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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범호의 변신? 공개 질책+문책성 교체+강훈련 예고..."감독 눈치 안 보게 하겠다"던 모습은 어디로 [스춘 이슈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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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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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감독과 양현종(사진=KIA)

[스포츠춘추]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다. 2024년 KIA 타이거즈를 통합우승으로 이끈 이범호 감독과 2025년 8위로 추락한 팀을 이끄는 이범호 감독은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겉모습은 같아도 방송과 언론을 통해 노출되는 행동과 발언, 리더십 철학은 정반대로 변했다.

지난해 이 감독을 규정하는 키워드는 일관성이었다. "뱉은 말은 끝까지 지킨다"는 철학은 시즌 내내 흔들리지 않았다. "선수들이 감독 눈치 보지 않고 야구하게 하겠다"는 선언도 빈말이 아니었다. 연패가 거듭되는 위기 상황에서도 초심을 잃지 않았고, 양현종을 교체한 뒤 백허그로 조용히 위로하는 모습에서는 원칙과 포용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뤘다.

한 KIA 코치는 지난해 "시즌 중에 연패에 빠졌을 때 감독님이 초심을 지키는 걸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감독이 불안해하거나 쫓기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니 선수들도 불안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바로 이런 일관성 있는 리더십이 KIA를 통합우승으로 이끈 원동력이었다.

그런데 2025년의 이범호는 어디서 본 듯한 다른 감독의 모습이다. 18일 광주 한화전에서 포수 한준수를 공개적으로 질책해 선수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전국에 생중계됐다. 한준수가 "내가 너무 부족해서 감정이 복받쳤다"고 해명했지만, 작년 KIA 더그아웃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풍경이었다. 17일에는 노장 김선빈을 3회 만에 문책성 교체하며 더그아웃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런 경기나 플레이는 용납할 수 없다. 선수들이 남은 경기 더 정신 차리고 했으면 좋겠다"며 선수단을 질책했고 "지금처럼 하면 내년도 없다"고 다그쳤다. 작년 통합우승 감독 꽃범호가 아니라 옛날 해태나 KIA 암흑기 감독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죽어라 훈련해야 한다" "누구라도 경기에 나가고 싶으면 죽어라 훈련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당황스럽다. 9월 초엔 "젊은 선수들 훈련량을 늘리겠다"는 발언도 했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수능 4교시를 앞두고 1교시 시험 과목을 공부하겠다는 격"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열심히 훈련해야 경기에 나간다는 건 당연한 얘기인데, 굳이 공개적으로 소리내어 말할 필요가 있을까. 성적 부진의 원인이 감독이 선수들을 너무 풀어줬기 때문이라는 일각의 비판, 혹은 윗선의 시선을 의식한 메시지는 아닌지 우려스럽다.

물론 KIA 선수들도 반성해야 할 부분이 많다. 그룹에서 스프링캠프 기간 비즈니스 클래스까지 지원하며 최상의 서포트를 해줬지만, 프로다운 준비와 플레이로 보답하지 못했다. "전반적인 시즌 준비가 예년보다 늦었다"는 비판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감독이 선수 중심으로 배려해주고 구단에서 파격 지원을 해줬다면, 선수들도 그에 부응해야 마땅한데 시즌 준비부터 경기 내용까지 나태하고 안일한 모습만 눈에 띄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해설위원은 "자기가 주전이고 자리가 보장됐다는 생각에 분위기가 느슨해졌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다른 해설위원도 "42세 최형우가 팀 내 WAR 1위라는 게 말이 되나. 선수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KIA가 이런 식으로 야구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동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이범호 감독(사진=KIA)

물론 감독이 팀 상황에 따라 변화를 가져가는 건 과거에도 종종 있던 일이다. 김응용 감독은 한화 부임 당시 "나도 이제는 부드러워질 거다"라고 말하기도 했고, 사람 좋기로 소문난 김용희 감독은 SK에서 첫해를 마친 뒤 '독한 야구'를 선언하며 '미쳐야 한다'는 파격 발언을 했다. 하지만 이범호 감독의 변화는 너무 급작스럽고 극에서 극으로 치닫는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기존 발언이나 이미지와는 정반대되는 강성 모습만 계속 노출되고 있으니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리더십 연구에서 일관성은 신뢰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윤리적 리더십 이론에서는 "명백한 도덕적 기준을 추구함에 있어서 자기규율적이며 일관성이 있고, 이로 인해 불확실성이나 압력에 직면해도 타협하지 않는" 것을 리더의 필수 덕목으로 제시한다. 원래부터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스타일의 감독이라면 몰라도, 정반대 철학으로 주목받았던 이가 갑자기 변하면 당장 '사람이 변했다'는 소리가 나오게 마련이다. 뭔가에 쫓긴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면 선수들이 감독의 말을 신뢰하기 어려워진다. 실제로 최근 KIA를 보면 감독의 발언은 갈수록 강해지는데 결과는 그에 따르지 못하고 있다.

토미 라소다의 명언이 떠오른다. "감독이란 자리는 비둘기를 손에 쥐는 것과 같다. 너무 꽉 잡으면 비둘기를 죽이고 너무 느슨하게 잡으면 비둘기를 잃어버린다." 작년 이 감독은 이 균형을 완벽하게 이뤘다. 올해도 처음에는 똑같이 하려고 했다. 하지만 비둘기가 말을 듣지 않자 느슨했던 손을 갑자기 꽉 쥐는 형국이다. 잘못하다간 비둘기가 죽는다.

물론 이 감독도 여러모로 힘들고 괴로울 거다. 디펜딩 챔피언이 8위까지 추락한 현실, 언론의 비판, 팬들의 비난, 고위층의 분노까지 수많은 압박이 이 감독을 옥죄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자신만의 리더십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권위적 리더십으로의 회귀는 단기적으로는 기강을 잡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무너뜨릴 위험이 크다. 작년의 성공이 우연이 아니었다면, 그 성공의 비결이었던 리더십으로 돌아가는 것이 답일 수도 있다. 이 감독이 공개 질책과 강성 발언을 한 뒤, 뒤에서는 남모르게 선수들을 안아주고 있기를 기대해 본다.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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