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김서현 혼자만의 책임인가…'3연투→구속 9km ↓' 이상징후에도 한화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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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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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ALKOREA] 한휘 기자= 과연 한화 이글스의 드라마틱한 우승 실패의 책임을 김서현 한 명에게만 물을 수 있을까.
김서현은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 9회 말에 등판했으나 ⅔이닝 3피안타(2피홈런) 1볼넷 4실점으로 무너져내렸다.
이미 지난달 29일과 30일 연달아 마운드에 올랐던 김서현이다. 하지만 모든 경기를 잡아내야만 하는 한화는 이날도 5-2로 앞선 9회 말 김서현에게 뒷문을 맡겼다. 김서현의 3연투는 지난 3월 27~29일 이후 약 6개월 만에 처음이다.
공 2개 만에 아웃 카운트 2개를 쌓으며 경기 종료를 눈앞에 뒀다. 이 시점에서 한화의 승리 확률은 99.4%까지 올랐다. 그런데 그 직후 믿을 수 없는 일들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대타 류효승의 안타에 이어 대타 현원회가 데뷔 첫 홈런을 추격의 투런포로 작렬했다.
김서현은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정준재를 상대로 제구가 아예 되지 않는 모습을 보인 끝에 스트레이트 볼넷을 헌납했다. 그리고 이율예에게 던진 3구 패스트볼이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경기를 끝내는 투런 홈런이었다.
1패 이상의 충격이 밀려왔다. 한화는 선두 LG 트윈스를 바짝 쫓으며 정규시즌 우승을 향한 마지막 희망을 불태우고 있었다. 이날 LG가 NC 다이노스에 3-7로 졌기 때문에, 만약 한화가 이날 이기면 승차는 반 경기까지 좁혀질 예정이었다.
한화가 SSG전과 3일 KT 위즈전을 전부 이기면 LG와의 1위 결정전까지 승부를 끌고 갈 수 있었다. 그런데 SSG전 승리를 눈앞에 두고 믿었던 김서현이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승리를 날렸다. 한화의 정규시즌 1위 가능성이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한화 팬들의 분노는 당연히 김서현을 향한다. 다 잡은 승리를 날린 것을 성토하는 반응이 여기저기서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선수 SNS를 향해 도 넘은 비난까지 쏟아내는 사람도 나오는 실정이다.
하지만 과연 김서현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이 타당하냐는 의문도 동시에 피어오른다. 이날 김서현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었다. 이미 시즌 내내 상당한 체력을 소모한 상태에서의 3연투 여파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파이어볼러' 김서현이다. 올해 기록한 최고 구속은 161km/h. 그런데 이번 SSG전은 달랐다. 최고 152km/h에 그쳤고, 정준재의 타석에서는 147km/h까지 속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이닝 초반에는 빠르게 범타를 쌓은 덕에 티가 나지 않았지만, 류효승에게 안타를 맞고 투구 수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구위 저하가 심하게 드러났다. 현원회를 상대로 홈런을 내주고, 정준재 타석에서 제구가 완전히 망가지며 이상징후가 명확해졌다.
하지만 한화 벤치는 끝내 움직이지 않았다. 불펜에 엄상백과 김종수가 있었으나 준비가 덜 됐던 것인지, 김서현에게 한 타자만 더 맡기고 싶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결과는 끝내기 투런 홈런이었다.
사실 이날 한화 벤치는 대타 작전만 3번이나 성공시킬 정도로 신들린 듯한 판단력을 자랑했다. 그런데 마지막의 마지막에 모든 것이 어그러졌다. 투수 교체를 미룬 것은 물론, 김서현에게 3연투를 지시한 것부터 옳은 판단이었냐는 근본적인 의문이 나오기 시작했다.
절체절명의 상황인 만큼 마무리 투수를 3일 연속으로 내세우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김서현은 마무리 투수이기 이전에 1군 풀타임 시즌을 올해 처음 치르는 어린 선수다. 아직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코치진만 탓할 일도 아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간 잘하던 김서현이 이 정도까지 무너지는 것은 예상하기 힘들다. 결국 김서현은 김서현대로, 코치진은 코치진대로 각자의 책임이 있다. 누구 한 명만 '전범'으로 몰 일은 아니다.
이러나저러나 김서현은 정규시즌 마지막에 크나큰 아픔을 안게 됐다. 한화의 새로운 수호신으로 발돋움해 우완 투수 역사상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세우는 등 한화의 상위권 도약을 이끈 주역이다. 그런 선수가 최악의 결말을 집필한 셈이니, 충격이 더 크다.
이제 관건은 가을야구다. 한화는 오는 16일부터 준플레이오프 승리팀을 상대로 7년 만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른다. 3일 정규시즌 최종전 이후 2주 가까운 휴식과 재정비의 시간에 김서현이 이번 충격을 극복할 수 있을지 눈길이 간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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