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에 태어난 '한국희(울산현대 청운중), 김민서(인천 가정여중)'가 언니들의 잔치에 따라간 것도 모자라 선발로 나서 후반 추가 시간 10분이 다 끝날 때까지 풀 타임을 소화했다. 이들의 월드컵 첫 게임은 아쉽게 비겼지만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김은정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17일(한국시각) 도미니카 공화국 산토 도밍고의 펠릭스 산체스 스타디움에서 한 FIFA(국제축구연맹) U-17 여자 월드컵 B조 콜롬비아와의 첫 게임을 1-1로 비겼다.

전반 27분 21초, 상대 팀에서 첫 골이 나왔다. 콜롬비아의 오른쪽 측면 공격이 빠르게 전개될 때 박지유가 이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했다. 레나 투셰의 컷 백 크로스를 받은 엘라 마르티네스가 낮게 깔리는 오른발 대각선 슛을 완벽하게 한국 골문 왼쪽 구석으로 꽂아 넣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따라붙었다. 결국 전반 종료 전 귀중한 동점 골(35분 16초)을 페널티킥으로 만들어냈다. 35분에 오른쪽 크로스로 만든 결정적인 기회에서 반 박자 빠른 터치로 공 방향을 바꾼 한국희가 콜롬비아 센터백 자르하이 곤잘레스의 오른발에 걸려 넘어진 것이었다.

골대에서 11미터 지점에 공을 내려놓은 한국 에이스 케이시 유진 페어가 오른발 킥을 날카롭게 오른쪽 구석으로 차 넣었다. 기둥 안쪽에 맞고 빨려 들어가는 짜릿한 골이 터졌다. 케이시 유진 페어는 지난해 A대표팀이 뛴 여자 월드컵(호주/뉴질랜드)에서도 최연소(16살 26일) 출장 기록을 세웠고 A매치 12게임을 뛰며 4골을 넣은 기록도 갖고 있는 선수다.

이어진 후반전은 콜롬비아 필드 플레이어들이 전반보다 더 높은 위치부터 압박을 펼치며 우리 선수들을 위협했다. 52분에 콜롬비아 골잡이 로페스의 왼발 슛이 오른쪽 구석으로 들어가는 줄 알았지만 한국 골키퍼 우수민이 자기 왼쪽으로 몸을 날려 막아냈다.

이후 양 팀 벤치에서는 선수 교체를 통해 추가 골 에너지를 모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추가 시간 10분이 다 끝날 때까지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63분에 류지해 대신 들어간 서민정이 왼쪽 날개 공격수로 뛰면서, 간판 골잡이 케이시 유진 페어가 스트라이커 자리로 뛰었지만 체격 조건 좋은 콜롬비아 수비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이제 우리 선수들은 오는 20일 오전 5시 같은 장소에서 우승 후보 중 하나인 1위 스페인을 만난다.

한편, 이번 대회 C조에는 북한, D조에는 일본이 아시아 대표로 함께 뛰고 있다. 총 16개국이 참가하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월드컵이기에 조 2위 안에 들어야 8강 토너먼트에 올라갈 수 있다.

U-17 FIFA 여자월드컵 B조 결과
(17일 목요일 오전 8시, 펠릭스 산체스 스타디움, 산토 도밍고 - 도미니카 공화국)

★ 한국 1-1 콜롬비아 [골-도움 기록 : 케이시 유진 페어(35분 16초,PK) / 엘라 마르티네스(27분 21초,도움-레나 투셰)]

◇ 한국 선수들(4-4-2 포메이션)
FW : 범예주(89분↔백지은), 한국희
MF : 케이시 유진 페어(90+9분↔임예지), 김예은(63분↔남사랑), 김민서, 류지해(63분↔서민정)
DF : 박지유, 노시은, 신성희, 신다인
GK : 우수민

◇ B조 현재 순위
1위 스페인 3점 1승 3득점 1실점 +2
2위 한국 1점 1무 1득점 1실점
2위 콜롬비아 1점 1무 1득점 1실점
4위 미국 0점 1패 1득점 3실점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