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이승엽 감독도 한 표? KBO 역대 1호 감독상 염경엽 vs 김경문 vs 이숭용 vs 이호준 '4파전' [스춘 이슈분석]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뉴스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5
본문
[스포츠춘추]
정규시즌 우승 사령탑 염경엽이냐, 한화 이글스를 7년 만의 가을야구로 이끈 김경문이냐, 하위권 후보를 가을야구로 이끈 이숭용·이호준이냐. KBO리그 역대 첫 감독상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KBO와 한국야구기자회는 정규시즌 종료 다음 날인 10월 5일부터 2025 MVP, 신인상, 감독상에 대한 투표를 실시했다. 2025시즌 KBO리그를 취재한 한국야구기자회 회원사와 각 지역 언론사 소속 취재기자들이 투표에 참여,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선수(감독)가 수상자로 선정되는 다득표제로 진행했다.
눈에 띄는 건 올 시즌 새롭게 신설된 감독상이다. 감독상은 KBO리그 10개 구단의 감독 및 감독 대행 전원이 후보가 된다. 메이저리그에서 시상하는 '올해의 감독상'을 모티브로 한 이 상은 현장 취재기자들이 평가하는 최고의 감독을 선정하는 상이다.
성적으로 말하는 자리가 감독이니만큼 정규시즌 우승 감독이 가장 유력해 보이지만, 미국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단순히 최고 성적 팀이 아니라 주어진 전력과 팀의 기대치를 고려해 가장 뛰어난 성과를 이끌어낸 감독에게 상이 주어진다. 제한된 자원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거나 부진했던 팀을 극적으로 개선시킨 감독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다.
KBO리그 감독상은 어떨까. 유력 후보는 올시즌 팀을 가을야구로 이끈 5명의 사령탑 가운데 4명으로 압축된다. 우선 팀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끈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
염 감독은 지난해 아쉬움(최종 3위)을 딛고 시즌 85승 3무 56패 승률 0.603으로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직행을 이뤘다. 2023년 부임 이후 세 시즌 중 두 번을 정규리그 우승했다. 특유의 철저한 준비와 치밀한 계획성을 바탕으로 강팀의 문화를 만드는 데 성공하며 리그 대표적인 명장 반열에 올라섰다.
다만 정규시즌 막바지 팀의 가파른 하락세를 막지 못해 최종전에서 자력 우승에 실패한 건 아쉬운 대목이다. LG는 최종전에서 패한 뒤, 2위 한화 이글스에 9회말 2사 후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SSG 랜더스 덕분에 '우승을 당했다.' 이 마무리가 투표권자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남았을지가 관건이다.
한화 이글스를 2위로 이끈 김경문 감독도 후보다. 지난해 시즌 중 부임한 김 감독이 스프링캠프부터 팀을 지휘한 올해 한화는 정규시즌 내내 LG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였다. 최종 2위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2018년 이후 7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시즌 전 각종 전문가 예상에서 한화는 대체로 4, 5위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일부는 5강 후보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가장 높게 평가한 전문가(정근우)가 3위를 예상했을 정도로 우승권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지만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만년 하위권 팀을 우승권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한 요소가 충분하다. 다만 SSG 상대 최종전 패배의 충격과 시즌 막바지 1위 탈환 기회를 놓쳤다는 점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SSG를 3위로 이끈 이숭용 감독도 좋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사실 개막 전까지 SSG를 5강 후보로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지난 시즌 대비 전력보강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7~8위 전력이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시즌 초반에는 주포 최정의 부상 공백과 타선의 침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하지만 SSG는 놀라운 저력으로 시즌 중반부터 치고 올라와 5강 싸움에 합류했다. 결국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SSG의 피타고라스 기대승률은 0.525에 불과했지만 실제 승률은 0.536으로 기대승률보다 높았다. 실제 순위(3위)도 전문가 평가(7위)보다 훨씬 높았다. 선수들을 하나로 묶고 역량을 발휘하게 판을 깔아준 이숭용 감독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하는 투표권자가 있을 것이다.
NC 다이노스의 기적을 이끈 이호준 감독도 다크호스다. 올해 부임한 이호준 감독은 리그 최약체로 평가받는 전력으로 감독 임기를 시작했다. 시즌 전 전문가 평가에서 NC를 5강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정근우(5위 예상)가 유일했다. 대부분 8~9위로 예상했고 심지어 최하위 후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여기에 시즌 초반부터 온갖 불행한 사건과 고난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NC는 역경을 이겨내고 시즌 중반까지 5강권과 5할 승률권을 유지했다. 9월 들어 마무리 류진욱과 주전 2루수 박민우의 이탈로 위기가 찾아왔고, 5위 팀과 3경기 차로 승차가 벌어지며 5강 탈락 위기에 놓였다. 피타고라스 기대승률로 계산한 가을야구 진출 확률이 9월 20일 기준 3.5%까지 떨어지기도 했다(PSODDS.com 기준).
물론 미국식 기준으로 따지면 5강 탈락한 팀 감독 중에도 후보가 나올 수 있다. 다만 올 시즌의 경우 하위권 팀 감독 중에 수상자가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전반기 팀을 3위로 이끌면서 유력한 감독상 후보였지만 후반기 12연패로 팀이 추락해 7위로 마감했다. 충격적인 결말과 함께 후보에서 멀어졌다. KIA 이범호 감독도 작년 우승 시즌이었다면 감독상이 유력했겠지만, 올해는 팀이 8위로 추락해 수상권과 거리가 멀다.
시즌 중 지휘봉을 잡은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승률 0.458)과 설종진 키움 감독대행(0.385)은 전임자인 이승엽 감독(0.418)과 홍원기 감독(0.307)보다는 높은 승률을 올렸지만 팀의 운명을 바꿀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MVP와 신인상 투표에서도 종종 의외의 표가 나오는 만큼, 감독상에서도 예상 밖의 표가 나올 가능성은 있다. 과연 하위권 팀 감독 중에 표를 받는 사령탑이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감독상 투표는 이미 MVP, 신인상 투표와 함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앞서 진행돼 완료된 상태다. 수상자는 오는 12월 열리는 KBO 시상식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역대 최초 감독상의 영광, 주인공이 누가 될지 주목된다.
관련자료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