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선발 라이언 와이스의 117구 7.2이닝 1실점 호투 속 승기를 잡았다. 올 ‘가을 야구’ 들어 모처럼 한화다운 야구로 4-1의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불펜이 1.1이닝 3점 차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한국시리즈 타이(2승2패)를 만들 기회를 놓쳤다.

포스트시즌에서 한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마무리 김서현이 또 다시 흔들렸다. 한화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 한국시리즈(7전4승제) 4차전에서 4-7로 졌다. 전날 극적인 역전승으로 홈 2연승을 달릴 기회를 놓친 뼈아픈 역전패였다.

한화 마무리 김서현이 다시 흔들리며 8회까지 침체된 LG 타선의 집중력이 살아났다. 포스트시즌 내내 부진하던 김서현은 3차전 승리투수로 슬럼프에서 탈출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날 3점 차 리드를 지켜내는 데 실패했다. 8회 2사 1·2루에서 등판한 김서현이 오스틴 딘을 내야 뜬공으로 유도하며 위기를 넘길 때만 해도 한화의 승리로 기우는 듯했다. 한화는 8회말 공격에서 최재훈의 적시타로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김서현은 9회 선두 타자 오지환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박동원의 투런 홈런이 터지며 LG가 1점 차로 추격했다.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는데도 한화 벤치는 이때도 김서현을 믿었다. 김서현은 천성호를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았지만, 다시 박해민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때 투수를 박상원으로 교체했으나 LG 타선의 오름세를 막기에는 타이밍이 늦었다. LG는 홍창기의 안타와 진루타로 만든 2사 2·3루에서 김현수가 역전 2타점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다. 기세를 올린 LG는 문보경의 1타점 적시 2루타와 오스틴 딘의 1타점 적시타로 2점을 더 달아났다. LG는 마무리 유영찬을 올려 3점 차 승리를 확정했다.

한화는 이날 패배로 1승3패, 벼랑에 몰렸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무조건 승리해야 할 경기에서 역전패해서 매우 아쉽다”며 “마무리(투수)가 아쉽다. 어제(3차전)는 LG에서 그런 일이 있었고, 오늘은 우리한테 있었다. 야구가 참 어렵다”며 패배를 곱씹었다. 김서현을 마무리로 기용한 부분에 김 감독은 “맞고 나서 (결과로) 이야기하는 데는 할 말이 없다. 8회에는 잘 막았다”고 했다.

대전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