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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택·이정환, 세계 무대로 가는 새로운 길의 '개척자' [박호윤의 IN&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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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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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국내 남자골프에 활력소 제공
30대에 새로운 무대로...도전에는 나이가 없다
국내 투어 경쟁 더욱 치열해 질 듯

콘페리투어를 통해 PGA투어에 입성하는데 성공한 이승택. 이번 주 국내투어 렉서스마스터스에 디펜딩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다./KPGA

[더팩트 | 박호윤 전문기자] "나도 이승택처럼!"

최근 국내 남자 프로골프계에서 들려 온 가장 인상적인 말이다. 서른의 적지 않은 나이에 그 어렵다는 무대, PGA투어에 당당히 입성한 이승택(30·경희)에 자극받아 같은 꿈을 꾸는 후배들의 마음일 터이다. 꿈 같은 목표를 달성한 선배를 보며 자신의 마음을 다지기 시작할 즈음, 한방이 더 터졌다. 이번엔 서른 중반의 이정환(34·우리금융그룹)이 세계적인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DP월드투어 제네시스챔피언십 정상에 오름으로써 다시 한번 신선하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 준 것이다.

침체 또는 정체의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채, 더욱이 극성기를 보내고 있는 국내 여자골프와 비교돼 더욱 더 그런 느낌을 주는 국내 남자골프계에 오랜만에 훈풍이 불며 새롭게 활기를 되찾은 느낌이다. 위에 언급한 ‘두 가지 장면’은 국내 남자골프가 ‘가능성의 벽’을 다시 두드리기 시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겠다.

이승택과 이정환은 서로 다른 루트를 거쳤지만 자신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로 결국 세계 무대 진출이라는 같은 목표를 이뤘고, 그 밑바탕에는 국내 프로골프계의 시스템과 후원 체계가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제네시스 포인트 상위자 자격으로 PGA투어 Q스쿨 및 콘페리투어를 거쳐 PGA투어에서 입성한 이승택(오른쪽)이 제네시스 사업본부 송민규 부사장과 제네시스 포인트 보드를 사이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KPGA

먼저 이승택은 국내에서 쌓은 포인트로 PGA투어 도전 기회를 얻어 콘페리투어(2부투어)에 진출했고, 1년 내내 미국과 중남미 지역을 돌아다녀야 하는 고생 끝에 13위를 차지, 콘페리투어 상위 20명에게 주는 PGA투어 카드를 손에 쥐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방식은 "국내에서 막바로 미국으로 가는 것은 어렵다"는 오랜 인식을 깨고 ‘KPGA투어-콘페리-PGA투어’로 이어지는 루트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한 사례다.

이승택은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력을 보유한데다 아마시절 국가상비군 및 대표를 거친 바 있어 유망주로 평가됐으나 2015년 투어 데뷔 이후 상당 기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었다. 시드를 잃을 정도는 아니었으나 정상권으로 분류되기도 어려운 어정쩡한 상태가 7~8년 동안이나 지속되기도 했으며 단지 2017년 티업-지스윙 메가오픈에서 12언더파 60타를 몰아쳐 투어 18홀 최소타 기록을 세운 바 있기는 하다.

그러다 지난해 렉서스마스터스에서 대망의 첫 승을 거두는 등 톱10 6회의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제네시스 포인트 순위에 의거, PGA투어 Q스쿨 2차전 직행 기회가 생기자 서른을 목전에 둔 중견임에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전장을 던졌고 결국 세계 최고의 무대인 PGA투어에 입성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별칭인 ‘불곰’처럼 우직하게 밀어 부친 결과다. 사실 더 큰 무대로의 도전은 대개 20대 초, 중반에나 해볼 만 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라 이승택의 도전에 대해 일각에서는 무모한 것으로 폄훼되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이승택의 성취는 단순히 한 명의 성공이 아니라, 시스템이 꿈을 현실로 연결시켜 주고, 도전에는 나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 준 희망의 서사라 할 수 있다.

