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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나가” 악성 팬 원흉이었던 ‘노시환 4번’ 가을 펄펄→믿음 야구, 다 틀린 건 아니다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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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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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노시환이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LG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 1회초 1사 문현빈에 이어 LG 선발 임찬규를 상대로 백투백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며 포효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김경문 나가.”

시즌 중반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앞을 뒤덮은 문구였다. 일부 악성 팬들이 트럭 시위를 벌이며 한화 김경문(67) 감독을 향해 쏟아낸 비난이었다. 이유 중 하나가 ‘노시환(25) 4번 고집’이었다. 결과는 달랐다. 김 감독의 신뢰는 틀리지 않았다. 비난의 대상이었던 4번이 결국 한화 가을에서 가장 빛났다.

시즌 초반 노시환의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3월 타율 0.167. 4월 반짝 반등(0.300) 뒤 5월엔 다시 0.206으로 주저앉았다. 6월에도 0.213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7~8월엔 각각 0.253, 0.255로 평균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명색이 4번 타자인데 OPS는 0.700대에 머물렀다. ‘한화의 중심’이라는 이름이 무색했다.

김경문 감독은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팬들의 비판이 거세던 7월 중순에도 라인업 중앙엔 여전히 ‘4번 노시환’이었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의 자존심이다. 감독이 믿지 않으면 누가 믿겠나”라며 단호했다. 트럭 시위와 비난 여론 속에서도 감독은 선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한화 노시환이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LG와 한국시리즈 2차전 1회초 1사 문현빈에 이어 LG 선발 임찬규를 상대로 백투백 홈런을 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신뢰는 결국 반전을 만들었다. 9월 들어 노시환의 타격감이 폭발했다. 월간 타율 0.394, OPS 1.288로 완벽히 부활했다. 10월엔 타율 0.250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가을야구에서 다시 펄펄 날았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노시환은 타율 0.444, 2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팀을 살렸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333으로 빛났다. 가을 두 시리즈를 합치면 타율이 무려 0.385. 명실상부 ‘한화의 4번’이었다.

노시환은 “감독님께 죄송했다. 시즌 중엔 기대에 못 미쳤다. 그래서 가을에는 꼭 보답하고 싶었다. 감독님 믿음 덕분에 잘할 수 있었다”고 했다. 눈물 섞인 소감이었다. 그는 결국 행동으로 답했다.

한화 노시환이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LG와 경기 4회말 파울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대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김경문 감독의 ‘믿음의 야구’는 언제나 논란이 따라붙는다. 끝까지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스타일이다. 모든 선수가 성공한 건 아니다. 믿음을 받았던 일부 선수는 끝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노시환만큼은 살아났다. 김 감독의 믿음이 없었다면, 노시환도 없다.

‘믿음의 야구’가 100% 틀린 것이 아닌 이유다. 노시환이 증명했다. 끝까지 믿는다는 건 위험할 수도 있지만, 때론 그게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김경문 감독의 철학은 그렇게 또 한 명의 4번을 키워냈다. duswns0628@sportsseoul.com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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