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갈량' 염경엽, '3년 30억' KBO 역대 최고 대우 재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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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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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경엽 LG 감독, KBO 사령탑 역대 최고 3년 30억원에 재계약 염경엽 LG 감독(오른쪽)이 9일 구단과 재계약한 뒤 김인석 대표이사와 5번째 우승을 의미하는 손가락 5개를 펴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
| ⓒ 연합뉴스 |
염경엽 감독은 LG를 지난 2023년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한번 정상으로 이끌었다. 백인천(1990), 고 이광환(1994) 전 감독을 뛰어넘어 LG 역사상 처음으로 '두 차례 통합우승(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을 차지한 사령탑'이라는 빛나는 타이틀을 수립했다.
또한 염 감독은 KBO리그 최초로 감독 '몸값 30억 원' 시대를 연 인물이라는 기록도 추가했다. 종전 프로야구 감독 최고대우는 김태형(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2020년 전 소속팀 두산 베어스와 재계약한 기록한 3년 28억 원이었다.
LG 야구단 역사에서 재계약에 성공한 감독은 1995년 이광환 전 감독, 1999년 천보성 전 감독에 이어 염경엽 감독이 역대 세 번째다. 이 중 21세기 들어 LG와 재계약한 사령탑은 염경엽 감독이 무려 26년 만에 처음이다. 이미 지금까지의 업적만으로도 염 감독은 'LG 역사상 최고의 명장'이라는 타이틀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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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트윈스 한국시리즈 우승 10월 31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승리, 우승한 LG 트윈스 선수들이 염경엽 LG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
| ⓒ 연합뉴스 |
현역 은퇴 후 염 감독은 현대에서 운영팀 과장으로 근무하며 프런트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2007년에는 현대 수비 코치로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프로선수 출신으로 프런트와 현장 지도자를 두루 거쳤고 가장 최고 책임자(단장, 감독)까지 두루 역임하며 폭넓은 경험을 쌓은 것은, 염 감독에게 훗날 야구단 운영 전반을 이해하는 포용력을 갖추는 데 큰 자양분이 됐다.
하지만 프런트와 지도자 경력 모두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14년 전인 2011년 당시 LG 수비 코치 시절만 해도 팀내 파벌 논란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불명예스럽게 퇴진한 바 있다.
2013년에는 친정팀 현대 선수단을 이어받아 재창단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1군 작전 코치를 거쳐 첫 프로 1군 지휘봉을 잡는 기회를 얻었다. 선수 시절 명성이 부족하고 지도자 경력도 짧았던 염 감독의 사령탑 선임은 당시만 해도 상당한 파격으로 여겨졌다. 그럼에도 염 감독은 2014년 히어로즈를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으며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히어로즈에서 염 감독은 끝내 우승에는 실패했고, 구단과의 갈등 끝에 2016시즌을 끝으로 사임했다.
염 감독은 이듬해인 2017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단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프런트로 복귀했다. 히어로즈 감독을 사퇴하고 SK로 이적하는 과정 역시 잡음이 많았다. 당초 SK의 유력한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었을 때 강하게 부인했던 염 감독은, 얼마 후 대신 단장으로 취임했고 결국 2년 뒤에는 SK의 지휘봉을 잡게 된다.
염 감독은 SK 단장 시절에는 트레이 힐만 감독을 보좌하여 2018년 프런트로서 팀의 우승을 이끌어낸다. 하지만 정작 SK 감독 시절은 정반대로 염 감독과 구단 서로에게 모두 좋지 못한 기억으로 남았다.
부임 첫해인 2019년 정규리그에서 무려 9경기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시즌 막판 두산에게 대역전극을 허용하며 1위 자리를 내줬고, 포스트시즌에서는 친정팀 히어로즈에게 플레이오프에서 업셋을 당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조차 실패했다. 2년 차인 2020년에는 팀 성적 추락 속에 극심한 스트레스로 경기 중 실신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건강이 악화되며 결국 시즌을 완주하지 못하고 중도에 사퇴했다.
