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향 “CHEM 덕분에 슬럼프 탈출···우승 꼭 하고 은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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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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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의 우승. 길고 길었던 우승 갈증을 고국 땅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씻어낸 김세영의 우승은 투어에서 함께 뛰는 이미향(32)에게 큰 울림을 줬다. “우승 후 세영 언니가 인터뷰에서 ‘계속 두드리면 열린다’는 말을 했어요. 그 말과 언니의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어요. 저도 한번 해봐야죠.”
21일 서울 영등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팬사인회 현장에서 만난 이미향은 김세영의 우승을 보고 큰 동기 부여가 됐다고 했다. 2014년 미즈노 클래식, 2017년 스코티시 오픈 우승 이후 8년 넘게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는 그는 “우승을 오랫동안 못하다 보면 ‘우승을 어떻게 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그런데 이번에 세영 언니가 우승하면서 ‘우승이라는 자리에 점점 가까워지다 보면 결국 쟁취할 수 있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들으니까 ‘나도 우승이라는 결과를 꼭 쟁취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큰 자극이 됐다”고 했다.
이미향은 19세이던 2012년 LPGA 투어에 데뷔했다. 올해 벌써 데뷔 14년 차가 된 베테랑이다. “시간이 너무 빠르다. 스스로 되게 열심히 했기 때문에 그동안의 투어 생활에 후회는 없다”고 돌아본 그는 “연습한 만큼 실력 발휘를 못 한 아쉬움도 있지만 그래도 큰 부상 없이 투어 생활을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투어를 뛸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건강하게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계속 투어를 뛰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래도 체력이나 비거리는 10년 전보다 지금이 더 좋다. 예전엔 드라이브 평균 255야드 정도 쳤는데, 요즘엔 265야드는 친다”며 웃었다.
14년의 긴 투어 생활 동안 슬럼프도 있었다. 2021년과 2022년엔 허리 부상 여파로 한 시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CME 포인트에서 각각 114위, 116위에 그쳐 시드를 잃을 위기에 처했지만 2023년 다시 LPGA 투어에 복귀했다. 당시 슬럼프 탈출에 도움을 준 게 ‘CHEM’이다. 최운정, 김효주, 지은희. 이미향의 ‘Chella(운정), Hyojoo(효주), Eunhee(은희), Mihyang(미향)’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모임 이름이다.
이미향은 “세 명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도움을 줬다. 은희 언니는 제가 공을 집중해서 못 치면 ‘정신 차려라. 똑바로 쳐라’라며 직설적으로 얘기해줬고, 운정 언니는 엄마 같은 스타일로 ‘미향아 괜찮아. 넌 할 수 있어’라고 말해줬다. 또 효주는 동생답게 눈치 없는 척 저한테 연락을 먼저 해주고 일상적인 대화로 웃음을 많이 줬다”며 “당시 세 명의 도움으로 슬럼프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정말 큰 힘이 됐었다”고 말했다.
올해 이미향은 2019년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21개 대회에 출전해 20개 대회에서 컷 통과에 성공했고 톱10에 세 차례 들었다. CME 포인트는 49위다. 그는 “아직 시즌 종료까지 3개 대회가 남아있지만 올해 초 목표했던 성과에서 70% 정도는 이뤘다고 생각한다. ‘올해 경쟁력이 있었나’ 돌이켜보면 나름대로 잘했다고 하고 싶다”며 “시드 걱정은 없지만 그래도 골프선수의 목표는 시드 유지가 아니라 우승 아닌가. 우승 꼭 하고 은퇴하고 싶다”고 했다.
글·사진=정문영 기자 my.jung@sedaily.com관련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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