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BO리그 1군 데뷔전, 첫 타자부터 진땀나는 승부가 벌어지고 있었다. 먼저 1B-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지만, 최근 타격감이 좋은 키움 박주홍도 만만치 않았다. 파울만 5개를 치며 버텼다.
데뷔전 투수라면 오히려 이런 타자의 끈질긴 승부에 말려들어 제풀에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유리한 카운트였다가 파울로 저항하면 공이 하나씩 빠지고, 점차 볼이 늘어나는 그림이다. 익숙하다. 하지만 마운드에 서 있었던 김정엽(19·KIA)은 달랐다. 계속 존 안쪽으로, 혹은 보더라인에 걸리는 투구를 하면서 응전했다. 결국 10구째 높은 쪽 패스트볼로 3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자신의 1군 첫 아웃카운트가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한숨을 돌린 김정엽은 올 시즌 KBO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인 송성문을 2루수 땅볼로 처리했고, 이어 임지열을 1루수 땅볼로 잡아내고 자신의 첫 경기를 마쳤다. 1이닝 동안 피출루 없이 좋은 투구로 데뷔전을 장식했다. 비록 이날 KIA는 상대 선발 라울 알칸타라를 공략하지 못하며 1-6으로 졌지만, 김정엽의 투구를 지켜 본 홈팬들은 아낌없이 격려의 박수를 쳤다.
김정엽은 부산고를 졸업하고 202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5라운드(전체 45순위) 지명을 받은 우완이다. 지명 당시 건장한 체격을 바탕으로 잠재력이 크다는 기대를 받았다. 시즌 1군 전력 구상에 있던 선수는 아니지만, 구단 주도하에 시즌 중반 트레드 애슬레틱에 유학을 다녀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투구폼에서 보완점을 찾아 돌아왔고, 시속 150㎞ 이상의 공을 던질 수 있는 구위파 투수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KBO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인 ‘트랙맨’ 집계에 따르면 김정엽의 올해 2군 경기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5.5㎞였고, 이는 계속 올라오는 추세였다. 평균 분당 회전 수(RPM)도 2300대 중반으로 괜찮은 편이고, 수직무브먼트 또한 50㎝에 가깝다. 익스텐션도 길어 분명 매력적인 패스트볼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커브도 자신감 있게 구사한다.
이범호 KIA 감독도 21일 광주 키움전을 앞두고 김정엽의 투구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렸다. 한 경기 투구 내용이지만 씩씩한 투구가 마음에 들었다. 이 감독은 “첫 경기인데 (첫 타자 상대할 때) 그렇게 파울이 계속 나오는데도 스트라이크를 계속 던지는 것을 보면 가지고 있는 배포나 이런 것은 괜찮지 않나 보였다”면서 “140㎞대 후반의 패스트볼에 커브와 슬라이더도 잘 던지고, 상대 타자들을 상대하는 모습이나 마운드에서 하는 모습이 상당히 좋게보였다”고 호평했다.
이 감독의 이런 평가는 몇 달 앞서 1군에 등판해 올해 팀의 필승조로 승격한 성영탁(21)과 상당 부분 닮아 있다. 성영탁도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 마운드에서의 배포, 그리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능력이었다. 공교롭게도 성영탁이 김정엽의 부산고등학교 1년 선배다. 김정엽은 “나이는 두 살 차이인데 영탁이 형이 유급을 해서 학년은 하나 차이였다. 중학교도 같이 나왔다”면서 “많이 좋아해줬다”고 수줍게 웃었다. 모든 것이 낯선 환경에서 의지할 수 있는 선배 하나가 있다는 것도 큰 힘이다.

김정엽은 전날 투구에 대해 다소 만족스럽지 않은 기색이었다. 패스트볼도 더 빠르게 던질 수 있었지만 긴장해서 그런지 오히려 평소보다 덜 나왔다고 했다. 김정엽은 “첫 타자를 너무 어렵게 잡아서 두 번째 타자부터는 힘이 살짝 빠졌다. 다 전력 투구라고 하고 던졌는데 첫 번째 타자 승부하고 힘이 들어서 (그 다음에는) 145㎞ 이렇게 나와서 아쉬웠다”면서 “어제는 긴장을 좀 하고 불펜에서 좀 많이 던져서…”라며 멋쩍게 웃었다. 처음이라 모든 게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적응하면 큰 문제는 아닌 일이다.
첫 등판에서 15개의 공을 던졌을 뿐이지만 느낀 게 많다. 김정엽은 “확실히 고등학교와 2군 타자들과 1군 선수 타자들이 조금 다르다는 걸 많이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내 “충분히 나도 근데 밀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많이 들었다”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KIA 불펜은 상대적으로 타 팀에 비해 구속이 떨어지고, 구위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젊은 투수들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김정엽이 패기로 그 공백을 메워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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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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