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경질-선수단 항명설'… K리그 3연패 울산 HD, 왜 강등 위기에 몰렸나 [스한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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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연속 프로축구 K리그1 우승을 달성한 울산 HD. 그런 울산이 흔들리고 있다. 우승권 팀끼리만 맞붙는 파이널A 그룹이 아닌 강등권 경쟁을 벌이는 파이널B 진출이 확정됐다. 이대로라면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가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와 승격 혹은 강등을 놓고 맞붙어야 한다.
주말이 지나 이제 고작 6경기만 남은 상황에서 울산이 맞이한 현실은 참혹하기 그지없다. 여기에 한국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하고 최근까지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감독까지 했던 신태용을 선임하고도 2개월 만에 경질하며 논란에 놓이기도 했다.
K리그 3연패의 대업을 달성했던 울산의 갑작스러운 몰락은 K리그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천수 이후 길었던 암흑기, 홍명보부터 이룬 3연패
울산이 2005년 이천수의 원맨쇼로 K리그 우승을 할 때만 해도 다음 우승까지 17년이나 걸릴줄 몰랐다. 현대중공업이 모기업인 울산의 암흑기는 의외로 길었고, 특히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을 때는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혹은 속 터지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2021시즌부터 부임한 이후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과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주축으로 활용했던 '홍명보의 아이들'을 모았고 세월이 흘러 베테랑이 된 이들은 결국 2022년 울산에 우승을 안겼다.
이후 '왕조'라고 해도 될 정도로 압도적 전력을 구축하며 2024시즌까지 3년 연속 우승을 해냈다. K리그 3연속 우승은 성남 일화(현 성남FC·1993∼1995년, 2001∼2003년 2회), 전북 현대(2017∼2021년)에 이어 세 번째였다.
▶홍명보 나간 그 이후, 문제의 시작
이렇게 잘나가던 울산에 균열이 생긴 것은 지난해 8월 홍명보 감독의 축구대표팀 이적이었다. 대부분 홍명보 감독 아래 집결했던 선수들 입장에서는 홍명보 감독이 갑자기 축구대표팀으로 가게 되면서 붕 뜨게 된 것. 그래도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해 우승을 달성했지만 김판곤 감독은 스타급 선수들이 즐비하고 소위 '홍명보의 아이들'이 주축인 선수단을 휘어잡지 못했다.
당장 김판곤 감독만 하더라도 이전까지 K리그에서는 부산 아이파크 감독대행을 해본 것이 전부였고 이외에는 홍콩 대표팀,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을 한 것이 다였다. 다만 파울루 벤투 감독을 선임할 당시 대한축구협회의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으로 벤투를 잘 보좌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여론이 호의적이었는데 이는 감독 능력으로 인정받았던 것이 아님을 울산은 간과했다.
결국 김판곤 감독이 본격적으로 준비해 시즌을 치른 올 시즌, 울산은 내리막만 탔고 결국 공식전 10경기 무승의 결과 끝에 지난 8월1일 김판곤 감독 경질이 결정됐다.
이후 곧바로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감독직을 그만두고 야인으로 있던 신태용 감독을 8월5일 선임해 빠른 수습을 맡겼다.
그러나 문제는 신태용 감독이 데뷔전만 승리한 이후 무려 1승4무4패에 그쳤다는 점이고 결국 울산은 승점부족으로 인해 강등을 놓고 싸우는 파이널B행이 확정되자 지난 9일 신태용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신태용의 폭로, 선수단 항명과 무너진 울산
진짜 문제는 이후다. 인터넷을 통해 신태용 감독이 원정경기를 갈 때 골프백을 선수단 버스에 실어가 지방 골프를 즐겼다는 의혹이 사진과 함께 제기되는 등 루머가 돌자 신 감독이 직접 인터뷰를 통해 "골프백을 울산에서 본가로 옮기기 위해 버스를 실었을 뿐"이라며 "원정경기를 가 골프를 한 적이 없다. 내 축구 커리어를 걸겠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외에도 신 감독은 "선수단 일정과 라인업 등도 제가 발표하기도 전에 이미 선수단이 알고 있었다. 구단에 항의했더니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더라"라며 "선수들이 폭행을 당했다고 구단에 항의했는데, 장난으로 귀를 잡아당긴 것을 폭행이라 하더라"고 폭로했다.
이외에도 신 감독 부임 후 출전기회가 줄어든 일부 고참 선수들이 신 감독의 기자회견 발언 등에 항의해 선수단을 모아놓고 의견을 모아 구단 수뇌부에 신태용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는 항명을 했다는 것이 알려지는 등 선수단의 월권이냐 신태용 감독의 리더십 부족이냐를 놓고 왈가왈부되고 있다.
특히 아무리 그래도 새롭게 부임한 감독에 맞서려했던 고참 선수들에 대한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은 2014년부터 11년간 울산의 단장과 대표를 맡으며 '울산 왕조'를 구축한 김광국 대표까지 신태용 감독과 함께 경질했다. 현재 울산은 구단의 핵심인 대표(단장)와 감독이 모두 없는 상황이다.
구단 내부 사정은 이러한데 울산은 K리그에서 12개팀 중 10위로 강등권까지 왔다. 이제 남은 파이널B 경기들에서 어떤 성적을 남기느냐에 따라 K리그 역사상 최초의 우승팀이 강등을 당하는 상황까지 발생할지도 모른다.
기나긴 암흑기를 지나 K리그 3연패로 왕조를 구축했던 울산의 너무나도 빠른 몰락은 한국 축구를 당황케 하고 있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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