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 싣고 객지 전전…무주택, 비거주자가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 투수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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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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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5/poctan/20251025052140210sddp.jpg)
토론토 블루제이스 우완 트레이 예세비지 이야기
[OSEN=백종인 객원기자] 흔히 하는 말이다. ‘집도, 절도 없다.’ 가진 것 없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처지라는 뜻이다.
진짜로 그런 메이저리그 투수가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을 맡았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트레이 예세비지 얘기다.
그는 WS 하루 전날인 24일(이하 한국시간) 미디어 데이에 참석했다. 다음날 선발 투수라서 당연한 일이다.
디펜딩 챔피언 LA 다저스를 상대해야 한다. 많은 질문이 쇄도한다. ‘소감이 어떠냐’, ‘오타니와는 어떻게 승부할 것인가’ 등등의 뻔한(?) 얘기가 오간다.
그러던 중이다. 뜬금없는 인적사항에 주변이 술렁인다. 주소지가 토론토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명색이 홈경기다. 그런데 거주자가 아니라는 말이다. 소유한 집도 없고, 월세를 내는 아파트 렌트 계약도 하지 못했다. 그냥 호텔(혹은 모텔)을 전전하며 살고 있다는 말이다.
기자회견에서 밝힌 본인의 얘기다.
“올해 소속 팀이 계속 바뀌며 돌아다닌 홈 타운(도시)이 5개나 된다. 묵었던 호텔만 수십 곳이 넘는다.”
그럴 수 있다. 마이너리그 출신의 비애다. 그렇다고 해도 곤란한 일이 하나 둘이 아니다. 하다 못해 옷가지나 일상에 필요한 짐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여기 로저스 센터(홈구장) 아래 주차된 내 차가 있다. 그 안에 보면 온갖 잡동사니가 잔뜩 쌓였다. 마치 이동식 주택 같다. 그걸 끌고 온 동네를 돌아다녔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5/poctan/20251025052141432ivsc.jpg)
그의 차는 토요타 툰드라다. 미국에서는 흔히 ‘트럭’이라고 불리는 픽업형 모델이다. 적재 중량이 900kg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살림살이를 싣고 객지를 전전했다는 얘기다.
이력을 보면 이해가 간다. 그야말로 신데렐라 같은 시즌을 보냈기 때문이다.
우완 스플리터가 주무기인 그는 겨우 22살짜리 신인이다. 그것도 입단 1년이 안 된, 말 그대로 초짜 루키다. 2024년 드래프트 1라운더(전체 20번)다.
당연히 싱글 A부터 시작했다. 그때부터 무서운 속도로 도장 깨기가 펼쳐진다. 2개월 단위로 승급 심사에 합격한다. 더블 A와 트리플 A를 통과하는데 넉 달이면 충분했다.
급기야 9월 14일에 전화를 받는다. 메이저리그 콜업이다. 이틀 뒤(16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 선발로 데뷔했다. 5이닝 3피안타 1실점 2볼넷 9탈삼진이라는 인상적인 기록을 남겼다. 승리 투수는 덤이다.
포스트시즌에 들어서 더욱 눈부신 활약을 펼친다. 양키스와 디비전시리즈(ALDS) 2차전을 맡았다. 5⅓이닝을 무안타로 막는 기염을 토했다. 삼진은 11개나 빼앗았다.
시애틀과 챔피언십시리즈(ALCS) 6차전에도 출격했다. 지면 탈락하는 경기였다. 여기서도 초반을 잘 막았다. 5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7탈삼진 2실점의 역투로 팀의 생명을 연장시켰다.
오늘(25일)은 그가 22세 88일 되는 날이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WS 1차전 선발을 맡은 건 기록적인 일이다. 역대 최연소는 78년 전에 있었다. 1947년 다저스의 랠프 브랑카라는 투수가 생후 21년 267일 만에 등판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5/poctan/20251025052141655towe.jpg)
무주택, 비거주자 루키는 요즘 일상이 달콤하다.
“호텔 체크인과 체크아웃에 진력이 난다. 그때마다 많은 짐을 옮기는 것도 지긋지긋하다. 10시간 넘게 버스를 타거나, 직접 운전하는 것도 힘에 부친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 좋다. (전용기를 타니) 간단한 소지품만 들고 다니면 된다.”
자신의 차(토요타 툰드라)는 얼마 전 동생이 운전해서 토론토에 갖다 놨다. 시즌이 끝나면 고향 펜실베이니아로 가서 부모님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그런 다음 겨울에는 노스캐롤라이나로 가야 한다. 1년 전인 대학 시절 살던 아파트(월세)로 돌아간다.
아마 내년 봄이면 그곳과 렌트 계약도 끝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토론토 주민이 될 것 같다. 시내 중심가 CN타워 근처의 번듯한 곳으로 입주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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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orad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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