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없는' 흥국생명, 첫 시즌이 중요하다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뉴스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6
본문
[양형석 기자]
스포츠에서 슈퍼스타 1명의 존재는 팀에 엄청난 영향을 줄 때가 적지 않다. 여자배구에서는 단연 '배구여제' 김연경이 그런 존재였는데 실제로 한국 여자배구는 김연경의 대표팀 은퇴 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2년 연속 전패의 수모를 경험했다.
대표팀 은퇴 후 소속팀에 전념했던 김연경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완전히 은퇴했고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이제 김연경 없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
▲ 김연경은 지난 시즌 흥국생명의 통합우승과 정규리그 MVP, 챔프전 MVP를 휩쓸며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
ⓒ 한국배구연맹 |
김연경은 2022-2023 시즌이 끝난 후 V리그에서 처음으로 FA자격을 얻었지만 많은 구단의 구애를 뿌리치고 흥국생명과 1년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2023-2024 시즌에도 시즌 중반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승점 1점 차이로 정규리그 우승을 놓쳤다. 흥국생명은 챔프전에서도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에게 3경기 연속 풀세트 패배를 당하면서 두 시즌 연속 준우승을 기록했다.
현역 연장과 은퇴를 두고 고민하던 김연경은 챔프전 우승이라는 마지막 숙제를 풀기 위해 다시 흥국생명과 1년 계약을 체결했다. 흥국생명도 김연경의 마지막 시즌이 될 수도 있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이고은 세터와 신연경 리베로를 영입했다. 아시아쿼터로 선발했던 황루이레이가 시즌 개막 직전 아닐리스 피치로 교체되는 변수가 있었지만 아시아쿼터 교체는 결과적으로 흥국생명에게 '신의 한 수'가 됐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흔들림 없는 활약 속에 외국인 선수 투트쿠 부르주(AEK 아테네)가 부상으로 13경기에 결장했음에도 정규리그 385득점을 올리며 김연경과 '쌍포'로 활약했다. 여기에 아시아쿼터 피치가 정규리그 373득점과 함께 블로킹(세트당 0.82개)과 이동공격(52.96%) 부문에서 2위에 오르며 중앙을 든든하게 지켰다. 첫 풀타임 주전 시즌에 35경기에서 432득점을 기록한 정윤주의 성장도 눈부셨다.
정규리그에서 27승9패 승점81점으로 여유 있게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한 흥국생명은 챔프전에서 플레이오프에서 현대건설을 꺾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를 만났다. 안방에서 1,2차전을 승리한 흥국생명은 적지에서 3,4차전을 내주며 위기에 빠졌지만 5차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하며 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챔프전 5경기에서 46.31%의 성공률로 133득점을 기록한 김연경은 챔프전 MVP에 선정됐다.
|
▲ 4년 만에 V리그로 돌아오는 레베카는 김연경이 없는 흥국생명의 공격을 이끌어야 한다. |
ⓒ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
지난 4월 일본 출신의 요시하라 토모코 감독을 선임한 흥국생명은 이고은과 신연경, 김다솔, 문지윤 등 팀 내 FA 4명 전원과 재계약했고 연봉 총액 5억5000만원을 주고 리그 최고의 미들블로커 이다현을 영입했다. 여기에 아시아쿼터 피치와 재계약한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블로킹 부문 1위(세트당 0.84개) 이다현과 2위 피치, 12위 김수지(세트당 0.46개)를 동시에 거느리는 '높이의 팀'으로 거듭났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가장 늦은 7순위 지명권을 얻은 흥국생명은 한국팬들에게 익숙한 아포짓 스파이커 레베카 라셈을 지명했다. 레베카는 2021-2022 시즌 IBK기업은행 알토스에서 활약한 바 있는데 당시엔 14경기에서 199득점에 그치며 퇴출 된 바 있다. 하지만 레베카는 푸에르토리코 리그에서 활약한 지난 시즌 리그 MVP에 선정됐을 정도로 많은 성장을 이뤄 흥국생명의 활약이 주목된다.
지난 시즌 국내 선수 득점 4위에 오른 정윤주는 지난 9월 컵대회에서도 3경기에서 51득점을 기록하며 여전한 위력을 뽐냈다. 다만 김연경이 빠진 아웃사이드히터 한 자리는 흥국생명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공격력이 좋은 김다은과 경험이 많은 베테랑 최은지, 실업무대를 거쳐 1년 만에 V리그에 컴백하게 된 박민지 등이 주전 자리를 놓고 다투겠지만 확실한 주전급 선수가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시즌까지 흥국생명은 '김연경 보유팀'이라는 이유로 관중 동원과 시청률에서 언제나 최상위권을 독차지했다. 하지만 '김연경 효과'가 사라질 이번 시즌 흥국생명의 성적이 떨어지거나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배구팬들은 빠르게 흥국생명을 외면하게 될 수도 있다. 언젠가 찾아오겠지만 최대한 늦어지길 바랐던 '김연경 없는 흥국생명'이 이제 상상이나 걱정이 아닌 '현실'이 됐다는 뜻이다.
관련자료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