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새 감독 못 찾은 농구대표팀, 전희철-조상현 '투톱' 체제로 급선회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뉴스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3

본문

[이준목 기자]

 9월 29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 행사에서 SK 전희철 감독이 각오를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대한민국 농구대표팀에도 '임시 감독 체제'가 도입된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10월 10일 '제8차 성인남자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11월과 12월에 치러지는 중국과의 '2027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홈앤드 어웨이 2연전 일정을 전희철(서울 SK 감독) 감독과 조상현(창원 LG 감독) 코치 체제로 소화한다고 발표했다.

농구대표팀은 지난 8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FIBA 아시아컵에서 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부터 대표팀을 이끈 전임 안준호 감독은 아시아컵을 끝으로 1년 6개월만에 협회와 계약이 만료됐다.

외국인 감독 구상은 '탁상공론'

안준호 감독은 비록 8강에서 대회 준우승팀 중국에 패해 탈락했지만, '늑대농구'와 '원팀코리아' 정신을 표방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낳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귀화선수 없이도 이현중(나가사키 벨카)과 여준석(시애틀대)을 젊은 자원들을 앞세워 세대교체에 성공하며 한국 농구의 희망을 되살렸다. 대회 이후에도 안준호 감독은 선수들과 농구팬들, 언론으로부터 고루 호평과 지지를 얻으며 재계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정작 협회의 평가는 달랐다.

협회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아경기대회 및 2027 FIBA 농구 월드컵을 대비해 새로운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지도자를 공개 채용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히며 안준호 감독과 결별을 선택했다. 그만큼 안준호 감독보다 더 유능하다고 할만한 적임자를 모셔와야한다는 부담은 협회의 몫이 됐다.

당초 협회는 '외국인 지도자를 포함하여 감독-코치 동반 공개 채용 방식으로 새로운 감독을 선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이는 처음부터 현실성이 떨어지는 발상이었다. 대표팀을 맡을만한 커리어를 갖춘 국내 지도자는 현역 프로감독이거나 아니면 현장을 떠난 지 오래된 노장들 뿐이었다. 전임 안준호 감독도 대표팀을 맡기 직전까지 무려 12년의 현장 공백기가 있었다.

더구나 농구대표팀은 아직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 사례가 전무하다. 대표팀 지휘봉을 맡기려면 국내 지도자들보다는 확실히 우월한 커리어의 감독을 데려와야만 했다. 하지만 그 정도의 감독이라면 굳이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지원해야할만한 메리트를 찾기 힘들다. 설령 적합한 외국인 감독 후보가 있다고 해도 코치진이나 추가 스태프까지 포함하여 높은 몸값을 협회가 감당할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결과적으로 최근 '농구대표팀 지도자 공개 모집'에 지원하여 면접 평가까지 올라간 팀은 '신기성-구나단' 조 단 한 팀에 불과했다. 두 사람은 여자농구 신한은행 에스버드를 지휘한 경력이 있지만 그나마도 큰 성과는 남기지 못했고, 성인 남자팀 감독경력은 아예 전무했다.

대표팀 감독직을 맡기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한 커리어였다. 명색이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임에도 지원자조차 드물고, 대표팀을 맡길만한 국내 지도자 인재풀도 빈약한 한국농구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결국 선택된 '임시 체제'

결국 협회는 면접평가 결과 적합한 후보를 찾지 못했다며 일단 전임 지도자 선임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아무런 대안도 없이 안준호 감독과 결별하고 한 달을 허비하며 아직 후임자도 찾지못한 협회는, 결국 급하게 현역 프로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임시 감독 체제를 선택해야 했다.

농구대표팀이 현역 프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것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끌었던 유재학 감독 이후 11년만이다. 대표팀은 10여년전까지 협회 사정에 따라 전임감독제와 겸임(프로-대표팀)감독제를 번갈아 오갔다.

프로 출범 이후 2010년대까지는 전시즌 프로 우승팀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겸임하는게 관행이었다. 2015년 이후로는 김동광-허재-김상식-조상현-추일승-안준호 등 모두 프로 출신의 전임감독들이 대표팀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1-2경기만 지휘하는 임시 감독은 농구대표팀 전임감독제 도입 이후로는 처음이다. 축구대표팀에서는 지난 2024년 위르겐 클린스만의 경질 이후 후임 감독 선정에 난항을 겪던 축구협회가 홍명보 현 감독의 선임 직전, 황선홍-김도훈 2명의 임시 감독 체제로 팀을 운영한 사례가 있다.

전희철-조상현, 실력은 있지만 부담도 크다

임시 감독과 코치를 맡게 된 전희철-조상현 감독은 현재 프로농구에서 가장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는 지도자들이다. 전희철 감독은 지난 시즌 서울 SK를 정규시즌 1위로 이끌었고, 조상현 감독은 창원 LG의 첫 챔프전 우승을 달성했다. 또한 조 감독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대표팀 코치와 감독을 이미 역임해본 경력도 있어서 낯설지 않다.

하지만 프로농구 시즌이 한창 진행중인 상황에서 엄연한 현직 감독들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빼내가는 것은, 아무리 임시라고는 해도 소속 구단과 농구팬들 입장에서는 결코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임시 감독 체제에서 선수들을 선발하거나 전술을 시험하는 것도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만일 이번 2연전에서 대표팀의 경기 결과가 나쁘거나, 혹은 소속팀 성적에 악영향을 미치기라도 한다면 감독들이 짊어져야하는 부담이 너무 크다.

향후 정식 감독 선임이 얼마나 신속하게 이뤄질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농구협회는 현재 복수의 외국인 지도자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한편으로 국내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재공모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 선임이 지체될수록 벌써 내년 9월로 다가온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준비나 대표팀 전력 강화를 위한 구상도 늦어질 수 밖에 없다. 이래저래 복잡한 상황에 놓인 농구대표팀은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을까.

원문: 바로가기 (Daum)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프리미엄 광고 ⭐
유료 광고
Total 17,437 / 1 Page
번호
제목
이름
Member R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