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우리의 12월 31일" 내년이 더 무서워질 경남고, 29년 지도한 감독부터 마음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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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목동, 신원철 기자] "경기 들어가기 직전에 우리 아이들에게 오늘이 며칠이냐 그랬어요. '31일이요' 이러더라고. 그래서 내가 그랬죠. '그래, 12월 31일이다' 라고."
경남고등학교 전광열 감독에게 8월 31일 봉황대기 결승전은 그런 의미가 있는 날이었다. 올해 마지막 전국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후회 없는 경기를 해보자는 마음을 시적인 표현으로 옮겼다. 전광열 감독은 1, 2학년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가 끝나는 대로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 또한 강조했다. 9월 1일은 경남고에 곧 1월 1일이나 마찬가지다.
경남고는 31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펼쳐진 제53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마산용마고에 연장 10회 2-1 끝내기 승리를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2일 대통령배 우승에 이어 올해만 전국대회 2관왕이다. 송승준이 활약했던 1998년 청룡기 봉황대기 2관왕에 이어 27년 만에 다시 전국대회에서 '더블'을 달성했다.
선발 장찬희가 8⅔이닝 12탈삼진 무실점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썼지만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경남고와 마산용마고는 올해 마지막 전국대회를 9이닝 경기로 끝내지 않았다. 승패는 연장 10회에 갈렸다. 경남고는 10회초 1점을 내줬지만 10회말 공격 2사 만루에서 2학년 4번타자 이호민의 끝내기 안타로 역전승을 거뒀다.

전광열 감독은 "질 것 같지는 않았다. 연장에서 1점을 줘도 타순이 좋으니 역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끝까지 버리지 않았다. 장찬희가 너무 잘 던졌고, 뒤에 올라온 박지후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잘 버틴 덕분에 우리가 역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0회말 공격에서는 선두타자 박재윤의 희생번트 시도가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히는 장면이 있었다. 그러나 계속된 1사 1, 2루에서 폭투가 나오는 행운이 따르기도 했다. 전광열 감독은 "타순이 중심타순으로 연결되니까 기회는 분명히 온다고 희망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1998년 경남고 코치였던 전광열 감독은 이제 감독으로 또 한번 모교에 전국대회 2관왕을 안겼다. 그는 "그때 기억이 생생하다. 1998년 대통령배 결승에서 준우승했고, 청룡기와 봉황대기에서 우승했다. 그때는 내가 혈기왕성할 때라 선수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또 감독으로 지금까지 있으면서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우리 선수들과 경고 유니폼을 입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 행복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2관왕의 영광에 취할 생각은 없다. 전광열 감독은 "오늘 경기 들어가기 직전에 아이들에게 오늘이 며칠이냐 물었다. 31일이라고 하더라. 내가 '그래 오늘이 12월 31일이다'라고 했다. 우리 경남고 야구부의 달력으로는 오늘이 12월 31일이고 내년이 1월 1일이다. 오늘 마무리 잘하고 또 우리가 부산 내려가면 다시 2026년을 바로 준비해야 하니까 그런 두 가지 의미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경기 내용도 전광열 감독의 말처럼 흘러갔다. 졸업을 앞둔 3학년 투수 장찬희가 선발로 9회 2사까지 무실점 경기를 펼쳤고, 내년에도 타선을 이끌 2학년 4번타자 이호민은 끝내기 안타로 마침표를 찍었다. 전광열 감독은 "내년도 기대가 된다 안 된다, 우리가 할 수 있다 없다를 떠나서 우리는 내년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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