뛸 선수가 없어 못 뛴다…코미디같은 KOVO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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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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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에 부상자 등 7명 불참
현대캐피탈, 컵대회 중도하차
KOVO 연이어 촌극 자초
정규리그 개막까지 악영향
막장 운영으로 논란을 빚은 프로배구 KOVO 컵대회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시즌 우승팀 현대캐피탈이 짐을 쌌다.
KOVO는 15일 “현대캐피탈이 남자부 KOVO컵 중도하차를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뛸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2025 국제배구연맹(FIVB) 남자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선수와 예비 명단에 든 선수를 비롯해 부상 선수, 외국인 선수 등 총 7명이 출전할 수 없게 돼 가용 인원이 8명뿐이다.
구단 관계자는 “팬들에게 정상적인 경기를 보여줄 수 없다. 상대 팀은 전력으로 나오는데 우리가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어버리면 민폐가 된다”라며 “해당 포지션에 선수가 없으니 바꿔서 들어가더라도 동선이 꼬이게 되고 그러다보면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 여러가지 부분에서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의 잔여 경기는 FIVB 경기 규칙서 ‘제6.4.2항 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제시간에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으면 규칙 6.4.1과 같은 결과로 부전패를 선고한다’에 따라 부전패 처리된다.
KOVO가 일찍이 예견할 수 있는 사태였다. 최근 KOVO는 2025~2026시즌 공식 개막전 일정조차 수정하는 촌극을 빚었다. FIVB는 세계선수권이 끝난 뒤 3주 이상 휴식기를 가지라고 공지했으나 KOVO는 이런 규정을 고려하지 않고 경기 일정표를 짰다가 결국 V리그 개막전 일정을 변경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KOVO컵대회 역시 이로 인한 문제에 놓여 있었다. 현대캐피탈을 포함한 복수의 구단은 컵대회 일정이 세계선수권대회와 겹치는 문제에 대해 KOVO에 여러 차례 묻고 이의 제기했으나 KOVO는 문제없다는 답변과 함께 대회 개막을 강행했다.
결국 대회 개막 직전 FIVB로부터 제동이 걸렸고, ‘외국인 선수 출전 불가’ 지침이 내려진 이후 KOVO는 14일 대회를 전격 취소했다가 반나절 만에 재개하기로 하는 등 촌극을 빚었다. 그러나 FIVB가 컵대회 개최 조건으로 ‘KOVO컵을 위한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제한’, ‘외국팀 및 외국인 선수 참가 불허’, ‘예비 명단을 포함한 세계선수권대회 등록 선수의 출전 불허’를 달면서 국가대표가 많아 선수단 구성이 어려워진 현대캐피탈은 대회를 포기했다. 태국의 초청팀 나콘라차시마 선수단은 여수에 있으나 출전하지 못하고 돌아간다.
현대캐피탈은 이미 V리그 개막전도 연기된 상태다. 10월18일 대한항공과 개막전이 6라운드 경기가 모두 끝난 후인 내년 3월 19일로 미뤄졌다. 지난 시즌 우승팀이지만 새 시즌 개막전을 홈에서 개최할 기회가 날아갔고, 컵대회에서도 뛸 수 없게 되면서 V리그 개막 전 전력 점검 기회도 놓쳤다.
매 시즌 한국 배구의 국제 무대 경쟁력은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연맹 스스로 국제 규정을 지키지 않아 이같은 사태를 만들었다는 점이 모순되는 행보다. 여수시와 NH농협 등 대회 스폰서의 피해가 작지 않다. 모처럼 배구를 보기 위해 여수를 찾은 팬들에게도 민폐를 끼쳤다. 남은 일정을 모두 무료 관람으로 진행한다고 해도 기존 8개 팀에서 6개팀이 된 이상 좋은 경기력을 기대할 수 없다. 남은 여자부 경기는 물론 다가오는 정규리그 개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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