수를 영입해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축구의 에이스로 평가받는 이강인은 최근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그는 지난 2023년 마요르카(스페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프랑스 최강팀인 PSG에 입단했다.
첫 시즌에는 로테이션 자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신뢰를 어느 정도 받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으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등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 기회를 얻지 못하며 완벽한 주전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이어 지난 시즌 초반에는 가짜 9번 등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을 소화하며 멀티 자원으로서의 능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점차 한계가 드러났고, 겨울 이적시장을 기점으로 주전에서 밀렸다. PSG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나폴리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를 데려왔고, 우스만 뎀벨레, 데지레 두에 등 기존 공격자원들이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자연스레 이강인의 자리는 없었다.

이후 PSG는 역사적인 트레블을 달성했다. 리그앙과 쿠프 드 프랑스, UCL을 모두 석권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자연스레 이강인도 트레블 멤버가 됐지만, 어디까지나 후보 자원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황에 아쉬움을 느낀 이강인은 직접 이적을 암시했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소개란에 적혀 있던 PSG 문구를 삭제했다. 과거 마요르카를 떠날 당시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기에 축구 팬들은 이강인이 이적할 것이라 예측했다.
곧바로 나폴리와 아스날, 크리스탈 팰리스 등 다양한 팀과 이적설이 불거졌다. 특히 이탈리아 세리에A의 나폴리가 이강인 영입에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모든 이적설은 구체화되지 않았고, 이강인의 거취는 잔류로 가닥이 잡힌 모양새다.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앵'은 21일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강인의 매각 가능성이 거론됐다. 하지만 PSG는 그를 잔류시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적시장마다 이강인을 향한 관심은 존재했다. 구단도 처음에는 이강인 매각에 열려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시즌이 시작된 지금, 잔류가 유력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이강인은 다시 한번 아스날과 연결되기도 했다. 프랑스 매체 '풋01'은 "이강인이 아스날과 연결되고 있지만, PSG는 거액의 이적료를 책정했다. 이강인의 이적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프리미어리그 팀에 높은 이적료를 요구하는 중이다"라고 보도했다. 이처럼 PSG는 거액의 이적료를 받아야만 이강인 매각에 대한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강인은 새 시즌에도 PSG와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분명 좋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시즌까지 엔리케 감독은 그를 철저히 배제했다. 만약 출전 기회 제한이 지속된다면, 내년에 예정된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강인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이강인은 월드컵 예선 내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며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번 시즌 PSG와 동행을 이어간 뒤, 많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경기 감각이 떨어져 한국 대표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강인은 본인 스스로 약간의 반전 기회를 잡았다. PSG는 지난 14일에 있었던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UCL 우승팀 자격으로 참가한 PSG는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우승팀 토트넘 홋스퍼를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이강인의 결정적인 공헌이 있었다. PSG는 한 수 아래로 여겨진 토트넘에 0-2로 끌려갔는데, 후반 막바지에 이강인의 결정적인 만회골이 터지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 곤살루 하무스가 동점골을 넣었고,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덕분에 이강인은 이어진 2025-26시즌 프랑스 리그앙 1라운드 낭트전에서 선발 출전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비록 이날 경기에서 엔리케 감독이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며 약간의 로테이션을 진행한 것도 감안해야 하지만, 어느 정도 엔리케 감독의 신뢰를 다시 받기 시작했다는 기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기자명
장하준 기자 waterjun@spotv.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