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김연경 작심발언 "팬들이 화나는 이유, 한국 배구 '장기적 플랜' 부재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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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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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배구단이 마련한 은퇴 무대를 통해 '진짜 은퇴식'을 치른 김연경(37)이 한국 배구계를 향해 작심발언을 했다. 최근 국제 경쟁력 약화 등 한국 배구에 대한 많은 비판과 우려는 결국 '장기적인 플랜의 부재 탓'이라는 게 배구 코트를 떠나는 '레전드'의 진단이다.
김연경은 지난 1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개막전 직후 열린 은퇴식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앞으로 국가대표팀의 국제무대 (좋은) 성적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팬들이 다시 한번 우리 배구를 사랑해 주실 거라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잘 만들어갈 수 있을까'가 앞으로 배구계의 숙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결국 계획적인 게 가장 중요하다. 현재 성적이 안 나온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플랜이 있다면 많은 분이 기다려주실 거고 또 계속 관심과 지지를 해주실 것"이라면서 "지금 느낌으로는 매년 바뀌는 시스템, 장기성이 보이지 않는 부분들이 많은 분들을 화나게 하고, '미래가 안 보인다'고 느끼게 만들지 않나 싶다"고 비판했다.
김연경은 "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하다. 앞으로 4년, 8년, 심지어 12년이 되더라도 상관이 없다.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우리 배구가 나아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LA(로스앤젤레스), 브리즈번도 아니면 그다음까지도 봐야 한다.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덧붙였다.
설령 당장 성적이 나오지 않더라도, 한국 배구가 납득할 만한 장기 플랜을 토대로 발전하는 모습만 보여준다면 팬들 역시도 응원하고 지지해줄 거라는 기대도 더했다.
김연경은 한국 발전을 위해 V-리그 외국인 선수 제도와 2군 리그 창설 등에 대한 목소리도 냈다. 좋은 외국인 선수의 영입을 통해 리그 수준 자체를 높이고, 1군에서 기회를 받지 못하는 선수들이 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목소리다. '자원이 부족하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선 "이해가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현재 선수들이 해외에 나가는 건, 기회를 받지 못하는 선수들 이외에는 도전하기 힘든 시스템이다. 그러면 차라리 'V-리그 수준을 높이자', '좋은 외국인 선수를 데리고 오자'는 게 제 의견이다. 그러면 우리 국내 선수들 기량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연경은 "(2군 리그를 만드는 데) 선수들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밖에서 대기하는 선수들이 되게 많다. 1군 엔트리를 콤팩트하게 줄이고, 나머지 선수들은 2군에서 훈련을 하고 시합을 뛰면 된다. 충분히 자원은 있다고 보여진다"면서 "물론 다른 비용이 드는 건 맞지만, 1군 스태프 2~3명만이라도 2군으로 가면 또 가능하다.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들은 이해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은 국가대표팀 은퇴식과 은퇴 투어 등을 거쳐 이날 흥국생명 은퇴식을 통해 선수 커리어에 완전히 마침표를 찍었다. 흥국생명 구단은 그의 등번호 10번을 구단 최초로 영구 결번으로 지정하는 등 레전드 예우를 했다. 김연경은 "은퇴 이후 쉴 틈 없이 스케줄을 하다 최근에야 여유로운 시간이 생겨서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다. 흥국생명 어드바이저로서 역할도 하면서 앞으로의 방향 등을 차근차근 찾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명석 기자 elcrac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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