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벤 아모림 감독의 의중을 알 수가 없다. 지난 겨울 힘겹게 영입한 좌측 윙백을 전혀 반대되는 포지션에 배치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8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4-25시즌 잉글랜드 축구협회컵(FA컵) 32강전에서 레스터에 2-1로 승리했다. 맨유는 16강 진출했다.

맨유가 혈투 끝에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전반 42분, 레스터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0-1로 뒤진 채 후반전에 들어섰고 간신히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후반 23분 조슈아 지르크지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수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동점골을 넣었다.

결국 마지막에 웃은 팀은 맨유였다. 후반 추가시간 3분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프리킥을 해리 매과이어가 강력한 헤더로 마무리하며 역전골에 성공했다.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으며 맨유의 2-1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그런데 맨유가 경기를 이렇게 어렵게 풀지 않아도 됐을 만한 촌극이 있었다. 이번 겨울 야심차게 영입한 아모림 체제의 1호 영입생 파트리크 도르구를 어색한 포지션에 배치한 것이다. 공격 능력이 뛰어난 좌측 윙백 도르구를 완전 반대 포지션인 우측 윙백으로 출전시킨 것.

물론 아모림 감독의 생각이 있었을 것이기에 이해할 수 있는 배치다. 그러나 도르구 우측 윙백 배치가 촌극이 돼버린 이유는 아모림 감독이 그를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아웃시켰기 때문이다. 포지션 변경도 아닌 그라운드에서 완전히 배제 시켜버렸다.

도르구는 덴마크 국적 2004년생 왼쪽 풀백이다. 2022-23시즌 레체에 합류한 뒤 지난 시즌에 준주전급 선수로 활약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이번 시즌에도 리그 21경기에 출전하여 3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장점으로는 볼 운반 능력, 뛰어난 피지컬 등이 꼽힌다.

맨유가 야심차게 영입했다. 맨유는 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도르구가 비자 및 등록 절차를 거쳐 구단에 합류했음을 확인하게 돼 기쁘다"라고 발표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추가 보너스가 포함된 총 3,000만 파운드(약 542억 원)에 합의가 이뤄졌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커트오프사이드

이런 도르구는 첫 데뷔전서 엉뚱한 포지션을 받고 전반 45분 만에 퇴장했다. '폿몹'에 따르면 패스 성공률 82%(23/28), 슈팅 1회, 터치 47회, 태클 0회, 가로채기 2회, 지상 경합 성공률 44%(4/9) 등 평범한 활약을 펼쳤다. 경기가 진행됨에 따라 그는 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위협적인 오버래핑을 몇 번 시도했으나, 아모림 감독은 매몰차게 교체를 감행했다.

도르구 기용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영국 '커트오프사이드'는 8일 "아모림 감독이 도르구에게 이상한 요구를 걸었다. 도르구는 맨유의 좌측면 문제에 대한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영입됐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경기장 반대편에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는 많은 시청자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움직임이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축구 팬 페이지를 운영하는 아론 모니스의 의견도 첨부했다. 그는 "미안하지만 디오고 달롯 좌측 윙백, 도르구 우측 윙백은 완전히 말도 안 되는 소리(nonsense)다. 주력이 강한 윙백이나 엘리트 1대1 윙어가 플레이할 수 있는 라인 플레이를 완전히 제거했다. 전적으로 책임은 아모림에 있다. 정리해라"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