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최대 미스터리' 삼성에 원태인이 1명 더 있다…멀쩡한 150km 투수가 왜 구속을 떨어 뜨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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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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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윤욱재 기자] 올해 가을야구 최대 미스터리는 바로 삼성 우완투수 최원태(28)의 '대반전 호투'가 아닐까.
리그에 흔치 않은 20대 토종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최원태는 지난 시즌 종료 후 LG를 떠나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FA 자격을 얻어 삼성과 4년 총액 70억원에 사인한 것이다.
정규시즌에서 남긴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최원태는 27경기에 등판해 124⅓이닝을 던졌고 8승 7패 평균자책점 4.92를 남기는데 만족해야 했다.
당연히 포스트시즌에서도 기대치가 높은 선수는 아니었다.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삼성은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2차전에서 최원태를 미출전 선수로 분류했다.
삼성은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와 '토종 에이스' 원태인을 1~2차전 선발투수로 내세우는 한편 외국인투수 헤르손 가라비토를 마무리투수로 활용하는 승부수를 띄워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는데 성공했다.
삼성이 가까스로 준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랐지만 결코 유리한 입장은 아니었다. 이미 후라도와 원태인을 소진한 상태에서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을 치러야 했기 때문.
삼성의 선택은 최원태였다. 그동안 포스트시즌에서 강렬한 피칭과 거리가 멀었던 최원태였기에 무작정 그의 호투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대반전이 일어났다. 최원태가 6이닝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팀의 5-2 승리를 이끈 것이다. 인천 원정에서 1승 1패로 나름 목표를 달성한 삼성은 홈으로 돌아와 3~4차전에 후라도와 원태인을 연달아 내세웠고 SSG를 연파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1차전에서 최원태가 호투하지 않았다면 시리즈의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이번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한화를 만났고 대전 원정 1~2차전에 후라도와 원태인을 내세울 수 없었다. 1차전에서는 가라비토를 선발투수로 내세웠지만 흡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고 결국 8-9 석패를 당했다.
삼성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2차전을 승리해야 다음을 바라볼 수 있었다. 삼성은 다시 한번 최원태 카드를 꺼내 들었고 이는 완벽하게 적중했다.
최원태는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 7이닝 동안 91구를 던지며 4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쾌투했다.
최원태는 1회말 루이스 리베라토에게 좌중월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이후 한화 타선에 단 1점도 허락하지 않았고 3루 관중석을 메운 삼성 팬들은 최원태가 덕아웃으로 들어올 때마다 "최원태! 최원태!"를 연호하며 '가을 에이스'에 경의를 표했다.
마치 삼성에 원태인이 1명 더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대체 어떻게 최원태는 '가을 에이스'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일까.
박진만 삼성 감독은 "최원태가 강민호와 이야기를 많이 나눈 것 같다. 경기 전부터 대화를 나누면서 상대에 대해 고민하고 분석한 것이 좋았다. 확실히 정규시즌 때보다 제구력과 커맨드가 좋아졌다"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날 최원태의 최고 구속은 149km. 시속 150km대 강속구도 던질 수 있는 선수인데 오히려 구속을 줄인 것이 효과를 봤다. 구속보다 볼의 무브먼트를 살리는데 집중했다. 박진만 감독은 "최원태가 볼의 변화가 있는 선수라서 구속을 2~3km 줄이고 커맨드를 신경 쓴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원태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 강민호 또한 "정규시즌 때는 내 말을 잘 안 듣더라. 공을 세게 던지려고만 했다"라면서 "지금은 구속을 줄이고 자동 투구판정 시스템(ABS)에 맞춰 스트라이크존 안에만 던지자고 했는데 그게 잘 이뤄지고 있다. 오늘(19일) 구속이 148km를 넘어가면 (손가락 8개를 펴며) 주의를 줬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최원태는 "생각 안 하고 (강)민호 형 사인대로 던졌는데 잘 리드를 해주셨다. 그게 호투의 비결이다"라면서 "그동안 포스트시즌에서 너무 못해서 비판을 들을 만했다. 덕아웃에서 형들이 분위기 잘 만들어줘서 부담 없이 경기에 나가니까 더 잘 되는 것 같다. 다들 편하게 즐기자고 하더라"고 말했다.
최원태가 원태인급 에이스로 변신하면서 삼성의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박진만 감독도 "1승 1패 목표는 달성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제 삼성은 플레이오프 3~4차전에 후라도와 원태인을 선발투수로 내세울 수 있다. 또 한번 '업셋'이 현실이 될지도 모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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