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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도, 로버츠도 미쳐 있었는데 냉정한 김혜성이 참사 막았다… 美 극찬 이유 있네, 끝내기 주자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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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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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김혜성의 주루 플레이는 현지의 찬사를 불러모았다 ⓒ연합뉴스/AP통신
▲ 필라델피아와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끝내기 득점을 한 뒤 오타니와 환호하고 있는 김혜성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리온 커커링(필라델피아)의 땅볼 타구를 놓치는 순간, 다저스타디움의 모든 팬들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일어나는 팬들이 있었다. 그리고 커커링의 홈 송구가 빗나가는 순간, 경기장의 ‘도파민’은 절정에 이르렀다. 모두가 미쳐 환호하는 순간이었다.

LA 다저스는 10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필라델피아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2-1,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강호 필라델피아를 꺾고 챔피언십시리즈에 간 것도 그랬고, 마지막 상황이 너무 극적이라 더 짜릿한 감이 있었다.

이날 치열한 투수전이 벌어진 가운데 다저스는 1-1로 맞선 8회 마운드에 오른 사사키 로키가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영웅적인 투구를 하며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필라델피아도 1·2차전 선발로 나선 크리스토퍼 산체스(선발)와 헤수스 러사르도(불펜)를 모두 투입하는 등 총력전을 했다. 그런데 이 치열한 혈투는 실책 하나에 갈렸다. 김혜성(26·LA 다저스)도 그 하이라이트 필름의 주인공이었다.

김혜성은 연장 1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전 안타를 친 토미 에드먼의 대주자로 포스트시즌 데뷔를 이뤘다. 2사 후 맥스 먼시의 중전 안타 때는 빠른 스타트와 기민한 타구 판단, 그리고 빠른 발로 3루까지 넉넉하게 들어갔다. 발목이 아직 좋지 않은 에드먼과 김혜성을 바꾼 다저스 벤치의 선택은 적중했다. 이어진 2사 만루는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 김혜성은 리얼무토가 홈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돌아와 안전하게 홈을 밟았다

앤디 파헤스가 투수 앞 땅볼을 쳤다. 2사 만루라 모든 주자들은 방망이에 공이 맞는 순간 자동 스타트였다. 끝내기 상황이라 사실 1·2루 주자는 큰 의미가 없었고, 3루 주자 김혜성의 발에 모든 게 달렸다. 여기서 커커링의 세 가지 큰 실수를 저지른다. 첫 번째는 공을 한 번에 잡지 못했던 것이고, 두 번째는 공을 잡은 뒤 이를 홈에 던진 것이다. 그냥 1루로 던졌으면 됐다. 마지막 실책은 악송구였다.

김혜성이 이 악송구를 틈타 먼저 홈으로 들어왔다. 경기장의 팬들이 환호한 가운데, 선수단이라고 다를 것은 없었다. 이 악송구를 대기 타석에서 보고 있던 오타니 쇼헤이가 팔을 들었고, 커커링이 홈에 공을 던지는 순간 1루 코치는 이미 끝내기를 확신한 듯 두 팔을 번쩍 들었다. 그리고 송구가 빠지자 다저스 선수들이 벤치를 박차고 나오기 시작했다. 심지어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도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두 팔을 벌려 환호했다.

그런데 경기장 분위기가 이렇게 미쳐 돌아가는 가운데 마지막까지 냉정함을 유지한 선수가 있었다. 바로 3루 주자 김혜성이었다. 김혜성은 송구가 빠진 것을 확인하고 다시 홈으로 돌아가 베이스를 밟았다. 혹시라도 베이스를 안 밟았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2사 만루 포스 아웃 상황이라 김혜성은 슬라이딩을 하지 않았고, 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필라델피아 포수 J.T 리얼무토가 홈 위에 있었고, 발도 홈에 걸쳐 있었다. 그래서 정확하게 밟지 못할 수 있었다. 김혜성은 이것까지 놓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 끝내기 이후 오타니 쇼헤이와 기쁨을 나누고 있는 김혜성. 다저스 동료들은 악송구 직후 이미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간 상황이었다

김혜성은 마지막 득점 인정까지 모두 확인한 뒤 오타니와 포옹을 하고 끝내기 세리모니 대열에 합류했다. 사실 송구보다도 김혜성의 발이 더 빨랐다. 정상적인 송구라고 해도 세이프 타이밍이었다. 그런데 김혜성이 홈을 밟았는지는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정상 송구였다면 어쩌면 비디오 판독까지 갔을지 모를 일이었다. 물론 송구가 빠지기는 했지만 김혜성은 마지막까지 확인사살을 하며 다저스의 모든 선수 중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현지에서는 이 플레이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LA타임스의 다저스 담당 기자인 잭 해리스는 마지막 득점 장면을 하늘에서 잡은 캡처를 보여주며 “이 험난한 결말 속에서 김혜성은 자신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홈으로 돌아갔다. 이는 그가 처음에 홈 플레이트를 놓칠 뻔했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는 움직임이었다”고 김혜성의 집중력과 안전한 플레이를 칭찬했다.

주심도 이를 앞에서 보고 있었고, 송구가 빠진 순간에는 세이프 모션이 없었다. 느린 그림으로 봐도 리얼무토의 발이 홈 플레이트를 밟고 있었기에 김혜성의 발이 파고 들 틈이 좁았다. 만약 김혜성이 흥분해서 그대로 끝내기 대열에 합류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사실 예상하기 어려웠다. 그대로 득점이 인정될 수도 있었겠지만, 꽤 복잡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혜성의 확인사살은 모든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결정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 디비전시리즈의 마지막 장면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김혜성은 이제 챔피언십시리즈를 조준한다 ⓒ연합뉴스/EPA

일본 매체인 ‘더 앤서’ 또한 “그 직후 동료들이 벤치에서 나와서 크게 기뻐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김혜성은 홈으로 돌아와 제대로 다시 밟고 있었다”면서 김혜성의 집중력을 칭찬했다.

김혜성은 경기 후 ‘스포츠넷LA’와 인터뷰에서 “일단 마지막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홈까지 전력 뛰기였다. 맞는 순간 슬라이딩보다는 전력으로 뛰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물론 내가 경기에 많이 나가고 있지는 않지만, 로스터에 있을 때 팀에 꼭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언제나 나갔을 때 팀이 승리할 수 있게끔 보탬이 되고 싶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 평생 남을 기억을 만든 김혜성은 이제 챔피언십시리즈를 조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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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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