LG 구단의 역사 바꾸는 '신의 한 수' 된 염경엽 선임
이때만 해도 염경엽 감독의 지도자 인생은 사실상 끝난 게 아니냐는 전망이 많았다. 히어로즈와 SK 모두 어느 정도 성과는 남겼지만, 가는 팀마다 항상 마무리가 좋지 않았고, 감독으로서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기에 팬들의 반응도 싸늘했다.
그런데 2023년 염 감독이 LG 트윈스 사령탑으로 3년 총액 21억의 조건으로 2년 만에 현장에 복귀한다는 깜짝 소식이 알려졌을 때, 전문가들과 야구팬들 대부분이 예상 밖이라며 놀랐을 정도다. 사실 부임 당시만 해도 LG에서 염 감독의 성공 가능성을 바라보는 야구계의 전망은 대체로 비관적이었다. 염 감독은 과거 LG 수비 코치 시절의 논란도 있는 데다, 감독으로서는 우승 경험도 전무하고 커리어가 하락세를 타던 인물이었다. 반면 LG는 하필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이 맺힌 구단이었다. 오죽하면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우승경험 없는 우승청부사를 모셔왔다'며 냉담한 반응이 쏟아졌다.
하지만 즉흥적인 우연이었든 과감한 결단이든, 결과적으로 LG가 염경엽 감독을 선임한 것은 이후 구단의 역사를 바꾸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염 감독은 지난 2023년 무려 29년 만에 LG의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통합제패를 이끌며 마침내 구단의 숙원을 풀었다. 이후 2년 만에 다시 한번 팀을 정상에 올려놓으며 첫 번째 우승이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러한 염 감독의 LG에서의 성공을 두고서, 부임 이전부터 '좋은 우승전력을 물려받은 덕'이라고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하지만 LG 전임자들의 사례에서 보듯, 그 좋은 전력을 물려받고도 우승하지 못하는 감독들도 수두룩하다. 결국 가장 큰 성공비결은 역시 염경엽 감독이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잘 적응하면서 스스로 성장하고 진화한 덕분이다.
과거의 염 감독은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하려는 '독단적인 리더십'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LG에서 염 감독은, 과거의 시행착오에서 교훈을 얻어 프런트 및 코치진과 소통하고 현대야구의 트렌드도 적극 수용하면서 많이 유연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감독들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 현대야구에서, 염 감독처럼 여러 구단을 넘나들며 지도자 인생을 이어가는 것도 쉽지 않다. 심지어 우승까지 차지하며 지도력을 재평가받은 사례는 대단히 희귀하다. 지도자와 프런트에 걸쳐 '최고와 최악'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모두 경험해봤다는 것은, 그만큼 실패를 통하여 성장한 염 감독의 잡초같은 야구인생을 잘 요약한다.
염경엽 감독은 LG에서 3년간 정규시즌 통산 433경기에서 247승 7무 178패(승률 0.581)을 기록했다. 우승과 높은 승률만이 아니라, 선수 기용 폭을 넓혀가며 젊은 선수들의 육성과 세대교체라는 과제 또한 소홀히 하지 않았다. LG는 과거 선수들의 스타성이 부각되던 팀에서, 2020년대 현재는 국내에서 가장 선진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시스템과 데이터 야구가 자리매김한 구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염 감독은 이번 재계약으로 장기집권과 함께 LG의 본격적인 '왕조' 건설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LG는 창단 이후 총 4번의 우승을 차지했지만 아직까지 연속 우승은 한 번도 없었다. 또한 프로야구는 2016-17시즌 두산 베어스 이후 최근 8년간 리핏(연속 우승)팀이 나오지 않았다.
탄탄한 전력을 갖춘 LG는 앞으로 2~3년간 꾸준히 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뒤늦게 야구인생의 진정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 염 감독이 김응용, 김성근, 김재박, 류중일, 김태형 등 한국야구사를 빛낸 명장들의 계보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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