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백·전방압박...홍명보호, 변화의 긍정적 신호탄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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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홍명보호가 내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긍정적인 변화의 첫발을 내디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 친선경기에서 손흥민(LAFC)과 이동경(김천상무)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전반 18분 이재성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좁은 각도에서 절묘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어 전반 43분에는 손흥민의 어시스트를 받은 이동경이 추가골을 터뜨려 승기를 확실히 잡았다.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한국이 미국을 압도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볼점유율(46% 대 54%), 슈팅 숫자(5 대 17), 유효슈팅(4 대 5) 모두 미국에 뒤졌다. 하지만 승부를 결정짓는 골을 두 차례나 만든 쪽은 한국이었다.
이날 대표팀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스리백’이었다. 한국 축구는 2010년대부터 꾸준히 수비수 4명이 나란히 서는 포백 수비를 가동했다. 스리백 도입을 시도한 적 있지만 잘 맞지 않았다.
홍 감독은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지은 뒤 지난 7월에 열린 동아시안컵부터 스리백 전술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K리그와 일본 J리그 소속 선수들이 주축이 됐던 동아시안컵에선 아쉬움을 노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비의 핵’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가세한 이날 평가전에선 완성도가 한층 높아진 모습이었다.
홍 감독은 김민재를 중심으로 김주성(산프레체 시로시마)과 이한범(미트윌란)을 스리백으로 세웠다. 좌우 윙백에는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과 설영우(즈베즈다)를 배치했다.
스리백은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됐다. 상대 역습 시 김민재는 앞으로 치고 나와 수비형 미드필더처럼 맞서 싸웠다. 공을 뺏은 뒤 전방을 향해 적극적으로 침투 패스를 내주기도 했다.
김민재가 이처럼 과감히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은 김주성, 이한범 등 센터백 두 명이 뒤에서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예 상대 공격이 다 올라왔을 때는 좌우 윙백까지 내려와 5명이 나란히 서는 파이브백 ‘수비벽’이 생겼다. 미드필더까지 수비에 가담하면서 촘촘한 철옹성이 구축됐다. 미국은 한국의 밀집 수비를 제대로 뚫지 못하고 답답한 공격을 이어갔다.
모든 게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경기 초반과 후반 막판에 패스 미스와 집중력 부족에 몇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실점 없이 승리를 일궈냈다.
적극적인 전방 압박도 눈에 띄었다. 대표팀은 경기 초반부터 상대 진영에서 볼을 빼앗기 위해 과감하게 달라붙었다. 무조건 선수를 따라다니는 것은 아니었다. ‘캡틴’ 손흥민의 사인에 맞춰 이동경, 이재성(마인츠) 등 2선 자원은 물론 미드필더 백승호(버밍엄시티), 김진규(전북)까지 동시에 움직였다.
최대 5명까지 순간 압박에 나서다보니 미국 선수들은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 같은 강한 전방 압박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후방을 든든히 지켜준 스리백의 도움이 컸다.
다만 전방 압박은 ‘양날의 검’과 같다. 그만큼 많이 뛰어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 대표팀이 경기 후반 계속 수세에 몰린 것도 전반부터 뛴 선수들이 지친 탓에 압박 강도가 떨어져서였다. 월드컵 본선까지 홍명보 감독과 코칭 스태프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홍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동아시안컵 때 처음 스리백을 썼는데,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이번에 합류한 유럽 선수들에게도 이 전술을 준비시켰다”며 “짧은 준비 기간에도 기대 이상으로 선수들이 잘해줬고, 김민재가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직 스리백으로 플랜A를 바꾼다고 말하기는 조금 이르지만 대표팀 선수들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미국은 우리가 월드컵 본선을 확정하고 상대한 아주 강한 팀인데 승리해서 선수들에게 정신적으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장 손흥민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홍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이 득점은 물론 1차 수비 저지선 역할까지 해줬다”며 “손흥민이 팀을 잘 이끌어줘 선수들도 잘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손흥민은 “오늘은 모든 선수가 잘한 덕분에 원정에서 좋은 경기력과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면서 “선수들이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후회하지 않고, 해보고 싶은 플레이들을 펼쳤다는 것 자체가 큰 수확”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전에서 승리와 전술 실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대표팀은 오는 10일 오전 10시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멕시코와 원정 2차전을 치른다. 멕시코는 FIFA 랭킹 13위 강호이자, 북중미 월드컵 공동 개최국이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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