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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끝판대장' 오승환의 마지막 인사…"너무나 과분한 사랑 받았습니다" [현장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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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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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작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삼성 라이온즈는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오승환 은퇴식을 진행한다. 이날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오승환 팬 사인회 등 사전 행사가 열렸으며, 경기가 끝난 뒤 은퇴식과 영구결번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오승환은 2005년 2차 1라운드 5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데뷔 첫 시즌 전반기 막판부터 본격적으로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은 뒤 전설과도 같은 성적을 쌓아올렸다. 2006년과 2011년에 각 47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KBO리그 통산 737경기에서 803⅓이닝 44승 33패 19홀드 427세이브 평균자책점 2.32의 성적을 남겼다.

오승환은 2013시즌 팀의 통합 3연패를 이끈 뒤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와 계약했다. NPB에서도 2시즌 만에 80세이브를 기록하며 끝판대장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후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무대를 옮긴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 등 3개 팀에서 마무리와 셋업맨으로 뛰었다. MLB 통산 232경기 225⅔이닝 16승 13패 45홀드 42세이브 평균자책점 3.31의 성적을 올린 뒤 2019년 여름 삼성으로 컴백했다.

오승환은 지난달 초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유정근 삼성 구단주 겸 대표이사와 면담을 갖고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후 별도의 엔트리 등록 없이 1군 선수단과 동행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오승환은 "오늘(30일) 야구장 로비에 와서 지인들이 많이 온 걸 보니까 실감이 났다"며 "너무나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침까지는 감정이 다르진 않았던 것 같다. 아침에 방송팀과 같이 나왔는데, 솔직히 아직도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조금 있다가 은퇴식을 하게 되면 그때는 많이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등판 여부에 대해서는 "(팀 입장에서) 중요한 경기이지 않나. 은퇴식을 떠나서 팀이 한 시즌 동안 치열하게 경쟁했고, 남은 2경기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경기의 상황을 지켜보고, 마지막까지 평소처럼 준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진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게 오승환의 이야기다. 오승환은 "아직 결정한 게 아무것도 없어서 드릴 말씀이 없다. 나도 지금 어떤 결정을 내릴지 잘 모른다"며 "은퇴식까지는 고민하지 말고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오승환과의 일문일답.

-은퇴식 날이 다가왔는데, 기분은 어떤가.
▲너무 바쁘게 왔다갔다해서 정신이 없는 것 같다.

-은퇴투어 때와는 기분이 다르지 않나.
▲지금 조금 한 달 전만 해도 시간이 가지 않았는데, 전날 밤부터 '벌써 30일이 됐구나'라고 생각했다. 오늘 야구장 로비에 와서 지인들이 많이 온 걸 보니까 실감이 났다.

-커피차 등 선물을 마련해주셨는데, 어떤 느낌이 드는가.
▲선물해 주시는 걸 보면 너무나 감사하다. 서울에서 저렇게 내려와서 해주시는 게 쉽지 않은데, 감사하다. 한편으로는 끝까지 응원을 받고 간다는 생각이 든다. 팬들께는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다. 너무나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 팬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직 한신 팬들이 기억해주시는 것으로 안다. 지금까지도 한신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팬들도 기억해주셔서 언젠가 한 번은 인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모르는 부분에 있어서도 많이 말씀해주시더라. 감사하게 생각한다.

-미국 팬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는.
▲미국 팬들이 날 기억할까(웃음). 세인트루이스 팬들은 그래도 알 것 같기도 하다. 미국에서 뛰면서 같이 알고 지낸 한인분들이 많은데, 아직도 연락해주시고 응원해주신다. 내가 미국에 있을 때 그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감사했다고 전하고 싶다.

-출근길 감정이 달랐을 것 같은데, 어땠나.
▲아침까지는 감정이 다르진 않았던 것 같다. 아침에 방송팀과 같이 나왔는데, 솔직히 아직도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조금 있다가 은퇴식을 하게 되면 그때는 많이 실감이 날 것 같다.

-감독님은 기회가 된다면 9회초에 등판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는데, 어떻게 준비했나.
▲오늘 은퇴를 하니까 몸 관리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계속 공을 던졌다. 감독님께서는 9회초에 등판하는 것에 대해서 말씀하셨다고 하는데, 오늘 (팀 입장에서) 중요한 경기이지 않나. 은퇴식을 떠나서 팀이 한 시즌 동안 치열하게 경쟁했고, 남은 2경기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경기의 상황을 지켜보고, 마지막까지 평소처럼 준비하려고 한다.

-최형우가 대타를 준비한다고 하는데, 맞대결이 성사되면 어떤 느낌일 것 같나.
▲마지막엔 안 맞아야 하지 않을까. KIA전에서 중요할 때 최형우 선수에게 많이 맞은 기억이 있는데, 오늘까진 맞지 않을 것 같다.

-최형우와 많이 상대했는데, 오늘은 기분이 다른가.
▲오늘은 마운드에 서면 어떤 감정이고 느낌이 들지 잘 모르겠는데, 분명히 많이 다를 것 같다.

