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는 유명 선수 쉼터 아냐" 박치왕 감독 작심 발언 내놨다…선수·구단이 응답해야 할 때 [MD고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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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 김경현 기자] "여기는 유명 선수의 쉼터가 아니다"
상무 피닉스 박치왕 감독이 KBO리그를 향해 쓴소리를 남겼다. 선수와 구단이 모두 생각해야 할 문제다.
지난해부터 상무는 선발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몇몇 투수가 수술 후 상무에 입단해 경기를 뛸 수 없는 몸 상태였기 때문. 선발을 염두하고 뽑은 선수이기에 타격은 더욱 컸다.
1일 퓨처스리그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박치왕 감독은 "선수들이 다 부상을 당했다"라면서 "우리는 파이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선발 투수들이 빠져버리면 나머지 중간 투수들이 혹사를 당하게 된다. 인원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년 같은 경우는 힘들었다"고 했다.
대표적인 예가 구창모(NC 다이노스)다. 구창모는 상무 소속으로 2년간 11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다. 배제성(KT 위즈)은 2024년을 통째로 날렸고, 2025년 14⅔이닝을 소화했다. 이정용(LG 트윈스)도 2024년은 6이닝에 머물렀다. 2025년은 6월 17일 전역 전까지 40이닝을 소화, 그나마 밥값을 했다.
박치왕 감독은 "여기는 유명 선수들의 쉼터가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군대에서 방향을 연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미르가 타자로 출전하는 이유다. 전미르는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상무에 입단했고, 공을 뿌릴 수 없어 고육책 차원에서 타자로 뛰고 있다.
박치왕 감독은 "전미르를 그냥 놔두면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아서 제가 제안했다. 지금 배팅은 되니까. 본인도 배팅을 하고 싶어 하더라. 배팅을 시키기 전에 롯데 김태형 감독에게 양해를 구했다"고 했다.
이어 "투수를 포기하는 건 아니다. 투수가 할 수 있는 골반 가동성, 흉추 가동성, 어깨 유연성 등 투수 훈련을 마친 후에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부상 선수의 입단 문제는 하루이틀 된 문제가 아니다. 박치왕 감독은 "신뢰의 문제다. 여기는 튼튼한 선수가 기량을 발전시키는 곳이다. 부상을 숨기고 들어와서 개인만의 이익을 위해서 쉬는 것은 부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부상 선수를 막기 위해 제도를 만들기도 어렵다. 박치왕 감독은 "법적으로 제도화해서 우리가 어떻게 할 수는 없다. 군대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야하기 때문에 평등해야 한다. 너는 상태가 이러니까 들어오지 말라고 할 수 없다. 구단이나 개인이 판단해서 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몇몇 투수들을 향해 일침을 아끼지 않았다. 박치왕 감독은 "투수와 야수가 다른 점이 있다. 타자는 상무 들어와서 발전하고 뭔가 깨우치고 자기 것을 나간다고 비전 있는 인터뷰를 한다. 투수는 부상 없이 나가는 게 목표라고 한다"라며 "부상 없이 나가려면 여기에 오면 안 된다. 전방에 가거나 공익요원으로 그냥 쉬는 게 낫다. 마인드도 바뀌어야 한다. 투수들은 긍정적으로 바꾸는 교육을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와 구단도 생각해야 할 문제다. 박치왕 감독의 말대로 상무는 개인의 재활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흔히 상무라고 말하는 국군체육부대는 '국군의 체력 향상을 연구하고 우수 선수를 육성하여 국가 체육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창설된 국방부 직할부대'다. 여기에 프로 선수들이 경력 단절 위험 없이 병역 의무를 수행할 수 있게 돕는다.
정상적으로 경기를 뛰지 못한다면 두 가지 측면에서 피해를 입힌다. 먼저 상무 야구단에 대한 피해다. 박치왕 감독의 말대로 매해 입단하는 선수의 수가 정해져 있다. 투수, 특히 선발 투수가 빠진다면 남은 선수들이 이닝을 나눠서 책임져야 한다. 또한 상무에 입단할 수 있던 건강한 선수의 기회를 박탈하는 셈이다.
박치왕 감독의 작심 발언은 야구계를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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