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시절 불운 딛고 한국여자골프 ‘빅5’로 성장한 김세영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뉴스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4
본문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2009년 4월 제주도 라헨느 골프장에서 열린 KLPGA투어 김영주골프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대원외고에 재학중이던 여고생 김세영은 선두로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13번 홀(파4)에서 잘 맞은 티샷이 페어웨이 중앙으로 날아가다 무언가를 맞고 방향을 틀어 OB구역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페어웨이에 있던 맨홀 뚜껑을 맞고 일어난 불상사였다. 트리플 보기를 범한 김세영은 다잡았던 우승컵을 선배인 이정은5에게 넘겨야 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고 했던가. 김세영은 아마추어 시절 찾아온 시련을 잘 이겨내고 한국을 대표하는 골퍼로 성장했다.
2015년 LPGA투어로 진출한 김세영은 3승을 거두며 신인 타이틀을 차지했다. 당시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나온 연장전 이글 샷은 ‘거함’ 박인비를 침몰시킨 명장면이었다. 2018년 7월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에선 4라운드 합계 31언더파 257타로 LPGA투어 72홀 최저타 및 최다 언더파 신기록을 세우며 높이 날아올랐다.
그리고 5년 간의 긴 침묵 끝에 김세영은 지난 19일 전남 해남의 파인비치 골프링크스(파72)에서 막을 내린 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LPGA투어에서 나온 27번째 우승자였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우승은 ‘빨간바지의 마법사’로 불리는 김세영의 방식대로 이뤄졌다. 리드를 잡으면 놓치지 않았고 추격자들에게 쫒길 때면 더욱 강한 공격으로 맞불을 놓았다. 김세영은 우승 인터뷰에서 경기 초반 노예림에게 추격당했을 때 아버지의 말씀을 떠올렸다고 했다.
김세영은 “아버지 말씀중에 하나가 ‘두려워도 쫄지 말라’인데 그 말씀을 떠올리며 압박감을 이겨내려 했다”고 말했다. 태권도 사범인 김세영의 부친은 여고생 시절 딸에게 닥친 불운을 다독여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김세영은 결국 초반 난조를 딛고 5언더파 67타를 기록해 최종 합계 24언더파 264타로 2위 하타오카 나사(일본)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우승상금 34만 5천달러를 받은 김세영은 생애 통산 상금을 1518만 9333달러로 늘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를 제치고 역대 상금랭킹 10위에 올랐다.
김세영은 또한 이번 우승으로 LPGA투어에 진출한 한국선수중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최다승 ‘톱5’는 박세리(25승)와 박인비(21승), 고진영(15승), 김세영(13승), 신지애(11승) 순으로 이들이 명실상부 한국 여자골프를 대표하는 ‘빅5’인 셈이다.
김세영의 우승으로 한국은 올시즌 LPGA투어에서 6번째 우승을 합작해 일본(5승)을 제치고 올시즌 최다승 국가로 올라섰다. 김세영의 우승은 이번주 열리는 국가 대항전인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출전하는 한국팀 선수들에게 강한 자신감을 심어주게 됐다.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23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고양의 뉴코리아 컨트리클럽에서 열린다. 올해는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태국, 스웨덴, 호주와 월드 팀 등 8개 팀이 출전해 우승을 다툰다. 지난 2018년 우승을 차지했던 한국은 올해는 김효주와 유해란, 고진영, 최혜진이 대표로 출전한다. 2018년 우승 멤버는 김인경, 유소연, 박성현, 전인지였다.
관련자료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