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인의 진심 "(강)민호 형 남아줄 겁니다, 구단에서 잡아주시겠죠", 어쩌면 마지막일 수 있어 더 울컥 [PO5 현장인터뷰]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뉴스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5
본문

원태인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3경기에 등판, 17⅔이닝을 소화하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했다. 삼진은 13개를 잡아냈고,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96에 불과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원태인은 호투를 펼쳤다.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1차전을 패배하며 탈락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6이닝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을 상위 라운드로 진출시켰다. 이어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6⅔이닝 5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의 기록으로 시리즈 전적 2승 1패 우위를 만들었다.
이후 원태인은 한화 이글스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문현빈 한 선수에게만 1회 1타점 2루타, 5회 3점 홈런을 맞으며 4점을 내줬지만 5이닝을 버텨줬다. 덕분에 팀은 6회와 7회 김영웅의 연타석 3점포로 7-4 역전승을 거둬 5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왔다.
24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삼성은 끝내 힘을 더 내지 못하고 2-11로 패배해 한국시리즈 진출이 무산됐다. 경기 후 만난 원태인은 "너무 잘해왔다. 선수들 모두 와일드카드전부터 힘든 경기가 계속 이어졌는데, 끝까지 열심히 싸워줬다"며 "마지막 결과는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박수 받으면서 끝낼 수 있는 위치가 됐다고 생각한다. 다들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나도 그렇고, 야수들은 말할 것도 없고 투수들도 다들 힘든 상태에서 경기를 치렀다"며 "오늘 경기는 아쉬운 모습이 많이 보였지만, (플레이오프) 4차전까지 우리가 보여준 야구는 어디 내세워도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해서 정말 후련하다"고 얘기했다.
플레이오프 4차전 후 몇몇 선수들은 원태인에게 "누가 너한테 돌을 던지겠느냐"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삼성 선수단 전체에도 해당하는 말이다. 그는 "진짜 맞다. 우리 팀한테 누가 돌을 던지겠나"라며 "팬분들이 인정해주는 가을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우여곡절 많은 시즌이었는데, 그래도 최고의 마무리는 아니지만 다들 웃으면서 끝낼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8월 중순 5연패에 빠지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이 13.7%(8월 14일, KBO PS Odds 기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한 달 반 만에 반전에 성공하며 4위에 안착했다. 원태인은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했다. 그게 다 팬들의 힘이었다"며 "역대 최다 관중(164만 174명)을 해주면서 '우리가 이렇게 끝내면 안 된다'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선수들이 8월부터 경기를 임했다. 그게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원태인은 "마지막에는 아쉬웠지만 최고의 가을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줬다"며 "마지막에 힘에 부쳐서 안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그걸 동료들이 구해줬다. 세 경기 모두 최고의 경기였고 최고의 가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층 더 발전한 것 같다"고 한 그는 "구위도 올라왔고 스피드나 모든 부분이 우상향됐다. 이 좋은 밸런스를 내년까지 이어간다면 올해보다는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올 가을 원태인의 호투에는 포수 강민호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만 40세인 강민호는 플레이오프 5차전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이닝을 책임지며 삼성 투수들을 이끌었다. 그는 "너무 감감사하다. 올해는 한두 경기 정도 같이 못했는데, 민호 형이 없으니까 승리투수가 안 됐다. 그래서 더 뜻깊다"고 했다.
강민호는 올 시즌 종료 후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게 된다. 어쩌면 이별할 수도 있는 상황, 원태인은 "4차전 때 불펜에서 몸을 푸는데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마음 속으로 울컥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남아주지 않을까. 구단에서 잡아줄 거다. 민호 형이 남아줄 거다"라며 어필을 이어갔다.

대전=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관련자료
-
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