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구단의 한계 드러낸 충남아산, 10월 임금체불 예고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뉴스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5
본문
프로축구의 고민거리인 시민구단의 안정성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부리그 광주FC의 재정난에 이어 2부리그 충남아산도 선수단 급여 체불 가능성이 드러났다.
충남아산은 지난 15일 구단의 공식 SNS에 올린 구단 경영정상화 성명서에서 “구단 운영을 위한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는 재정 불균형이 발생해 10월부터는 선수단 임금이 미지급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K리그에서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구단은 종종 있지만 선수단 임금 체불까지 예고된 것은 이례적이다. 광주가 2년 연속 K리그 재정 건전화 규정 위반으로 지난 6월 상벌위원회에 회부돼 징계(선수 영입 1년 금지 3년 유예·제재금 1000만원)를 받았던 것도 현실성 있는 예산안을 제출하지 못해서였다. 임금 체불은 없었다.
충남아산은 선수단의 임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우수 선수 추가 영입 및 선수단 확대 등 K리그1(1부) 진출을 목표로 2025년 시즌을 운영했으나 경기 불황과 충남권 호우 피해 등으로 시즌 초 예상했던 기업 후원 등 구단 수입이 당초 계획에 미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충남아산의 지출이 늘어난 것은 선수 숫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K리그2(2부) 준우승으로 아깝게 승격에 실패했던 충남아산은 선수단 규모를 39.4명에서 50명으로 늘렸다. 충남아산을 제외한 나머지 13개 구단의 평균 선수단 규모(35.7명)와 큰 차이가 있다. 국가대표 출신 손준호처럼 몸값이 높은 선수도 영입했다. 지난해 9월 중국축구협회에서 승부조작 혐의로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손준호의 올해 연봉은 K리그1(1부)에서도 웬만한 주전급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 감소에 대한 근거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경기 불황과 호우 피해 등으로 인한 기업의 후원 감소가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선수단 임금 체불로 이어졌다는 것은 애초에 운영 자체가 파행에 가까운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충남아산은 올해 예산 규모가 K리그2 전체에서 중하위권 수준이지만 선수단 인건비의 비율은 다른 구단에 비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아산은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2026년까지 재정 건전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선수단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한편 지출구조를 전면 재조정하고, 조직 슬림화 등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프로축구연맹도 실태를 파악하는 한편 후속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16일 기자와 통화에서 “충남아산에 경위서 제출을 요청해 사실관계 파악을 서두르고 있다”면서 “클럽라이선싱팀에서는 올해 추정 손익계선서 등을 구단에서 받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맹 선수규정에 따르면 ‘선수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봉을 정당한 이유 없이 체불한 경우’ 해당 클럽에 하부리그로의 강등, 6개월 이하의 자격 정지, 1점 이상의 승점 감점, 1000만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등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충남아산의 선수단 임금 체불 사태는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시민구단에 대한 고민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시민구단이 K리그 전체의 양적 확대 측면에서 큰 기여를 했지만 안정적인 운영에선 물음표가 적잖다. 현재 K리그는 1~2부를 통틀어 26개 구단 중 절반 이상인 14개 구단이 시민구단이다. 내년부터는 김해시와 용인시, 파주시에서 3개 구단이 추가로 합류해 17개 구단으로 늘어난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관련자료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