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컵이 야속한 ‘37세’ 생계형 골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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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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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셰플러는 이번 대회에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
16일 골프채널에 따르면 랜토 그리핀(미국)은 지난 15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프로코어 챔피언십에서 단독 3위를 차지한 뒤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쁜 감정을 갖고 한 말은 아니었다. 랜토 그리핀은 곧 이어 “팬들이 모두 즐겼을 거라는 걸 안다”고 했다.
랜토 그리핀은 이번 대회에서 라이더컵 미국 대표팀 선수들인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와 벤 그리핀에 이어 3위를 했다.
셰플러와 벤 그리핀은 평소 같으면 가을 시리즈인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을 선수들이다. 그런데 올해는 라이더컵을 준비하기 위해 출전했다.
랜토 그리핀 입장에서 보면 셰플러와 벤 그리핀이 출전하지 않았으면 우승할 수 있었는데, 그들이 출전했기 때문에 우승을 놓쳤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올해 37살인 랜토 그리핀은 PGA 투어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선수다. 2010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중국, 남미, 2부 투어 등을 거쳐 2018년 PGA 투어에 올랐다. 그 사이 선수 생활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2014년 윌리 윌콕스(미국)의 캐디로 일하며 1만7000달러(약 2360만원)를 벌기도 했다.
2019년 10월 휴스턴 오픈에서 PGA 투어 첫 우승을 이뤄냈지만 2020년 디스크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고, 2022년 미세 디스크 절제술을 받았다. 부상과 싸우느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고, Q스쿨을 오가며 어렵게 PGA 투어 출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도 가을 시리즈 순위 158위에 그치는 바람에 Q스쿨을 거쳐 PGA 투어 시드를 되찾은 그는 올해도 이 대회 전까지 142위에 그쳐 다시 Q스쿨로 가야 할 상황이었다.
만약 셰플러와 벤 그리핀이 출전하지 않아 그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다면 PGA 투어 2년 시드를 받아 한 동안 시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다.
다만 랜토 그리핀은 이번 대회 단독 3위로 가을 시리즈 순위를 98위까지 끌어올렸다. 100위 이내 선수들은 시드를 유지하기 때문에 지금의 순위만 유지한다면 내년에도 PGA 투어에서 뛸 수 있다.
김석 선임기자 s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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