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놔라 먹튀야, 마지막까지 괴롭힐 거야… 네 맘대로는 안 된다? 이 구단도 독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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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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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9년까지만 해도 앤서니 렌던(35·LA 에인절스)은 리그 최고의 3루수 중 하나였다. 20개 이상의 홈런이 보장되어 있는 듯 보였던 선수였고, 3할 타율과 4할 출루율을 동시에 보유한 선수이기도 했다.
LA 에인절스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그와 7년 총액 2억45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을 한 이유이기도 하다. 에인절스는 당대 최고의 선수였던 마이크 트라웃, 그리고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거대 재능인 오타니 쇼헤이, 그리고 렌던이라는 ‘삼두마차’를 묶어 포스트시즌에 도전한다는 청사진을 꺼냈다. 실제 세 선수가 건강한 에인절스 타선은 꽤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렌던은 얼마 지나지 않아 ‘리그 최정상급 3루수’라는 수식어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악의 먹튀’로 바뀌었다. 부상이 너무 잦았고, 그 부상이 렌던의 신체 능력을 앗아간 탓에 단 한 번도 구단이 원하는 제대로 된 활약을 해주지 못했다. 말 그대로 종합 병동이었다. 안 아픈 곳이 없었다. 짧은 기간에 이렇게 다양한 부위에 부상이 온 야수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2021년부터 부상자 명단에 들어간 사유를 보면 왼쪽 사타구니, 손목, 정강이, 엉덩이, 햄스트링, 허리, 복사근을 모두 다쳤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거의 대부분의 부상이 왼쪽에 집중됐고, 몸의 절반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할 만하다.
렌던은 코로나19로 인한 60경기 단축 시즌이었던 2020년 52경기에 나간 것을 제외하면 이후로는 부상 탓에 시즌 대다수의 경기에 결장했다. 2021년은 162경기 중 58경기, 2022년은 47경기, 2023년은 43경기, 2024년은 57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렇게 부상자 명단에 들락날락거리는 와중에 정상적인 성적이 날 리가 없었다. 렌던은 4년간 205경기에서 타율 0.231, 출루율 0.329, 13홈런, 9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66이라는 최악의 타자로 전락했다.
4년간 기록한 13홈런과 94타점은, 정상적인 렌던이라면 한 시즌 만에 달성할 수 있었던 수치였다. 심지어 2025년은 왼쪽 엉덩이 부상으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렌던이 5년간 출전할 수 있었던 경기는 총 810경기, 그런데 이 기간 205경기밖에 못 뛰었다. 전체 경기의 25% 남짓이었다. 75%는 부상으로 그냥 날렸다.
렌던의 현역 복귀를 기대하는 이는 없다. 이미 올해 엉덩이 부상으로 빠질 때, 모두가 렌던이 이대로 은퇴할 것이라 했다. 렌던은 “때로는 야구보다는 가족이 더 중요하다”는 말로 에인절스 팬들과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기도 했다. 그리고 2억4500만 달러짜리 계약은 2026년으로 끝난다. 그냥 방출해도 이상하지 않은 계약이었다. 내년에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고, 돌아와봐야 그냥 마이너리그에서 선수를 올리는 게 나을 성적일 수도 있었다.
어차피 렌던의 연봉은 에인절스가 다 지불해야 하고, 아예 렌던을 포기하고 그냥 깨끗하게 방출한 뒤 새 판을 짜는 게 낫다는 시선도 있었다. 현역 연장 생각이 별로 없어 보이는 렌던이 바라던 시나리오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에인절스도 독기를 품었다. 렌던을 그냥 방출할 생각이 없고, 어떤 방식으로든 써먹어 보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지역 언론인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의 에인절스 담당기자 제프 플레처는 “현재로서는 에인절스가 7년 계약의 마지막 해인 내년에도 그(렌던)를 계속 명단에 올려두고, 그가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 지켜볼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현재로서는 렌던을 그냥 무조건적으로 방출하지 않고, 어떻게든 마지막까지 활용 방안을 찾아본다는 구상을 읽었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렌던이 에인절스에서 더 어떤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다. 현역으로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다. 그러나 일단 에인절스는 이 계약을 끝까지 이행하면서 마지막까지 가능성을 엿본다는 생각이다. 렌던이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서 타석에 들어서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지도 흥미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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