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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우천으로 라운드가 무산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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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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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용과 관련 없는 참고 사진입니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골프한국] 연습장 지인들끼리 라운드 약속을 잡았다. 법인 회원권을 가진 분의 초청이라 좋은 골프장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라운드할 수 있어 약속 날을 기다렸다. 라운드 하루 전 곳곳에 비 소식이 들려 일기예보를 확인해 보니 우리가 가야 할 지역의 강우 가능성이 30% 내외로 나왔다. 모두 골프광이라 이 정도 예보에 라운드를 포기할 리가 없었다. 국지적으로 예보와 다를 수 있으니 일단 골프장 근처 해장국집에서 만나기로 정했다.



 



두 명씩 카풀로 빗속을 뚫고 달려 골프장 근처 해장국집에 도착했다. 빗줄기가 좀 가늘어지는 듯했으나 그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비가 멎기를 기다리다 티업 시간이 다가와 골프장에 전화했더니 현재로선 라운드가 불가능하다는 답이 왔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운전을 하지 않는 두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막걸리를 주문했다. 



 



"새벽 비를 뚫고 여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가면 섭섭하지!"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나를 포함해 운전대를 잡지 않는 두 사람은 오히려 비가 반가운 듯 양은 잔을 세게 부딪쳤다. 이른 아침 빗소리를 들으며 손님 없는 해장국집에서 들이키는 막걸리는 별미였다. 동남아 출신 종업원은 안주로 오뎅무침이며 메추리알을 내 놓았다.



 



두어 순배 술잔이 돌고 나서 시인인 지인이 휴대폰을 한참 만지작거리더니 놀란 눈으로 휴대폰 화면을 확대해 보여주었다.



"심심해서 챗GPT에 폭우로 라운드가 무산된 날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물었더니 순식간에 이런 답이 나오네요. 대단합니다!" 



 



'폭우로 라운드가 무산된 날의 마음 다스림은 단순한 일정 조정이 아니라 골프를 어떻게 대하느냐의 철학이 담긴 순간이기도 합니다'로 시작되는 AI의 자문은 일행 모두를 놀라게 했다.



 



챗GPT는 함께 한 동반자들과의 분위기 전환을 위해 "오늘은 하늘이 우리에게 하루 더 연습하라고 하네."라는 한 마디의 유머로 실망을 웃음으로 바꿀 것을 제안하며 클럽하우스나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잔하며 스윙 영상 리뷰나 다음 라운드 일정을 조정할 것을 권했다. 날씨를 핑계로 필드 라운드를 '소셜 라운드'로 바꾸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시간을 아끼는 대안으로 실내 스크린골프장이나 연습장으로 향할 것을 권했다.



 



일행은 '비오는 날 자연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라'는 충고에 놀랐다. 쳇GPT는 '비는 골프장의 생명입니다. 그린이 숨 쉬고 페어웨이가 회복하는 시간이지요. 오늘 내가 치지 못한 그 한 타가, 내일의 더 부드러운 잔디를 보장한다고 생각해 보라'고도 했다.



 



또 '라운드에는 변수가 많습니다. 바람, 비, 운, 컨디션 등등. 진정한 골퍼는 그 모든 변수를 게임의 일부로 받아들입니다'라며 다음과 같은 명언을 전해주었다.



'비 또한 코스의 일부다. 비 오는 오늘은 그 코스가 쉬어가는 코스일 뿐이다'



그러면서 '라운드의 여백을 즐길 줄 아는 골퍼'가 될 것을 권하며 진정한 골퍼라면 그 모든 변수를 게임의 일부로 받아들일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챗GPT는 '이런 날을 스스로 돌아보는 기회'라며 '나는 골프를 성적 때문에 하는가, 아니면 자연 속에서 자신을 다스리기 위해 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지면 비 오는 날도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챗GPT가 던진 한마디 '하늘이 멈추라 할 땐, 멈추는 것도 스윙의 일부다.'는 경구는 압권이었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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