-먼저 은퇴한 동료들이 있는데, 은퇴식 앞두고 얘기한 게 있나.
▲초반에 은퇴한다고 발표했을 때 연락이 많이 왔다. 은퇴투어를 하면서는 따로 연락하지 않았는데, (은퇴 발표 때) 연락이 많이 왔다. 이대호 선수는 분명 울 것이라고 했고, 김태균 선수와 정근우 선수는 정말 고생했다고 했다. 추신수 선수는 커피차까지 보내줬다. 고맙다.

-라이온즈파크 주변 포토 스폿이 설치됐는데, 직접 봤나.
▲사진으로만 봤는데, 너무 신경 많이 써주셨다. (공간을) 잘 꾸며주셨다. 가족에게 일찍 와서 보라고 얘기했다.

-은퇴를 발표한 뒤 후회하진 않았나.
▲오히려 마음이 조금씩 편해지고 있다. 은퇴를 발표하고 경기를 나가지 않았고, 발표한 것처럼 몸 상태가 조금씩 좋아지긴 했다. 그래도 후회하는 건 없다. 후회없이 공을 던졌다.

-향후 계획은.
▲아직 결정한 게 아무것도 없다. 드릴 말씀이 없다. 나도 지금 어떤 결정을 내릴지 잘 모른다. 오늘 은퇴식까지는 고민하지 말고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고 생각해서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경기장에 와서 선수단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나.
▲오늘 후배들이 내게 사인을 받으러 너무 많이 왔다(웃음). '진짜 나를 보내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동료 선수들이 다같이 와서 사인을 받으면서 자신의 이름을 써달라고 하더라.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민호, 박병호 선수는 기분이 어떠냐고 물어봤다.

-그동안 많은 포수들과 호흡을 맞췄는데, 최고의 포수는 누구였다고 생각하나.
▲운이 좋게도 너무나 좋은 포수와 호흡을 맞췄다. 실력 차가 있으면 한 명을 꼽겠는데, 처음부터 진갑용 선수와 호흡을 맞췄고, 해외에 나가서 모두가 다 아는 몰리나 선수와 호흡을 맞췄다, (국내 무대에) 복귀한 뒤에는 강민호 선수와 오랫동안 배터리를 이뤘는데, 포수 복은 좋았던 것 같다. 내 구위 이상의 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은퇴투어를 끝냈는데, 기억에 남는 선물은.
▲다 기억에 남는데, 그래도 꼽자면 (두산전 때 받은) 항아리다. 두산 사장님께서 이틀간 문구를 고민하셨다고 하더라. 이대호, 이승엽 선수가 두산전에서 항아리를 받았을 때는 (두산에서) 선수들이 직접 얘기했던 단어를 새겨주셨는데, 나같은 경우 오히려 두산 사장님께 부탁했다.

-원망스러운 순간들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평정심을 잃지 않고 선수들을 다독일 수 있었나.
▲쉬운 것 같다. 다른 선수들이 날 원망할 게 아니라 오히려 내가 원망해야 할 선수가 많은 것 같다. 선수들한테 한 번 맞을 때마다 타격이 큰데, 그럴 때면 선수들이 '형이 그동안 많이 막았잖아'라고 얘기한다. 오늘 은퇴를 하는데, 같이 생활하지 않았던 후배들이 좋은 이야기를 해주고 고생했다고 말해줄 때 '내가 선수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가는구나'라고 생각한다.

-현역 시절 별명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별명은.
▲좋은 느낌의 별명인데, 끝판대장, 돌직구, 돌부처 이미지가 많다. 다 비슷하고 좋은 것 같다. 내 이미지에 맞게끔 지어주신 것 같다.

-은퇴사는 어떻게 준비했나.
▲일부러 (미리) 은퇴사를 작성했다. 인터뷰를 하고 나면 후회하는 부분이 많더라. 준비하고 팬들께 감사인사를 하거나 속에 있던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 쉽지 않더라. 오늘은 좀 미리 써놓고 준비해놓았는데, 읽고 나서도 후회할 것 같긴 하다.

-낭독 연습은 했나.
▲한 번밖에 하지 않았다. 운동장에서 할 때는 다른 감정이 밀려올 것 같다.

-다른 선수들의 은퇴식 보며 울지 않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나.
▲그렇게 생각한 적은 없고, 너무 많이 우는 선수 보면 왜 저렇게 많이 울지라고 생각한 적은 있다.

-남은 경기에 등판할 여지는.
▲그건 팀 사정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팀이 2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아직 순위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 경기를 통해 확정되면 가장 좋겠지만, 그 뒤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뒤에 1경기라도 더 기회가 된다면 던지기 위해 몸을 만들었으니까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한미일 549세이브인데) 550세이브에 대한 생각은 여전히 유효한가.
▲지금 그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 중복되긴 하지만, 개인 기록보다는 팀이 우선이기 때문에 처음에 은퇴를 발표하고 나서 말씀드렸을 때는 이렇게 치열하게 갈 줄 몰랐다. 그게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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