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선수 처음 봐" 한국이면 경질 시위감, 왜소한 투수가 감독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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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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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그는 현대 야구에서 전례가 없는 일을 해냈다."
1m78의 '왜소한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LA 다저스의 영웅이 됐다. 다저스는 2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5대4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4승3패 다저스의 '백투백' 우승이다. 다저스는 5차전까지 2승3패로 벼랑 끝에 몰려있었다. 그런데 극적으로 6,7차전을 연속해서 잡아내면서 토론토의 우승을 저지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월드시리즈 주인공은 오타니 쇼헤이가 아닌, 야마모토였다. 다저스가 야마모토 때문에 우승을 했다고 표현해도 절대 과장이 아니다.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뒀던 야마모토는, 팀이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패배한 직후 2차전 선발 중책을 맡았다. 그리고 9이닝 1실점 완투승으로 팀에 첫승을 안겼다. 포스트시즌 2경기 연속 완투. 대단한 기록이었다.

다저스가 5차전에 패배하면서 벼랑 끝에 몰린 6차전. 또 한번 야마모토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6차전 선발로 나선 그는 6이닝 1실점 호투로 토론토 타선을 식혔고, 또 팀을 수렁에서 건졌다.
그리고 7차전에서는 9회말 불펜 투수로 구원 등판해 경기 종료까지 2⅔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쳐 다저스의 승리를 지켰다. 다저스가 이긴 4경기 중 3경기가 야마모토의 투구로 힘을 얻었다. 특히 2차전 완투 이틀 후 연장 18회 접전에서 불펜 대기를 했던 그는 6차전 선발 등판 바로 다음날 휴식없이 불펜 투수로 2⅔이닝을 던지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아무리 단기전 승부인 포스트시즌이라고 하지만, 전날 선발투수가 불펜 투수로 등판한 것은 '혹사' 논란이 일어날 수 있는 대목이다. 그것도 아웃카운트 1,2개가 아닌 거의 3이닝을 혼자 던졌다. 그만큼 야마모토가 대단한 투수라는 뜻이지만, 반대로 어깨를 갈아가며 만든 승리로도 볼 수 있다. 사실 다른 리그, 다른 팀,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감독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저스가 야마모토를 그렇게 쓰면서 우승을 했기에 모든 것이 아름답게 마무리 됐다. 야마모토는 메이저리그 데뷔 2년차만에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샴페인 파티 후 기자회견을 가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야마모토가 오늘 해낸 것은 현대 야구에서 전례가 없는 것"이라면서 "불펜에서 '폼이 괜찮다', '부상 위험은 없을 것 같다'고 확신의 보고가 올라와서 기용했다. 10회를 마치고 교체하려고도 했지만, 11회에 들어가기 전에 그가 나에게 '다이죠부(괜찮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그를 믿었고, 그는 그 신뢰에 답했다"고 극찬을 쏟아냈다.

로버츠 감독은 "그에게는 강한 정신력, 완벽한 투구 실력, 흔들리지 않는 멘털이 있다. 이런 선수는 본 적이 없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1m78의 왜소한 체격이 유일한 약점으로 꼽히는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는 지난해 적응기를 지나, 올해 메이저리그 최상급 투수로 만개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맞붙는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전세계에 증명해냈다. 야마모토가 감독도 살린 셈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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