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인 순간마다 사라지는 위즈덤… KIA 플랜B 준비? 내년 이별도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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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패트릭 위즈덤(34·KIA)은 4일까지 올 시즌 103경기에서 31개의 홈런을 쳤다. 보통 30홈런 타자는 다음 시즌 유력한 재계약 대상자가 되곤 한다. 하지만 위즈덤은 그렇지 못하다. 시즌 끝까지 재계약 논란이 갈 선수다. 장점과 단점이 너무 극명하게 갈려서다.
홈런 파워는 충분히 강력하다. 잘 맞은 타구는 쾌감을 줄 정도로 시원하게 쭉쭉 뻗어 나간다. 하지만 타율 자체는 0.239로 떨어진다. 답답할 때는 지독하게 안 맞는다. 시즌 초반에 비해 삼진도 늘어나고 있다. 결정적으로 올해 유독 득점권에서 부진하다. 올해 득점권 타율이 0.200에 불과하다. 주자가 모여 있을 때 위즈덤이 침묵해 팀 공격 흐름이 끊긴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만루 상황에서만 타율 0.471로 강했을 뿐, 그 외 주자 상황에서는 대다수 부진하다. 주자가 없을 때 타율은 0.267로 평균보다 좋고, 주자가 없을 때 홈런, 즉 솔로홈런이 전체 31개 중 20개에 이른다. 반대로 주자가 있을 때는 타율이 0.214로 떨어지고 병살타로 9개를 쳤다. 1·3루를 모두 볼 수 있는 선수라 수비에서는 도움이 되지만, 외국인 타자를 수비 중심적으로 보는 팀은 없다.
상황이 결정적일 때 작아지는 것도 모자라 결정적인 순간에 아예 자리를 비우고 있다. 위즈덤은 2일 대전 한화전에서 첫 타석을 치고 허리 통증으로 경기에 빠졌다. KIA의 타순 구상이 완전히 꼬이는 순간이었다. 결국 3일 광주 SSG전에 결장하고, 비로 취소되기는 했지만 4일 광주 SSG전 출전 또한 불가능했다. 위즈덤은 팀이 주축 선수들의 부상 여파로 고전할 당시인 5월 13일부터 31일까지 19일이나 허리 부상을 이유로 결장한 바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4일 경기를 앞두고 “그전에(5월) 허리가 안 좋았을 때처럼 약간 허리가 눌려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다른 것은 그때처럼 막 심하거나 그런 부분은 아니라는 것”이라면서 “아직까지 움직임에서 조금 제한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고, 그래서 ‘괜찮다’고 할 때 티도 쳐보고 운동을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우선 오늘(4일)까지는 경기에 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지난해 통합우승 팀인 KIA는 4일 현재 57승63패4무(.475)의 성적으로 리그 8위까지 처져 있다. 정규시즌 2연패 가능성은 진작에 사라졌고,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롯데와 경기차는 4경기다. 오히려 9위 두산과 경기차가 2경기로 더 가깝다. 이제 KIA는 딱 20경기를 남겨두고 있고, 모두가 합심해 지금 당장 거대한 물줄기를 만들지 못하면 비극의 주인공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10경기 성적이 정말 중요한데, 이 결정적인 순간 위즈덤이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면 그 자체로도 실망스러운 일이다.
두 차례나 허리가 말썽을 부렸다는 것은 재계약에도 마이너스 점수다. 위즈덤은 올해 34세 선수고, 확률적으로 더 건강해질 가능성보다는 더 아플 가능성이 높은 나이 대다. 올해 허리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만 약 20경기다. 내년에도 이런 문제에 처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KIA가 서서히 위즈덤을 놓아줄 때가 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범호 감독도 어렴풋이 플랜B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 감독은 올해 타격에 눈을 뜨며 1군에 자리를 잡은 오선우의 수비 포지션에 대해 “1루로 자리를 잡으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했다. 서른에 이른 오선우 또한 외야 수비보다는 1루수로 뛰는 게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1루 수비를 집중적으로 훈련시키고 있다. 마무리캠프에서도 1루 수비를 강도 높은 훈련으로 다듬고, 1루수로 성공할 수 있는지 그 견적을 보겠다는 구상이다.
이 감독은 오선우의 수비 포지션에 대해 “1루를 붙박이로 하면 제일 좋다. 가장 구하기 것이 1루에서 방망이를 잘 치는 선수다. 그렇다면 외국인 선수를 데려와야 하는데 지금 보니 우리가 만족할 수 있는 외국인 1루수도 구하는 게 상당히 어렵다”고 했다. 홈런 파워 하나는 이 조건에 부합하는 위즈덤에 대한 재계약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일 수도 있지만, 오선우가 1루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과감하게 외국인 외야수로 선회할 수도 있다. 3루는 돌아올 김도영의 자리다. 반대로 KIA는 공격력이 좋은 코너 외야수 하나는 반드시 필요하다.
4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며 일단 하루의 시간을 번 가운데, 위즈덤이 빠르게 복귀하지 못한다면 KIA의 마지막 총력전 전선도 흐트러질 수밖에 없다. 득점권에서 아무리 약하다고 해도, 그래도 위즈덤에게 마지막까지 기대가 걸리는 것은 걸리면 넘어가는 한 방이 있기 때문이다. 결정적인 순간, 결정적인 활약을 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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