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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또 올라와?' 41세 불펜 투수의 2⅓이닝 역투, 이게 헌신이다[준P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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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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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SSG의 준PO 2차전. 7회초 2사 1루 김성윤 타석. 1루주자 홍현빈의 2루 도루를 저지한 노경은이 포효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11/

[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선발 투수를 3⅓이닝만에 내리고, 불펜 투입 결단. 그리고 그 중심에 41세 노장 투수의 투혼이 있었다.

SSG 랜더스는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김성욱의 9회말 끝내기 홈런으로 4대3 승리했다.

SSG는 이날 '불펜데이'를 준비했다. 2차전 선발 투수로 나선 김건우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제 2의 김광현'이라 불릴 정도로 구위가 좋은 좌완 투수지만, 포스트시즌은 이번이 첫 등판. 평소에도 제구가 좋은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기복이 있는 편이라, 김건우가 5이닝 이상을 소화해주면 최상의 시나리오이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대비해야 했다.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SSG의 준PO 2차전. 7회초 노경은이 투구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11/

김건우는 경기 시작 이후 1,2회 아웃카운트 6개를 전부 탈삼진으로 잡았다. 6연속 탈삼진. 포스트시즌 경기 개시 후 연속 탈삼진 신기록이었다.

하지만 3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은 김건우가 4회 동점타를 허용하며 흔들리자, SSG 벤치가 한 템포 빨리 움직였다. 4회초 1아웃에 필승조 이로운을 투입했다. 불펜 본격 가동이었다.

이로운이 1⅓이닝을 실점 없이 넘긴 후, 5회초 2사 1,2루 위기가 찾아오자 이번엔 '홀드왕' 노경은이 나섰다. 5회에 팀내 최고 미들맨 투입. 다소 빨랐지만, 시리즈 전적 1패로 지고있는 SSG 입장에서는 여유가 없었다.

구자욱을 초구에 2루 땅볼 처리하며 5회를 끝낸 노경은은 6회 르윈 디아즈~김영웅을 뜬공으로 잡고, 김헌곤에게 안타를 허용한 후 강민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1⅓이닝을 소화하면서, 노경은의 역할이 여기까지인 것 같았지만 그는 7회초 마운드에 또 올랐다.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SSG의 준PO 2차전. 7회초 2사 1루 김성윤 타석. 1루주자 홍현빈의 2루 도루를 저지한 노경은이 조형우 포수를 향해 엄지를 들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11/

SSG 입장에서도 노경은에게 절박한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 타선이 상대 선발 헤르손 가라비토를 완전히 무너뜨리지 못하면서, 3-2, 단 1점 차 리드에 불과했다. 1점도 더 내줄 수 없는 경기 흐름을 고려했을때, 노경은이 아닌 다른 카드를 섣불리 쓰기 힘들었다. 마무리 조병현이 등판하기 전까지 노경은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끌어줘야 했다.

7회에도 등판한 노경은은 1사 후 김태훈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지만, 이재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시킨 후 1루 대주자 홍현빈의 2루 도루를 포수 조형우가 저지하면서 짜릿하게 이닝을 끝냈다.

이날 노경은은 혼자서 2⅓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상대 흐름을 끊는 호투를 펼쳤다. 노경은은 지난해 정규 시즌도, 올해 정규 시즌도 2이닝 이상을 던진 적이 없다. 최다 2이닝이었고, 대부분이 1이닝 미만이었다.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삼성의 준PO 2차전. SSG 노경은이 숨을 고르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11/

하지만 포스트시즌 무대가 갖는 긴장감은 다르다. 40세를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위력적인 구위로 '멀티이닝'을 소화하면서, 마운드 붕괴를 막아냈다. 선발 투수의 조기 강판에도 불펜 출혈을 최소화한 SSG는 김민이 8회를 깔끔하게 틀어막고, 마지막 9회 조병현을 등판시켰다. 조병현이 제구가 흔들리며 9회 동점은 허용했지만, 그 다음은 타자들의 몫이었다. 9회말 김성욱이 끝내기 솔로 홈런을 터뜨리면서 수렁에 빠졌던 팀을 건져냈다.

올 시즌 SSG의 최대 무기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노경은의 헌신이 있기에 가능했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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