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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 0-5 완패한 홍명보호, 월드컵 경쟁력 의문만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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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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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목 기자]

▲ 침울한 한국 벤치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친선경기. 한국 홍명보 감독을 포함한 코치진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홍명보호가 강호 브라질에 5점차로 완패했다. 물론 상대가 강한 것도 사실이었지만, 1년도 남지않은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한국축구가 강팀들을 상대로 내세울 수 있는 경쟁력이 무엇인지 불안감만 키운 하루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월 1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대 5로 대패했다. 한국은 브라질과의 역대 전적에서 1승 8패로 열세를 이어간데 이어 역대 최다 점수 차 패배 기록까지 추가했다.

대표팀이 5골 차 이상으로 패한 건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이었던 2016년 6월 스페인전 1-6 패배 이후 9년 4개월 만이다. 홈에서 무득점 5골차 패배는 거스 히딩크 감독 시절인 2001년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프랑스전 0-5 패배 이후 무려 24년 만이다.

또한 한국축구는 세계적인 강팀들 중에서도 브라질과 유독 상성이 좋지 않다. 한국은 1999년 3월 홈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김도훈의 결승골로 1-0 승리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패했다.

카타르월드컵 16강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에도 브라질을 상대로는 3번 맞붙어 모두 3골차 이상으로 완패했다. 2019년 11월 19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0-3, 2022년 6월 2일에도 서울에서 1대5, 같은해 12월 6일 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1대 4로 내리 패했다.

'브라질이라서'는 변명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상대가 '브라질이라서' 대패와 졸전이 모두 당연한 결과가 될수는 없다. 냉정히 말해 현재의 브라질은 세계 최강을 호령하던 전성기도 아니고, 지난 남미예선에서는 5위에 그치며 간신히 본선에 진출할 정도로 부침을 겪고있는 팀이었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언제든 브라질 같은 강팀을 또 만날수 있고 이런 사태가 되풀이될 수 있다.

문제는 단순히 친선전에서 브라질에 대패했다는 결과가 아니다. 강팀과의 대결을 통하여 우리가 보여주고자 한 '방향성'이 무엇이고, 어떤 확신을 얻었는가라는 물음표에 있다.

히딩크나 벤투 시절에도 강팀에게 큰 점수차로 대패한 경기들은 있었다. 다만 홍명보호와의 차이는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확실한 색깔과 목표의식이 있었다는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선수발굴과 강팀과의 경험을 쌓는 과정에 있었다. 벤투 감독은 빌드업과 점유율 축구라는 콘셉트를 추구하며 브라질을 상대로도 과감한 정면승부를 펼쳤다.

반면 홍명보호가 브라질전에서 얻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대표팀이 안방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꺼내든 전술은 예상대로 스리백을 기반으로 한 3-4-3 시스템이었다. 이날 경기로 A매치 역대 최다출전 기록을 세운 주장 손흥민을 정점으로 이재성, 이강인, 김민재, 조현우 등 베스트멤버들이 모두 나섰다.

스리백은 '월드컵 본선용'으로 홍명보 감독이 꾸준히 준비해온 전술이다. 브라질과의 전력차를 고려하여 초반부터 라인을 내리고 수비적인 경기운영을 펼쳤다. 현재 시점에서 홍명보 감독이 꺼내놓은 가장 '최선의 카드'를 모두 동원했다고 할만한 경기였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뚜껑을 열자 브라질을 상대로 처참할 정도로 압도당했다. 김민재와 김주성, 조유민의 스리백, 양쪽 윙백으로 설영우와 이태석을 배치하여 파이브백에 가까운 라인을 구축했지만, 한국 수비진은 브라질 공격진의 한 차원 높은 패스, 탈압박, 개인기에 고전하면서 무수한 찬스를 허용했다.

