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 아닌 오지환 상상이나 했나…언젠가 올 그날, 염경엽 감독이 앞당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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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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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신원철 기자] "사실 오지환을 좌익수로 내볼까도 생각했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16일 수원 kt위즈전을 앞두고 '좌익수 구본혁'이라는 파격 카드를 꺼낸 배경을 설명하다 더 깜짝 놀랄 얘기를 했다. 2009년 프로 데뷔 후 1군에서 유격수 아닌 수비 위치에 서본 적이 없는 오지환을 좌익수로 기용할지 고민했다는 얘기였다. 구본혁이 좌익수로 나서면서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염경엽 감독이 그리는 오지환의 미래는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오지환은 2009년 9월 2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2025년 9월 16일 kt전까지 통산 1975경기를 뛰었다. 유격수로는 1948경기에서 1만 5834⅓이닝을 책임졌다. 이런 선수를 두고 '좌익수로 내볼까' 고민했다. 이는 단순히 지금 선수단의 포지션 정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임시방편이 아니다. 염경엽 감독은 장기적으로 오지환의 쓰임새가 다양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오지환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LG와 6년 124억 원 대형 FA 계약을 맺었다. 2023년이 시작되기 전 비FA 다년계약에 '합의'한 상태에서, 시즌을 마친 뒤 FA 형태로 계약 방식을 바꿨다. 이 계약은 이번 시즌이 끝나도 4년이 남는다. 1990년 3월 12일생인 오지환은 계약 마지막 해인 2029년 39살이 된다.
현실적으로 계약이 끝날 때까지 유격수를 계속 지키기는 어렵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장기 대형 계약을 맺은 유격수들이 곧 포지션을 바꾸는 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애초에 포지션 이동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 카를로스 코레아(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올해 친정 팀으로 트레이드된 뒤 3루수로 포지션을 옮기면서 "최근 몇 년 동안 3루수로 자리를 옮기고 싶었지만 미네소타 트윈스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염경엽 감독은 김현수의 지명타자 출전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과 구본혁의 타격감이 벤치 멤버로 남겨두기에는 너무 좋다는 점을 고려해 '좌익수 구본혁'을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지환도 나이 먹으면 여러 포지션을 해야할 수 있다. 계속 유격수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외야에서 더 뛸 수 있는 시간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캠프 때 한 번 생각을 해보려고 한다. 본인과 상의를 해서. 오지환도 외야를 같이 해보는 게 좋다. 왜냐, 뜬공을 너무 잘 잡는다. 오지환 구본혁 이런 선수들은 외야로 나가도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감각을 가졌다. 유격수들이 (뜬공)타구 쫓아가는 걸 보면 수비 못 하는 선수들은 잘 못 따라간다. 오지환 구본혁은 어떤가. 범위가 굉장히 넓다. 외야도 충분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지환은 16일 LG의 10-6 승리를 홈런으로 견인했다. 7-5로 앞선 9회 무사 1, 2루에서 희생번트에 실패했지만 대신 담장을 넘겨 점수 차를 5점으로 벌려놨다. 오지환은 9회 홈런 외에도 2루타와 안타로 4타수 3안타 경기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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