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2.3%의 기적 움켜쥐나… 4370억 타자 미쳤다, SF 이러면 가을야구 포기할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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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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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6월 16일(한국시간) 보스턴과 대형 트레이드로 특급 타자인 라파엘 데버스(29)를 품에 안았다. 데버스는 보스턴에서 포지션 문제로 갈등이 있었고, 타격 보강을 원한 샌프란시스코는 대규모 트레이드 패키지를 제안하며 보스턴의 서명을 받아냈다.
2017년 보스턴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데버스는 2019년부터 메이저리그 정상급 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올스타만 세 번 출전했고, 실버슬러거를 두 차례 수상한 강타자다. 좋은 타자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보스턴이 2024년 시즌을 앞두고 데버스와 11년 총액 3억1350만 달러(약 4370억 원)이라는 초대형 계약 제안서를 내민 이유다.
그러나 올 시즌 3루수 자리에 더 수비력이 좋은 알렉스 브레그먼이 들어왔고, 데버스는 지명타자로 뛰었다. 이 과정에서 마찰이 있었다. 결국 보스턴은 팀 내야 포지션 재정비를 위해 데버스를 떠나보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리그 최고의 3루 수비를 자랑하는 맷 채프먼이 있고, 데버스는 주로 지명타자로 뛰고 있다. 공격에만 전념하는 만큼 더 뛰어난 공격력이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데버스의 공격력이 기대에 못 미쳤다. 데버스는 팀이 한창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었던 7월 2일부터 부진에 빠졌다. 7월 2일부터 8월 27일까지 47경기에서 타율 0.234, 8홈런, 2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63에 그쳤다. 데버스 추가로 타선의 폭발을 기대했던 샌프란시스코의 구상과는 영 다르게 흘러갔다. 결국 샌프란시스코는 7월 말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주축 불펜 투수들을 팔며 다음 시즌 구상에 들어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데버스의 방망이가 불타오르고 있고, 샌프란시스코도 최근 10경기에서 9승이라는 호성적을 거두면서 이야기가 달라지고 있다. 단연 데버스가 중심에 있다. 데버스는 8월 28일부터 9월 2일까지 6경기에서 타율 0.522, 4홈런, 10타점, OPS 1.738의 미친 방망이를 보여주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지난 주 내셔널리그 이주의 선수로도 선정됐다.
나가는 주자에 비해 들어오는 주자가 턱없이 적었던 샌프란시스코는 중심타선에서 대폭발한 데버스의 방망이를 타고 승부처에서 강해지기 시작했다. 데버스는 3일(한국시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경기에서도 1루와 3루를 오가는 와중에 1회에는 장쾌한 선제 투런포를 치며 자신의 타격감을 이어 갔다. 발사각이 43도로 일반적으로는 홈런을 만들기 어려운 타구였는데 데버스는 타격 기술과 힘이 모두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데버스는 홈런 타구를 한참이나 바라봤고, 이에 불만을 품은 콜로라도 선발 카일 프리랜드가 고함을 쳤다. 데버스도 이에 응수하며 결국 양팀의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샌프란시스코는 맷 채프먼, 윌리 아다메스가 강하게 응수하는 등 꽤 큰 규모의 벤치클리어링이었다. 한국에서 이런 벤치클리어링을 경험한 적이 없는 이정후는 다소 멋쩍게 이 사태에 가담했다.

그런데 이 벤치클리어링은 선발론 나선 두 선수(채프먼·아다메스)의 퇴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샌프란시스코 더그아웃을 들끓게 했다. 데버스는 선수들의 화려한 세리머니를 받으며 오히려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결국 샌프란시스코는 7-4로 이기며 최근의 좋은 페이스를 이어 갈 수 있었다.
한동안 포스트시즌을 포기하고 있었던 샌프란시스코 팬들도 이제는 순위표를 보는 맛이 생겼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70승69패를 기록, 5할의 벽을 돌파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LA 다저스와는 8.5경기가 벌어져 있지만, 와일드카드 레이스는 아직 가능성이 있다.
현재 내셔널리그 시드는 중부지구 선두 밀워키가 1위, 동부지구 선두 필라델피아가 2위, 그리고 서부지구 선두 LA 다저스가 3위다. 세 장이 주어지는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는 시카고 컵스(.576), 샌디에이고 파드리스(.547), 뉴욕 메츠(.540)가 1~3위를 달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신시내티와 함께 4위다. 3위인 뉴욕 메츠와 경기차는 5경기다. 샌프란시스코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면 한 번의 기회는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가 집계한 샌프란시스코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2.3%. 희박하지만, 그들이 하기 나름에 따라 이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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