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없는 여자배구, 춘추전국시대…기업은행·도로공사 '2강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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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배구 여제' 김연경이 물러난 V리그 여자부는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할 전망이다. 전력상 크게 앞서는 팀이 부재한 가운데, 지난 시즌의 약점을 보완한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가 근소한 '2강'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진에어 2025-26 V리그는 18일 오후 4시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디펜딩 챔피언 흥국생명과 준우승팀 정관장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여자부는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오랫동안 최고의 자리를 지켰던 김연경이 현역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김연경은 2005-06시즌 흥국생명에 입단, 프로무대 데뷔 첫 해 팀을 통합우승으로 이끌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챔피언결정전 MVP, 신인상, 득점상, 공격상, 서브상을 모두 수상했다.
이후 일본, 튀르키예, 중국 등 해외 무대와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했고, 국내 복귀 후에도 4시즌 동안 흥국생명과 함께하며 국내 여자배구의 흥행을 견인했다.
특히 지난 2024-25시즌에는 팀을 통합우승으로 이끌고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모두 수상하며 화려한 피날레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여자부 흥행의 일등 공신이었고, 그를 보유한 흥국생명은 매 시즌 우승 후보였다.
김연경의 은퇴로 지난 시즌 우승팀인 흥국생명의 전력 누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명장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떠나고 사상 최초의 '여성 외국인 사령탑' 요시하라 토모코 감독을 영입하는 등 전반적인 변화를 맞이하는 시즌이다.
다만 미들블로커 이다현을 영입해 높이를 보강한 건 긍정적인 부분이다. 이다현은 기존의 아닐리스 피치, 김수지 등과 함께 팀의 중앙을 책임진다.
정관장, 현대건설 등 지난 시즌 '봄배구'를 했던 기존의 강팀들도 전력 약화가 예상된다.
정관장은 아시아쿼터 외국인선수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와 반야 부키리치의 '쌍포'가 모두 한국을 떠났고 표승주도 은퇴를 선언해 공격력이 크게 약해졌다. 주전 세터 염혜선 역시 지난 시즌 챔프전 때 당한 무릎 부상 여파로 시즌 초반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현대건설도 이다현이 빠지면서 높이가 약화했고,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와 결별 후 외인 진용을 새롭게 꾸리면서 시간이 필요하다.
기존의 강팀들이 삐걱대는 사이, 중위권에 속했던 팀들이 치고 나갈 채비를 마쳤다.
지난 시즌 각각 4, 5위로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했던 기업은행과 도로공사다.
'노장'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기업은행은 리베로 임명옥을 영입해 최대 불안 요소였던 리시브 불안을 해소했다. 임명옥과 함께 황민경, 이소영 등 수비가 좋은 아웃사이드 히터를 기용하면 수비력에선 리그 최강이라는 평가다.
또 지난 시즌 뛰었던 빅토리아 댄착과 재계약해 안정감을 더했고, 육서영이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빅토리아와 호흡을 맞출 것이 기대된다.
임명옥을 기업은행에 내준 도로공사는 오히려 공격력을 보강했다. V리그에서 4시즌을 뛴 모마를 영입해 파괴력을 더한 것이다.
모마는 이미 공격력에선 검증을 마친 외인으로, 강소휘와 함께 강력한 쌍포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임명옥이 빠진 리베로 자리를 문정원, 김미진 둘로 꾸린다는 점은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GS칼텍스는 '다크호스'로 꼽힌다. 지난 시즌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했던 지젤 실바가 건재한 가운데, 몇 시즌 동안 부상으로 고전한 세터 안혜진이 마침내 건강한 모습으로 새 시즌을 맞기 때문이다.
유서연과 김주향, 권민지 등 국내 선수들과 아시아쿼터 외인 레이나 도코쿠까지 힘을 내준다면 기업은행, 도로공사를 위협할 만한 전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창단 이후 4시즌 내내 꼴찌에 머물렀던 페퍼저축은행은 최하위 탈출이 목표다. 박정아, 고예림 등 국내 선수 진용이 나쁘지 않은 가운데, 새 외인 조 웨더링튼(등록명 조이)과 시마무라 하루요의 활약상에 따라선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도 있다.
이정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최근 몇 년간 순위표 위를 유지하던 흥국생명, 현대건설, 정관장의 전력이 약해지면서 전반적으로 혼전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업은행과 도로공사가 2강, 나머지 팀들이 '5중'으로 어느 때보다 예측이 어려운 시즌"이라고 했다.
이어 "리그 판도를 좌우하던 김연경, 메가가 없는 가운데 조직력과 외국인 선수의 기량 등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흥행에서 직격탄을 맞지 않기 위해선 국내 에이스 선수들의 분발이 더욱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이숙자 KBS N 스포츠 해설위원도 "지난 몇 시즌과 달리 특별한 강팀과 약팀을 꼽기 어려운 시즌"이라면서 "도로공사와 기업은행이 앞서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 역시 나름의 약점을 안고 있기에 압도적인 우위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새 외인의 기량이 확인되고, 새로운 감독의 시스템 등이 확연히 드러날 1라운드 이후 본격적인 순위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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