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의 배를 향해 공을 수차례 찼다"…'전직 K리거' 임민혁, 노상래 울산 감독 대행의 과거 폭행 주장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뉴스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4
본문
[인터풋볼=주대은 기자] 전직 K리거 임민혁이 최근 울산 HD에 부임한 노상래 감독 대행이 과거 선수들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임민혁은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노상래 감독 대행께 드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울산이 신태용 감독을 경질하고 노상래 대행 체제로 들어선다는 뉴스를 보고 연휴인데도 불구하고 노트북을 켰다"라며 "나와 인연은 2017년 내가 신인으로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했을 때 사제지간으로 시작됐다"라며 글을 시작했다.
임민혁은 "신인 골키퍼에도 불구하고 날 K리그1에 데뷔시켜 준 감독님이라 마음 한켠에 감사함은 늘 가지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나는 오늘 뉴스를 본 뒤부터 손발이 덜덜 떨리고 하던 일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라고 더했다.
이어진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임민혁은 "그때의 만행을 기억하나?"라며 "(노상래 감독 대행이) 신인급 선수들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든다고 보란 듯이 고참을 폭행했다. 연습 경기 결과가 마음에 안 든다고 선수의 배를 향해 공을 수차례 찼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기 당일 날 향해 에너지가 없어 보인다는 이유로 폭언을 퍼붓고 라인업에서 빼버리겠다고 협박했던 일도 있었다. 가해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기억에서 흐릿할 거다. 난 그날 이후 선수로 대성하지 못해도 경기장에서 폭력을 쓰는 사람이 쉽게 지휘봉을 잡게 놔두진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임민혁은 "'군자의 복수는 십 년이 지나도 늦지 않다'는 말이 떠오른다. 복수까지는 아니지만 오늘날 노상래 대행과 날 두고 하는 말 같기도 하다"라며"축구계 일각에선 좋은 사람으로 평가가 자자하시더라. 악은 언제나 곁에 조용히 있는 것이 아니겠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8년 후인 오늘 대행직으로 그런 일을 다시 재연할 리도 만무하겠지만 그럼에도 과거사는 바로잡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렇게 글을 남긴다"라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피해자들이 고통받았던 만큼만 고통받으면서 살아가라"라고 했다.
임민혁은 "공식 사과할 마음도 없겠지만 나 역시도 용서할 생각이 없다. 그래도 일말의 죄책감이나 최소한 양심의 가책은 느끼길 바란다"라며 "폭력도, 폭언도 없는 체육계의 변화에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노상래 감독 대행은 선수 시절 전남드래곤즈, 대구FC 등에서 활약한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였다. 은퇴 이후엔 전남드래곤즈, 강원FC 등에서 지도자로 활동했다. 최근엔 울산 유스 디렉터로 활동하다가 지난 9일 신태용 감독의 뒤를 이어 울산 감독 대행으로 부임했다.
그러나 울산 지휘봉을 잡은 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폭행 논란이 등장했다. 아직 임민혁의 주장만 나왔기에 사실 여부는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임민혁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강등권에 빠져 있는 울산은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하 임민혁의 <노상래 감독대행께 드리는 편지> 전문
울산이 신태용 감독을 경질하고 노상래 대행 체제로 들어선다는 뉴스를 보고, 연휴인데도 불구하고 노트북을 켰습니다.
저와의 인연은 2017년, 제가 신인으로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했을 때 사제 지간으로 시작되었죠.
신인 골키퍼임에도 불구하고 저를 K리그1에 데뷔시켜 준 감독님이라 마음 한켠에 감사함은 늘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오늘 뉴스를 본 뒤부터 손발이 덜덜 떨리고, 하던 일에 집중이 되지 않았습니다.
노 대행님, 그때의 만행을 기억하십니까?
신인급 선수들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든다고 보란 듯이 고참을 폭행했죠. 연습경기 결과가 마음에 안 든다고 선수의 배를 향해 공을 수차례 찼던 일은요? 그리고 경기 당일, 저를 향해 에너지가 없어 보인다는 이유로 폭언을 퍼붓고 라인업에서 빼버리겠다고 협박했던 일은요? 가해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기억에서 흐릿하시겠죠.
저는 그날 이후 다짐했습니다. 제가 선수로 대성하진 못해도, 경기장에서 폭력을 쓰는 사람이 쉽게 지휘봉을 잡게 놔두진 않을 것이라고요. 그러나 제 바람이 무색하게 거의 10년이란 세월이 지나서야 이렇게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군자보구 십년불만.
'군자의 복수는 십 년이 지나도 늦지 않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뭐, 복수까지는 아니지만 오늘날의 대행님과 저를 두고 하는 말 같기도 하네요.
축구계 일각에서는 '좋은 사람'으로 평가가 자자하시던데, 유대인을 가스실에 보냈던 독일 공무원들도 누군가에게는 좋은 부모, 자식, 친구였을 평범한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악은 그렇게 언제나 곁에 조용히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본인의 자식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자식도 소중한 것을 지금은 조금 아시려나요?
돌이켜보면 주전 선수들에게는 한없이 너그럽고 다정했던 감독이었기에, 오늘 이 글에 동의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을 것입니다. 8년 후인 오늘, 대행직으로 그런 일을 다시 재연할 리도 만무하겠지만, 그럼에도 과거사는 바로잡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다짜고짜 앞길을 막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에는 그런 생각이 강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강한 마음도 서서히 녹아내리더군요.
그러나 응원할 생각도 없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피해자들이 고통받았던 만큼만 고통받으면서 살아가십시오.
공식 사과할 마음도 없으시겠지만, 저 역시 용서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도 일말의 죄책감이나 최소한 양심의 가책은 느끼길 바라며 마음 무겁게 글을 씁니다. 글은 잘 써지는데 마음이 무거운 적은 처음입니다.
오늘 이 무거운 사제 간의 편지가 폭력도, 폭언도 없는 체육계의 변화에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관련자료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