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페이 No" KIA의 예상밖 조용한 겨울, 최형우-양현종-조상우 위한 계산된 침묵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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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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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KIA 타이거즈가 예상과 달리 ‘조용한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다. 박찬호를 두산에, 한승택을 KT에 내주며 외부 영입 경쟁에서는 한 발 물러섰지만, 내부 전력 보강에는 이준영이라는 실속형 선택을 내놨다. 한때 ‘가장 바쁜 겨울’을 예고했던 KIA가 왜 갑자기 ‘조용한 팀’으로 바뀌었을까.
KIA는 작년 장현식 협상에서도 보여줬듯, 이제는 ‘오버페이 경쟁’에 뛰어들지 않는 팀이 됐다. ‘돈보다 효율’을 내세운 이 기조가 단기적 손실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리스크를 줄이려는 선택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 신중한 전략이 과연 올겨울 KIA의 전력을 지켜낼 수 있느냐다. 아직 협상이 남은 FA만 세 명. 최형우, 양현종, 조상우의 재계약 여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장현식을 잡지 않은 순간부터 KIA는 이미 스탠스를 바꾸고 있었다. 서울 구단이 제시한 전액 보장, 고액 장기 계약에는 끝까지 맞서지 않았고 결국 손을 뗐다. 1년이 지난 지금을 기준으로만 보면, 그 선택은 완전히 틀린 결정이었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장현식은 몸값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오히려 KIA가 ‘비효율 계약을 피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문제는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선택이었던 조상우 영입이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실패 지점은 ‘장현식 미잔류’가 아니라 ‘대체자 선택’이었다. 그럼에도 KIA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듯, 올해도 ‘오버페이 경쟁 불참’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두산이 제시한 4년 78억 보장(계약금 50억, 인센티브 2억), 여기에 수도권 프리미엄이라는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KIA가 끝까지 붙어 있기엔 부담이 컸다. 영구결번 후보 2명, 핵심 불펜, 내야 백업 등 내부 FA만 6명이 대기한 상황에서 박찬호에게 모든 예산을 쏟아붓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미 개장하자마자 이탈을 예상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이런 흐름은 한승택 이적에서도 드러난다. KIA는 이미 포수 보강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드래프트에서 포수를 수혈했고, 이상준을 군입대 시키며 포수 유망주군에 대비하고 있었다. 따라서 제3 포수였던 한승택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즉, KIA는 이번 겨울 갑자기 변한 게 아니라 이미 2년째 ‘효율 중심 FA 전략’을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이 노선이 성적과 직결되는 ‘즉시 전력 유지’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냐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KIA가 유일하게 빠르게 정리한 부분은 좌완 불펜 이준영의 잔류였다. 총액 12억(3+6+3)의 계약은 시장 가치 대비 적정 수준이며, 5년 연속 50경기 이상 등판한 좌완 리버버라는 안정성도 고려했다. 큰 투자는 아니더라도 기본 뼈대부터 지키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준영 잔류 하나로 전력 유지는 불가능하다.KIA의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 시작된다.


KIA의 스토브리그 핵심은 단 하나다. 양현종 - 최형우 - 조상우, 이 세 명 중 몇 명을 지키느냐에 따라 2026 시즌의 지형이 완전히 달라진다.
양현종은 KIA의 상징적인 선수다.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구단의 정체성 유지’에 가깝다. 최형우는 현재에도 팀내 최고타자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KIA뿐만 아니라 역대 FA 최고의 성공작으로 꼽히는 선수다. 조상우는 아직 애매하다. 계약 첫해 부진했지만 ‘건강할 때의 아웃풋’은 상당한 선수다. 1R 지명권을 포기하고 데려온 선수인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대로 풀어버리면 말 그대로 영입실패를 자인하는 형태다. 하지만 올 시즌 KIA의 8위에 적지않은 이유가 된 선수이기도 해서 합리적인 접근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양현종·최형우·조상우. 세 명의 계약서가 KIA의 겨울을 완성한다.이 신중한 합리주의 전략이 KIA를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 만들지, 아니면 ‘과도한 절약이 부른 전력 약화’로 끝날지, 판단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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