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미국)=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한국과 미국의 남자 축구대표팀 평가전이 임박한 가운데, 이 경기는 손흥민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의 사제 대결로도 화제다.

둘 중 누구의 '아는 힘'이 더 무서울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7일(한국시각) 오전 6시 뉴저지주 해리슨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미국과 원정 친선경기를 펼친다.

대표팀은 경기 전날인 현지시각 5일 오후 5시(한국시각 6일 오전 6시)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미국 전 마지막 공식 훈련을 진행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의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미국 뉴욕 JFK 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해 7일 뉴저지주 해리슨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미국(15위), 10일 테네시주 내슈빌 지오디스 파크에서 멕시코(13위)와 평가전을 가진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최국들과의 한판 승부다.

한편 손흥민과 미국 대표팀 감독 포체티노는 특별한 인연이다. 포체티노는 토트넘 감독 시절 2015년 손흥민을 영입한 주인공이며, 이후 약 5년 동안 함께하며 2016-20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준우승,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이뤘다. 손흥민은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이적했고, 이제는 한국 주장과 미국 감독으로 사제 대결을 벌인다.

포체티노 감독은 앞서 미국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서로 만날 수 있는 멋진 기회다. 우리는 서로를 정말 사랑하고, 손흥민은 내가 토트넘 시절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선수 중 한 명이다. 그가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합류하도록 설득했다"며 "손흥민은 정말 놀라운 선수고 사람이다.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고 팀과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그런 선수와 맞붙는 것"이라고 극찬했다.

이에 손흥민은 "포체티노 감독님은 내 은사다. 많은 것을 가르쳐준 분이고,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상대로 만나지만 존경하는 감독님이다. 서로 분명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축구 세상에서 다시 볼 수 있다는 건 정말 좋다"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서로가 사랑하는 만큼,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것. 포체티노는 손흥민의 장점을 끌어올리며 그가 EPL의 리듬에 적응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당시의 손흥민은 리그 득점왕에 오르기 전이었지만 맨체스터 시티와의 챔피언스리그 맞대결 등 큰 경기에 강하다는 평을 받았다.

반대로 손흥민은 포체티노의 감독 전성기 때 직접 지휘를 받은 선수다. 포체티노가 토트넘 이후 파리 생제르맹, 첼시, 미국 대표팀에서 더 빛나는 성과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 포체티노가 감독으로서 가장 진가를 발휘하던 토트넘 시절 주요 선수로 함께 했기에 감독이 잘할 수 있는 최고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이다.

결국 이번 한국과 미국의 평가전은 한국 최고 선수와 미국 감독이 서로를 너무나 잘 아는 상황에서 펼치는 승부다. 최고의 순간을 함께한 스승과 제자의 수싸움은 이번 경기를 볼 때 가장 큰 재미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