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항명파다' 이청용 셀프 인증→'신태용 저격' 골프 세리머니, 골든골? 자책골?…"선수단 더 단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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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신태용 감독을 겨냥한 이청용(울산HD)의 '골프 세리머니'가 골든골이 될지 자책골이 될지 흥미롭게 됐다.
신 감독을 경질하고 노상래 감독 대행 체제로 전환한 울산HD는 18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리그 8경기 만에 따낸 귀중한 승리였다. 신 전 감독 체제에서 3무4패로 최근 7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던 울산은 광주를 잡아내며 순위를 9위로 끌어올렸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0위를 벗어난 울산은 파이널 라운드 5경기 동안 1부 잔류를 목표로 혼신의 힘을 다할 예정이다.
이날 울산의 승리를 이끈 건 스웨덴 용병 루빅손과 베테랑 이청용이었다.
루빅손은 전반 20분 광주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그대로 골문 반대편 구석으로 찔러넣어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청용은 후반 추가시간 얻어낸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성공시켜 쐐기를 박았다.
이날 경기 최고의 장면이 이청용 득점 직후 나왔다. 이청용은 골프 스윙을 하고 먼 곳을 바라보는 세리머니를 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신 전 감독의 골프채 사건을 저격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세리머니였다.
이청용은 승리 후 홈 팬들 앞에서 또 한 번 골프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골프채 사건은 신 전 감독의 골프채가 원정을 떠나는 선수단 버스에 실려 있는 사진이 유출되면서 불거진 논란이다. 이와 관련해 여러 얘기가 오가자 신 감독은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그러면서 고참 선수들이 자신에게 인사를 안 했을 정도로 힘을 쓰지 못한 '바지 감독'이었다는 폭로까지 했다. 그리고 경질 도화선이 된 문제의 '선수단 물갈이' 발언이 나왔다.
물갈이 발언이 나온 후 고참 선수 일부가 선수단과 논의 후 신 감독과 도저히 같이 못하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달했다. 구단도 신 감독의 훈련 방식, 선수들을 대하는 태도, 부진한 성적을 고려해 경질을 결정했다.
김판곤 감독에 이어 시즌 두 번째 경질이다. 이는 울산 구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신 전 감독의 폭로 이후 선수단은 태업, 항명 논란에 휘말렸다. 선수단은 일단 침묵을 유지했다.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강등 위기에서 벗어나 잔류를 이루기 위해서였다. 흔들리지 않고 눈 앞의 목표에 집중하는 게 필요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두 번이나 나온 이청용의 '골프 세리머니'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신 전 감독과 마찰이 있었던 고참 선수 중 한 명으로 여겨졌던 상황에서 자신이 당사자라고 '셀프 인증'한 것과 다름 없는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선수단을 대표해 신 전 감독을 향한 무언의 반박을 내놓은 것이기도 했다.
이 행동이 '골든골'이 될지 '자책골'이 될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이청용 등 울산 고참 선수들은 신 감독 폭로에 대해 추후 반박할 시간이 있을 거라고 밝혔다.
이 때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청용의 골프 세리머니는 한때 스승이었던 이를 존중하지 않은 어리석은 행동이 될 뿐이다.
반대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다면 이청용의 골프 세리머니는 신 감독의 폭로에 즉각 반발하는 대신, 최대한 자제하고 인내하며 정면돌파한 셈이 된다.
일단 신 감독이 떠난 선수단은 현재 하나가 돼 똘똘 뭉쳐 있다는 게 울산 구단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의 목소리다. 이청용의 득점 당시 모든 선수들이 달려와 기쁨을 나눴다. 경기 후 주장 김영권과 베테랑 수비수 정승현은 오랜만에 거둔 승리에 눈물을 보였다.
외국인 선수인 루빅손도 승리를 기념하는 단체 사진을 올리며 기쁨을 표출했고, 이청용의 인터뷰 내용을 전한 SNS 게시글에는 어린 선수들의 '좋아요'가 이어졌다.
시즌 중 감독이 두 번이나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이제는 선수들도 직접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부담은 더욱 커졌지만 선수단 입장에선 위기이자 기회가 됐다. 대중과 축구팬들 앞에 성적으로 증명하고, 상식적이고 말끔한 해명으로 명예를 지키는 일이 남았다.
울산은 파이널B에서 광주, 수원FC, 안양, 제주, 대구와 잔류 경쟁을 벌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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