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팀 단장 가족 위로한 매킬로이, 홈관중 야유 말린 저스틴 토머스…‘추악한’ 라이더컵 속 아름다운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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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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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주 베스페이지 골프장에서 열린 올해 라이더컵은 유럽팀 선수들을 향한 미국 팬들의 증오에 가까운 욕설과 조롱 때문에 어느 때보다 ‘추악한’ 대회가 됐다. 하지만 이런 속에서도 아름다운 장면은 있었다.
30일 골프전문 매체 골프닷컴은 올해 미국과 유럽의 대륙대항전인 라이더컵 동안 있었던 아름다운 장면들을 소개했다.
골프닷컴에 따르면 지난 29일 라이더컵에서 우승한 유럽팀은 베스페이지 골프장의 연습 그린 조명 아래서 샴페인을 터뜨리며 우승을 자축하고 있었다. 이 때 미국팀 단장 키건 브래들리의 아내와 어린 두 아들이 근처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들을 발견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잠시 자리에서 벗어나 브래들리의 가족에게 간 뒤 아들들을 위로했다. ‘프라이드 에그 골프’가 SNS에 올린 이 장면은 하루 만에 100만명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다.
미국팀 선수들은 상대팀을 조롱하고 야유하는 관중들을 막으려 노력했다.
이번 대회 동안 미국 관중들의 공격은 유럽팀 에이스인 매킬로이에게 집중됐다. 지난 28일 매킬로이가 셰인 라우리(아일랜드)와 짝을 이뤄 미국의 저스틴 토머스·캐머런 영을 상대로 포볼 경기를 치를 때도 마찬가지였다.
토머스와 영은 거의 모든 홀의 티잉 구역과 그린에서 유럽팀이 경기하는 것을 방해하는 관중들을 조용히 시키기 위해 팔을 지켜들었다. 토머스는 팬들의 심한 행동을 말리기 위해 직접 나서기도 했다.
토머스는 다음날 인터뷰에서 “영과 나는 매킬로이와 라우리에게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면서 “팬들은 그저 우리의 승리를 도우려고 했을 뿐이다. 우리가 그들에게 응원할 만한 것을 충분히 주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들과 캐디들이 얽힌 다툼은 화해로 끝났다.
유럽팀의 저스틴 로즈·토미 플리트우드(이상 미국)와 미국팀의 스코티 셰플러·브라이슨 디섐보가 맞붙은 둘째 날 포볼 경기 도중 로즈와 디섐보 사이에 말다툼이 있었다. 로즈가 15번 그린에서 디섐보의 캐디 그렉 보딘에게 손짓을 하며 퍼팅 라인에서 나가라고 한 것이 발단이었다. 선수들과 캐디들, 부주장들이 15번 홀 그린에서 나오면서부터 16번 홀 티잉 구역에서 티샷을 기다릴 때까지 언쟁을 계속했다.
하지만 이들은 얼마 뒤 악수를 나누며 화해했고, 로즈는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이 상황을 더 예의 바르게 처리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셰플러는 이날 18번 홀 그린 근처에서 남은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로즈에게 다가가 얘기를 나누더니 서로 어깨를 두드리고 자리를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미국팀 단장 브래들리는 홈에서 유럽에 지고도 상대팀 주장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에 대해 “나는 도널드가 역대 최고의 유럽 라이더 컵 단장이라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양팀 선수들은 대회 최종일인 29일 18번 홀에서 마지막 퍼트가 끝나자 나란히 줄을 서서 걸어가며 악수를 나눴다. 사흘 동안 치열한 경기를 벌였지만 상대에게 짜증 내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악수와 미소, 포옹만이 오갔다.
김석 선임기자 s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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