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이러다가 대전 명물 ‘성심당’ 빵집 영구 출입금지를 당하는 게 아닌가. 박해민(LG 트윈스)이 한국시리즈에서도 어메이징한 플레이로 한화 이글스와 한화 팬들을 울렸다.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한화 이글스와의 1차전에서 8-2로 승리했다. 정규시즌 1위 LG는 시리즈 기선제압에 성공하며 우승확률 73.2%(41번 중 30번)를 차지했다. 

히어로는 캡틴 박해민이었다. 9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맹활약하며 1차전 완승을 이끌었다. 

2회말 첫 타석부터 9구 승부 끝 루킹 삼진을 당하며 타격감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그리고 두 번째 타석에서 마침내 일을 냈다. 2-0으로 앞선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달아나는 귀중한 솔로홈런을 쏘아 올린 것. 볼카운트 2B-2S에서 한화 선발 문동주의 5구째 몸쪽 커브(125km)를 받아쳐 비거리 105m 우월 홈런을 날린 뒤 호쾌한 배트플립을 선보였다. 

6회말에는 1사 1루에서 사구로 출루해 폭투를 틈 타 2루를 밟은 뒤 신민재의 2타점 중전 적시타 때 달아나는 득점을 책임졌다. 

박해민은 경기 후 “1차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어서 기분이 좋다”라고 웃으며 “한화 타선이 확실히 감이 좋은 거 같았지만, 톨허스트가 잘 끊어줬다. 내야에서도 호수비로 맥을 잘 끊어줘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었다. LG 야구를 잘 보여준 1차전이 아니었나 싶다”라고 승리 소감을 남겼다. 

홈런 이후 선보인 호쾌한 배트플립에 대해서는 “맞자마자 넘어갔다고 생각했는데 파울만 되지 않았으면 했다. 타구가 휘지 않는 걸 보고 넘어갔다고 생각하면서 지켜봤는데 살짝 넘어가더라. 안 넘어갔으면 월드스타가 될 뻔 했다”라고 농담했다. 

그러면서 “한국시리즈 홈런은 상상도 못했다. 2-0에서 추가점이 안 나와서 힘들었다. 선두타자로서 출루 목적으로 타석에 들어섰는데 홈런이라는 최상의 결과가 나왔다. 기분이 좋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LG가 상대한 투수는 플레이오프에서 철벽 불펜으로 활약하며 MVP를 거머쥔 문동주였다. 박해민은 “문동주는 워낙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다. 그런데 우리 9명 라인업이 좋아서 선수들을 믿었다. 놓치면 다음타자가 해줄 거라는 생각을 갖고 서로서로 믿다보니 공략할 수 있었다”라고 비결을 밝혔다. 

한 달 가까이 휴식힌 정규시즌 1위팀이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8점을 내는 경우는 드물다. 박해민은 타격감을 유지한 비결에 대해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이천에서 전력분석팀과 코치님들이 160km 빠른 공이 나오는 기계를 볼 수 있게끔 준비해주셨다. 많은 준비를 해서 1차전부터 타격이 터졌다. 모창민 코치님은 보기만 하라고했는데 선수들이 다 치더라. 문동주를 공략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뿌듯해했다. 

한화만 만나면 호수비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드는 박해민은 이날도 한 차례 호수비로 이글스 팬들의 원성을 샀다. 1회초 1사 1루에서 문현빈의 워닝트랙까지 향한 타구를 담장 바로 앞에서 슈퍼캐치를 통해 처리한 것. 우스갯소리로 박해민은 대전의 명물인 ‘성심당’ 빵집 출입 금지령이 내려졌다고 하는데 이날 활약으로 영구 출입금지가 될 위기에 처했다. 

박해민은 “호수비라고 이야기해주시는데 1회라서 그런지 몸이 조금 긴장했다. 그래서 첫 스타트가 생각만큼 빠르게 안 걸렸다. 그런 플레이가 나온 이유다”라며 “그런 수비가 1회부터 나온 게 긴장을 덜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톨허스트에게도 도움이 됐을 거다. 난 호수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대전팬들의 원성은 딱 3번만 더 듣겠다”라고 선전 포고했다. 

함께 인터뷰에 들어온 톨허스트는 “박해민 선수가 있다는 거 자체가 큰 도움이 된다. 빠르게 날아가는  타구를 항상 잡아주시기 때문에 투구에 도움이 된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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