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드립니다" KOVO, 결국 고개 숙였다…컵대회 '졸속 행정+파행 운영'은 되돌릴 수 없지만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뉴스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17
본문
[스포티비뉴스=최원영 기자] "사과드린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15일 오후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파행 운영과 관련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연맹은 이번 컵대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한 것에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하며, 배구를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과 관계기관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띄웠다.
연맹은 "컵대회 개최 전날인 9월 12일 국제배구연맹(FIVB)으로부터 개최 불가를 통보받았고, FIVB와 대회 개최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조율했지만 13일 24시까지 개최에 대한 최종 승인 답변을 받지 못해 남자부 전면 취소를 결정했다. 이후 14일 새벽 4시경 FIVB로부터 조건부 개최 승인을 받아 대회를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혼란을 야기해 커다란 불편과 실망을 끼쳐드렸다. 배구 팬분들과 여수시 관계자들, 방송사 및 스폰서, 구단 관계자들, 해외 초청팀에 혼선을 빚게 한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고개 숙여 깊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컵대회는 연맹의 졸속 행정과 안이한 대처로 얼룩졌다.
FIVB는 세계선수권대회 종료 후 3주간 휴식기를 가진 뒤 각국 리그나 대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올해 여자배구 세계선수권은 태국에서 지난 7일 막을 내렸고, 남자부는 필리핀에서 지난 12일부터 오는 28일까지 대회를 펼친다.
V리그 복수 구단은 세계선수권과 컵대회 일정이 겹치는 것을 두고 FIVB의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 아닌지, 컵대회 정상 개최가 가능한 것인지 여러 차례 KOVO에 문의했다. KOVO는 "괜찮다"는 답변만 되풀이했고, 결국 컵대회 남자부 개막(13일)을 하루 앞두고 FIVB로부터 불똥을 맞았다.
이후 남자부 컵대회는 대혼란에 빠졌다. 개막 하루 전 KOVO는 각 구단에 외국인 선수들의 출전이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갑작스러운 통보였다. 개막전이던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의 경기는 우여곡절 끝에 치러졌지만, 두 번째 경기였던 KB손해보험-삼성화재전은 13일이 아닌 14일 오전 11시로 미뤄졌다.
KOVO는 FIVB의 컵대회 개최 허가를 기다렸으나 금세 승인이 나지 않았다. 결국 자정을 넘긴 뒤 14일 오전 12시 4분경 남자부 전면 취소를 공표했다. 그런데 약 9시간 뒤인 14일 오전 9시 2분경 FIVB의 조건부 승인이 나왔다며 급히 재개 소식을 알렸다.
FIVB가 내건 조건에 따라 외국 클럽팀, 외국인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됐고, 초청팀으로 한국을 찾은 2024-2025시즌 태국 리그 1위 나콘라차시마는 한 경기도 치르지 못한 채 대회에서 제외됐다. 엄청난 결례이자 국제적 망신이었다.
이어 15일 오후엔 현대캐피탈이 컵대회 중도 하차를 결정했다. FIVB가 외인은 물론 남자배구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선수 및 예비 명단에 든 선수들의 컵대회 출장을 불허했고, 팀 내 부상선수도 있어 현대캐피탈에선 총 7명이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리베로, 아포짓 스파이커 포지션엔 선수가 전무했다. 라인업 구성 자체가 힘들어져 불가피하게 하차해야 했다.
KOVO는 "현대캐피탈의 잔여 경기는 부전패 처리된다. 컵대회에서 현대캐피탈의 대진이 포함돼 있는 A조의 잔여 두 경기는 진행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참가팀이 8개에서 6개로 줄며 사실상 반쪽짜리 대회로 전락했다.
15일 오후 6시 16분경 KOVO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단순한 사과를 넘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조처를 해야 한다. KOVO는 "이러한 일이 벌어진 원인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관련된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후속 조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며 "또한 FIVB와 더욱 원활한 소통 채널을 만들어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해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업무를 진행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자료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