공격 작업에서도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서 경기 내내 유효 슈팅이 단 1회에 그쳤다. 90분 경기 내내 브라질에 끌려다니던 한국은 후반 20분에서야 김진규의 중거리슛으로 처음이자 마지막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윙백과 중원, 스리백의 핵심이 붕괴됐다
▲ 손흥민 격려하는 홍명보 감독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친선경기. 홍명보 감독이 손흥민을 격려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에이스 손흥민은 단 한번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고 공을 잡을 기회 자체가 별로 없을만큼 고립됐다. 포스트플레이가 약한 라인브레이커형 공격수인 손흥민을 전방에 배치하고 억지로 우겨넣는 롱볼 전술은 효율성이 극도로 떨어졌다.

선수 개개인의 압도적인 개인 기량 차이는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부실한 조직력은 브라질 탓으로 돌릴게 아닌 온전히 홍명보호의 문제였다. 너무 이른 시간에 선제 실점이 나오면서 수비적인 경기운영의 효과도 반감된 상태에서 제대로 된 반격 한번 해보지 못했다.

우리 수비 숫자가 더 많은 상황에서도 브라질의 개인기와 패스워크 한두번에 너무 쉽게 슈팅 공간을 허용하는 장면이 너무 많았다. 더구나 실점 중 2골은 김민재와 백승호가 위험지역에서 안이하게 볼을 처리하다가 브라질에게 빼앗기면서 우리의 실책으로 내준 자책골에 가까웠다.

승장인 카를로 안첼로티 브라질 감독의 평가는 현재 홍명보호 스리백의 문제점을 잘 요약하고 있다. 안첼로티 감독은 "한국이 스리백을 세우면서 중간부터 압박을 강하게 했지만, 실수가 있었다. 브라질 선수들이 측면으로 넓게 움직이면서 덩달아 수비도 벌어진 게 한국에 어려운 경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대축구에서 스리백 전술의 핵심은 좌우윙백이다. 폭넓은 활동량으로 공수를 오가며 중원싸움에도 가담해야한다. 하지만 이날 홍명보호의 윙백들은 브라질의 공세를 막아내기에 급급했고, 이로 인하여 수비진영에 갇히며 빌드업을 통한 공격전개가 이뤄지지 않았다.

덩달아 중원에 배치된 2명의 미드필더들은 고립되어 브라질에 비하여 수적열세에 몰리면서 넓게 벌어진 간격에서 압박이 제대로 이뤄질수 없었다. 이는 개인기량이 좋은 브라질 선수들이 자유롭게 침투할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변화 없는 전술, 감독의 대처 부족

홍명보 감독의 대처도 아쉬웠다. 준비한 전술이 통하지 않는다면, 빠르게 적절한 변화를 주는 것도 감독의 역량이다. 하지만 홍 감독은 후방 빌드업에서 잦은 실수가 나오며 사실상 전반부터 일방적인 반코트 게임이 되어버린 상황에서도 포백 전환이나 중원 보강 등 이렇다할 전술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다.

안첼로티 감독이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전술과 위치를 조정하는 모습과 달리, 홍명보 감독은 벤치에 팔짱만 끼고 앉아서 무기력하게 대패를 지켜보기만 하는 모습에, 홈 팬들 사이에서는 또다시 홍 감독을 향한 야유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9월 지휘봉을 잡은 이후 A매치 9승 5무 2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 9월 미국 원정 2연전(미국-멕시코)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여론을 다소 돌리는듯 했지만, 브라질전 참패로 또다시 팬들의 비판과 우려를 피할수 없게 됐다.

홍명보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의 방향성이 무엇인지, 과연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강팀들을 상대로도 '홍명보 축구'가 통할수 있다는 믿음을 아직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갑론을박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홍 감독은 경기후 "팬들에게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지 못해 미안하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말 강한 팀과 붙어 많은 것을 배웠다. 지금은 앞을 보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을 짧은 시간에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것은 어렵다. 이런 과정을 거쳐 강팀을 상대로 어떤 문제가 드러났는지 배우고, 월드컵에서 조금씩 메워 나가는 방법 밖에 없다."고 총평했다.

오는 14일 파라과이와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는 홍명보호로서는 브라질전의 악몽을 떨치고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게 시급하다.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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