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

12일(한국시간) 확정된 2025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32강 대진표에 따르면, F조 2위(2승 1무)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한국은 E조 2위(2승 1패) 잉글랜드와 16강 진출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경기는 15일 오후 9시 30분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존에서 열린다. 이 경기의 승자는 오스트리아-튀니지전 승자와 16강전을 치른다. 한국이 8강까지 진출한다면 일본 또는 북한과 '동아시아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대회는 FIFA가 새롭게 개편한 첫 U-17 월드컵이다. 기존 24개국 체제에서 48개국으로 참가국이 두 배 확대됐다. 4개 팀씩 1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진행한 뒤, 각 조 1·2위 24개국과 3위 중 상위 8개국이 32강에 진출한다. FIFA는 조별 순위가 같은 팀들끼리 조별리그 성적(승점, 골득실, 다득점, 페어플레이 순)을 기준으로 대진을 결정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첫 경기에서 멕시코를 2-1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고, 2차전에서는 스위스와 0-0으로 비기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이미 32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에서 치른 마지막 3차전에서는 코트디부아르를 3-1로 제압하며 조 2위를 확정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9년 브라질 대회 이후 6년 만에 다시 토너먼트 무대에 진출했다. 직전 2023년 인도네시아 대회에서는 3전 전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뼈아픈 경험을 남겼다. 한국의 FIFA U-17 월드컵 최고 성적은 1987년 캐나다, 2009년 나이지리아, 2019년 브라질에서 기록한 8강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8강 진출에 성공한다면, 역대 네 번째 기록이 된다.

상대 잉글랜드는 늘 한국의 앞길을 가로막아온 강호다. 한국은 잉글랜드와의 U-17 대표팀 간 역대 전적에서 3무 2패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기술과 피지컬을 모두 겸비한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백기태 감독은 두려움보다 자신감을 강조했다. 그는 "선수들이 무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이 자랑스럽다"며 "잉글랜드는 강한 팀이지만, 공은 둥글고 이 연령대는 변수가 많다. 자신감 있게, 하나의 팀으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안정적이었다. 수비진의 집중력과 중원에서의 활동량, 빠른 역습 전개가 돋보였다. 다만, 잉글랜드전에서는 결정력과 체력 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대회는 2029년까지 매년 개최되는 첫 U-17 월드컵으로 기록된다. FIFA는 유소년 대회 활성화와 경기 경험 확대를 위해 대회 주기를 격년제에서 연례 대회로 바꿨다.

이제 남은 건 시험대 위의 한 경기다. 6년 만의 토너먼트 복귀,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의 맞대결.

백기태호가 이번에는 그 벽을 넘어설 수 있을까. 15일 밤, 도하의 잔디 위에서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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