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전문' 김연경이 몰락하는 韓 배구에 남긴 마지막 일침 "12년이 걸려도 국가대표 성적 위해 장기적인 플랜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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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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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4년, 8년, 길게는 12년이 되어도 상관 없으니 조금 더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
한국 여자배구 발전을 위해 '배구 여제' 김연경이 다시 한번 목소리를 냈다.
김연경은 지난 18일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공식 은퇴식에 참석했다.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2025-2026 V-리그 여자부 개막전 경기 뒤 열린 은퇴식을 보기 위해 이날 무려 5,401명의 관중이 경기장에 들어찰 정도로 열기는 뜨거웠다. 해당 행사에서 김연경은 공식적인 은퇴 선언뿐만 아니라 흥국생명 구단 역시 역대
최초로 김연경이 사용했던 '10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은퇴식 이후 김연경은 "진짜 마지막 은퇴식인 것 같다"며 "행사에서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는데 울컥했고 감회가 새롭고 영구결번을 받아서 굉장히 영광스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은퇴 이후 김연경은 다양한 위치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흥국생명 배구단의 어드바이저로 활동함과 동시에 FIVB 세미나에 참석해 다양한 부분을 배우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방송사 'MBC'에서 방영하는 '신임감독 김연경' 프로그램에서 필승 원더독스 팀을 이끄는 감독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김연경은 "굉장히 힘들긴 했지만, FIVB 세미나를 통해 내가 어떤 부분에 관심이 있고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미래에 어떻게 할지를 그릴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다"며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방법, 인터뷰, 이력서를 쓰는 법 등 정말 다양한 것들을 듣고 배웠다"고 말했다.
배구 예능에 대해선 "사실 배구 예능이 처음이고 생소한 종목이라 방송을 하면서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며 "방송 안에서 배구 설명도 하고 몰랐던 배구의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배구에 대한 진심이 방송에서 잘 보여서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 않나"라며 "배구 쪽에서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런 부분이 정말 뿌듯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연경이 선수로 활약했던 시절, 한국 여자배구는 최전성기를 누렸다. 2012 런던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2차례 4강 신화를 쓰기도 했으며 세계의 강자들과 맞서도 전혀 쉽게 밀리지 않는 팀이었다.
하지만 김연경, 양효진(현대건설), 김수지(흥국생명) 등 그의 또래들이 한꺼번에 은퇴 선언을 한 뒤 한국 여자배구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4강 진출 실패라는 충격적인 결과물을 받아들인 데 이어 최근에는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강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기도 했다.
김연경은 "국제 무대의 성적이 가장 중요한데, 지금 느낌으로는 계획이 없고 계속 바뀌는 시스템이라서 장기성이 부족한 것 같다"며 "이런 부분이 배구 팬들을 많이 화나게 만들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하도록 만든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3년 뒤 열리는 LA 올림픽, 2032년 브리즈번 올림픽을 넘어 12년 뒤 올림픽이 되어도 상관없으니 조금 더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연경은 국가대표뿐만 아니라 V-리그의 발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 리그의 현재 구조상 연봉이 해외보다 높기도 하고 해외에 나갈 수 있는 경우는 기회를 받지 못하는 선수 이외에는 도전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라며 "반대로 저는 저희 리그가 좋은 부분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V-리그 수준을 높여서 좋은 외국인 선수를 데리고 오자고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해외의 좋은 자원을 우리가 데리고 와서 리그를 활성화시키고 경쟁력과 수준을 높이면 국제 대회 기량도 높아진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연경은 현재 V-리그에서 운영하고 있지 않은 2군 시스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선수가 없어서 2군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웜업 존에서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도 많기 때문에 2군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1군 엔트리를 조금 줄이고 나머지 선수들이 2군으로 가서 훈련하고 시합을 하면 충분히 된다"며 "다른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1군 스텝에서 2~3명이 2군을 가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하루빨리 그런 부분이 잘 개선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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