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킴" 한국계 감독이 왜 언급됐나, 양키스 충격 빠뜨린 11K 토론토 괴물 '1년 만에 싱글A→PS 선발승' 폭풍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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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혜성처럼 등장한 토론토 블루제이스 신인 투수 트레이 예세비지(22)의 폭풍 성장에는 한국계 마이너리그 감독도 있었다. 토론토 산하 로우 싱글A 더니든 블루제이스를 이끄는 길 킴(44)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토론토는 6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5전3선승제) 2차전에서 뉴욕 양키스를 13-7로 제압했다. 1차전 10-1 대승에 이어 2연승을 거두며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1승만 남겨뒀다.
2차전 승리의 주역은 신인 예세비지였다. 올 시즌 AL 다승왕(19승)을 차지한 베테랑 좌완 맥스 프리드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프리드가 3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진 반면 예세비지는 5⅓이닝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 노히터 깜짝 호투로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따냈다.
4회까지 무려 10개의 삼진을 잡아낼 만큼 양키스 타자들을 압도했다. 탈삼진 11개는 토론토 소속 투수로는 포스트시즌 역대 한 경기 최다 기록. 최고 시속 96.2마일(154.8km), 평균 94.6마일(152.2km) 포심 패스트볼(35개) 중심으로 스플리터(29개), 슬라이더(18개)를 던졌다. 무려 11번의 헛스윙을 이끌어낸 스플리터가 특히 위력적이었다. 193cm 장신의 오버핸드 투수로 높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내리꽂는 공에 양키스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양키스로선 속절없이 당한 충격의 게임이었다.
12-0으로 크게 앞선 6회 1사 후 예세비지는 투구수 78개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노히터 중인 투수를 일찍 교체한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에게 일부 관중들의 야유도 나왔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슈나이더 감독은 “내가 마운드로 갈 때 관중들이 야유를 했지만 예세비지를 120~130개까지 던지게 할 순 없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훌륭한 투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슈나이더 감독은 “야유를 자주 받았는데 이번이 제일 좋았다. 이런 야유는 언제든지 좋다”며 “마운드에 올라가 예세비지에게 ‘잘했다. 내려갈 때 최대한 천천히 걸으면서 이 순간을 즐겨라’는 말을 해줬다. 경기의 마지막 아웃을 잡기 전까지 절대 끝난 게 아니지만 올해 그가 걸어온 여정은 믿을 수 없다. 그 순간을 즐기길 바랐다”고 이닝 도중 교체한 이유를 설명했다.
관중석에 있던 부모님을 포함해 토론토 홈 관중들의 열렬한 기립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간 예세비지는 덕아웃 앞에 나와 커튼콜까지 했다. 경기 후 예세비지는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기분이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전에 느껴본 적 없는 경험이었다. 4만4000명 팬들의 에너지와 열정이 특별했다. 팬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며 기뻐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0순위로 지명된 이스트 캐롤라이나 대학 출신 우완 투수 예세비지는 올해 처음으로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로우 싱글A를 시작으로 하이 싱글A, 더블A, 트리플A 단계를 모두 밟고 메이저리그까지 1년 만에 모든 관문을 거치며 빠르게 성장 과정을 밟았다.
지난달 16일 메이저리그 데뷔했고, 3경기를 선발로 나서 1승 평균자책점 3.21(14이닝 5실점) 탈삼진 16개를 기록했다.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지만 디비전시리즈 로스터에 들어가 2차전 선발로 낙점됐다. 크리스 배싯과 호세 베리오스가 부상으로, 맥스 슈어저가 부진으로 로스터에 들지 못하며 예세비지에게 기회가 왔다. 그리고 이날 역대급 퍼포먼스로 강렬한 포스트시즌 신고식을 치렀다.
슈나이더 감독은 “시즌 초반에만 해도 이런 상황은 누구도 예상 못했다. 나도 7~8월이 되어서야 그 가능성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구단 전체의 공동 노력이었다. 마이너리그 코칭스태프 공도 크다. 지금 트리플A 감독 케이시 칸달레가 여기에 있는 이유가 있다. 경기 후 농담으로 그에게 ‘잘 키웠다’는 말을 해줬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슈나이더 감독은 “마이너리그에서 했던 것이 여기서도 잘 이어지는 건 훌륭한 조직의 증거라고 생각한다. 트리플A 버팔로와 싱글A에서 시간을 보낸 투수, 타자 등 많은 선수들이 팀에 기여했다. 싱글A 길 킴 감독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고마워했다.
인천 출신 아버지와 부산 출신 어머니를 둔 길 킴 감독은 1981년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난 한국계다. 미국 밴더빌트 대학 출신으로 네덜란드, 중국, 호주, 스페인, 베네수엘라 등 여러 리그에서 선수로 뛰었다. 2008년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친 뒤 2010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스카우트로 일했고, 2016년 토론토에 선수 육성 디렉터로 합류했다.
류현진이 FA로 토론토에 입단한 2020년에는 메이저리그 코칭스태프로 승격되면서 기존 업무를 병행했다. 2022년부터 필드 코디네이터로 코치직을 이어갔고, 올해는 싱글A 팀을 맡아 처음으로 감독 역할도 했다. 첫 해부터 싱글A에서 첫발을 뗀 예세비지의 초고속 성장을 이끌어내며 육성 능력을 인정받았다. 예세비지도 “마이너리그 각 레벨의 모든 코치, 스태프, 팀 동료들로부터 새로운 것을 배웠다. 그 모든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감사해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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