이정환이 제네시스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KPGA

이정환의 우승이 던져준 메시지 역시 이승택 못지 않다. 이정환은 그간 국내에서 9차례 열린 KPGA-DP월드투어 공동 인증대회에서 우승한 유일한 KPGA투어 소속 선수로 기록됐다. 2008년부터 6년간 열렸던 발렌타인챔피언십, 2023년 ‘코리아챔피언십 프리젠티드 바이 제네시스’ 등 7차례는 모두 DP월드투어에서 뛰는 외국 선수들이 예외없이 우승했고 지난해 부터 공동주관으로 옷을 갈아 입은 제네시스챔피언십의 첫 우승자는 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안병훈이었다. 즉 한국 선수로는 두번째 우승이나 KPGA소속으로는 첫 사례다. 그 만큼 다소간의 수준차가 느껴졌고 그것이 15년 넘게 지속돼 왔으나 이번에 이정환이 통쾌하고도 완벽하게 그 벽을 넘어섰다.

이정환의 사례처럼 국내에서 열린 공동 주관대회 우승으로 해외 선진투어 시드가 생겼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이라 할 수 있다. 그간 PGA나 DP월드투어 시드를 받는 방법은 Q스쿨을 통과하거나 해외 대회에 출전해 우승하는 경우만 존재했으나 이번에 이정환이 국내 투어와 연계된 공동 인증대회가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증명한 셈이다.

이번 이승택, 이정환의 성공으로 인해 국내 남자투어에도 적지 않은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극을 받은 국내 선수들이 PGA투어 또는 DP월드투어의 진출 가능성을 보다 현실적으로 인식하게 되어 Q스쿨이나 해외투어 참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KPGA투어의 성적이 해외 진출을 위한 기본 조건으로 더욱 중요하게 인식될 수 밖에 없으며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투어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무대만으론 만족할 수 없다는 인식의 확산으로 국내 골프 전반의 생태계 및 문화적 흐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가능성이 크다. 국내 팬들도 이번 이승택, 이정환의 쾌거를 통해 "우리 남자골프도 세계에서 통한다"는 자부심과 함께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긍정적이고 발전적 방향이다.

하지만 해외 선진투어의 시드를 확보했다 해서, 그 이후의 유지 및 톱 랭커로 가는 길은 별개의 도전일 수 밖에 없어 끝없는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국내 투어와는 다른 외적인 환경, 즉 비용이나 이동 문제, 생활환경의 변화 등에 대한 부담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이정환(가운데)이 제네시스챔피언십 우승 직후 많은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시상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KPGA

또 한가지. 이번 두 명의 성공사례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국내 유력기업의 10년 헌신의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16년부터 국내 남자투어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17년부터 제네시스챔피언십이라는 최고액 상금(15억원) 대회를 창설해 코로나19 시절에도 중단없이 줄곧 대회를 개최했고 지난해 부터는 DP월드투어와 함께 하는 발전적 변화를 꾀했다.

이 같은 대회 개최 외에도 이에 1년 앞선 2016년 부터는 제네시스포인트 제도를 도입, 선수들의 승부욕을 최대한 끌어 냈다. 연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에게는 두둑한 보너스로 보답을 했고, 랭킹 별로 다양한 특전을 부여해 경쟁심을 자극했다. 1위는 별도 5억원의 상금과 함께 DP월드투어 시드 1년, PGA투어 Q스쿨 최종전 직행, PGA투어-DP월드투어 공동주관의 제네시스 스코티시오픈 출전권 등을 제공하며, 나머지 상위권 선수들에게도 여러가지 기회를 제공해 오고 있다.

이 같은 파격적 인센티브의 결과가 이승택의 PGA투어 입성, 이정환의 DP월드투어 진출로 나타난 것이다.

이승택은 30일 부터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에서 열리는 렉서스마스터스에 디펜딩챔피언으로 참가하며 이정환은 한 주 휴식을 취한 뒤 다음달 6일부터 UAE 아부다비의 야스링크스GC에서 시작되는 DP월드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아부다비 HSBC챔피언십에 출전, 유럽 무대 데뷔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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