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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이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이재호의 할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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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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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먼저 팩트 체크부터.

2025년 5월,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5단독 정주희 판사는 김씨, 즉 '김선생'에게 야구선수 김혜성의 명예훼손을 이유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며 판결문에서 "김씨가 피해자(김혜성)의 아버지에 대해 약 1억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김선생'은 김혜성의 아버지에게 1억원의 채권이 있는 것은 확인된다.

이 1억원의 채권이 언제 생긴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김혜성이 본격적으로 1군 선수로 활약한 2018년부터 김선생은 김혜성이 뛰던 히어로즈의 홈구장인 고척 스카이돔 앞에서 '너희 아버지에게 김선생 돈 갚으라고 전해라'는 피켓을 지속적으로 들었다. 즉 최소 2018년부터 7년 이상 김혜성 아버지는 김선생에게 이자를 제외하고도 최소 1억원의 채무가 여전히 미상환 상태인 셈이다.

김혜성은 2019년 김선생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재판부는 이를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인정해 벌금 100만원이 선고됐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던 김선생은 올해 5월에는 두 번째 벌금 300만원을 받았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이었다는 건, 최소한 김선생의 주장은 사실이라는 것과 두 번째 명예훼손 당시에도 재판부에서 "김씨에게 피해자 아버지에 대해 약 1억원의 채권이 있는 등 범행 경위에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언급한 부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김혜성이 부친과 의절했다'고 하지만 김혜성은 2019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국가대표가 된 소감을 밝히며 "아버지에게 축하한다고 문자 메시지가 왔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외 여러 소문들은 확인되지 않았기에 단정할 수 없다. 개인사며 가족사이기에 누구라도 섣불리 나서기 힘들다. 다만 법원과 기사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이러하다.

-김혜성의 아버지는 김선생에게 이자 제외 1억원의 채권이 있다
-김혜성이 1군에 자리잡은 2018년부터 7년간 김선생은 '돈 갚으라 전해라'는 피켓 시위를 했다
-2019년과 2025년 김선생은 김혜성에게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벌금 100만원, 300만원의 선고를 받았다
-김혜성은 최소 2019년까지는 아버지와 연락했음이 확인된다

ⓒ연합뉴스

이렇게 7년 이상 묵혀왔던 악연이 이번에 '빵' 터졌다. 김혜성의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 귀국 인터뷰 때 또 '김선생'이 나타나 현수막을 들었고 김혜성이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언론을 통해 그대로 잡히며 김혜성에 대한 비난과 김선생에 대한 동정여론 혹은 비난이 커진 것.

여론은 좋지 않다. 물론 '연좌제'는 존재하지 않지만 금전 사기에 대한 국민 정서는 복합적이다. 부모의 금전적 사기로 인해 유무형적으로 자식 역시 혜택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 또한 김혜성이 LA다저스와 3년 1250만달러, 한화 약 182억원의 보장계약, 최대 5년2200만달러, 약 320억원의 계약을 맺었기에 '김선생'이 주장하는 수억원의 금액을 아버지 대신 갚아줄 수 있냐는 것 아니다. 수만~수십만명에 달하는 사기 피해자가 있는 현실에서 '김선생도 오죽하면 저렇게까지 하겠냐'는 동정여론도 존재한다.

모든 것은 정면돌파가 답이다. 이 사태를 정면돌파하는 방법은 왜 '김선생'에게 돈을 줄 수 없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다. 왜 자신이 김선생의 시위에 수년간 고통을 받으면서도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는지 분명 이유는 존재할 것이다. 그 이유를 법적으로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간의 추측처럼 정말 아버지와 절연한 것인지, 절연하지 않았다면 그럼에도 왜 아버지의 돈을 갚아줄 수 없는 것인지 설명하면 된다.

좋은 선례가 있다. 박세리는 지난해 6월, 아버지가 동의없이 박세리의 이름으로 사업을 해 논란이 되자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아버지이기에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채무에 대해 제가 다 변제해드렸지만 더 이상 제가 할 수 없는 부분까지 왔다. 이렇게 일이 커진 것도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위를 넘었다. 하나가 정리되면 또 다른게 수면위에 올라왔다"라고 말한 박세리는 "'막을 수 없었냐'고 말씀하시는데 막았다. 계속 반대했다. 그 부분에 아버지 의견에 찬성한 적없다. 저의 선택권은 아니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설명 이후 모두가 박세리의 상황을 이해했고 박세리는 이후 오히려 방송 등을 통해 '호감 이미지'로 거듭났다.

김선생의 시위. ⓒSNS

김혜성 역시 변호사를 대동해 기자회견을 열어도 되고 보도자료를 통해 Q&A 형식으로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법적인 근거로 설명하면 된다.

혹은 김선생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해 현실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화만큼 서로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것은 없는 법.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럴 때 사기 피해자들이 모인 단체, 재단 등 공신력 있는 단체를 통해 사기 피해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단순히 '김선생'이 아닌 사회 많은 곳에 있는 사기 피해자들을 응원한다는 메시지의 진정성(봉사활동, 기부 등)을 보여준다면 김혜성의 이미지는 180도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다. 많은 유명인들이 기부, 봉사활동을 해도 잘 조명되지 않지만 김혜성이 만약 이들에게 진정성을 보인다면 그 어떤 기부나 봉사활동보다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프로야구 선수'의 지위를 가진 선수는 2025년 KBO 발표에 따르면 597명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거가 된 김혜성은 이제 더 이상 597명 중 하나가 아니다. 현재 한국에 딱 3명있는 '메이저리거'다.

관심도도 높아지고 그의 행동과 말 하나의 무게감은 히어로즈 선수일 때와 다르다. 야구만 잘하는게 중요한게 아닌 좋은 이미지도 함께 쌓아가야 한다. 200억원에 달하는 계약을 했을 때 이미 일정부분은 사회에 재난이 생기거나 유소년 야구 등에 기부할 생각도 했을 것이다.

ⓒ연합뉴스

한국 5000만 국민 중에 단 3명뿐인 '메이저리거'의 특수 지위를 가진 유명인. 이정도 클래스에 올라온 선수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앞으로 어떤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남느냐가 성패를 결정한다. 이미지는 돈을 주고도 못산다. 그리고 한번 고착화된 이미지는 아무리 용을 써도 바꿀 수 없다.

'야구를 잘해서 이미지를 바꾸겠다'는건 가장 한심한 생각이다. 그가 이후 어떤 위대한 업적을 쌓는다할지라도 이미지를 바꿀 수 없을지 모른다. K리그 역대 최다출장의 김병지라는 위대한 선수도 '골대 비우고 나오는 골키퍼'로 기억하고, 국가대표 94경기나 나온 하석주라는 선수는 '월드컵에서 골 넣고 퇴장당한 선수'로 기억하는게 대중들이다. 이진영은 WBC 한일전에서 다이빙 캐치 한번으로 영원히 '국민 우익수'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안정환이 아무리 예능에서 웃기게 나와도 국민들은 골든골을 넣고 '반지 키스 세리머니'를 하던 그 안정환을 떠올린다. 하나의 이미지는 징글징글할 정도로 영원하다.

사건 발생 일주일도 되지 않았다. 현대사회에서 침묵은 '금'이 아닌 '인정'이고 '회피'다.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봐야한다. 아직 선수생활을 10년 이상 할 수 있고, 은퇴 후에도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야구인으로써 수많은 것을 할 수 있고 얻을 것도 너무나 많다. 하지만 단 하나의 문제, 그것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영원히 낙인찍히고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것이야말로 가장 해서는 안될 일이 아닐까.

ⓒ연합뉴스

-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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