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잊어선 곤란하다. 미국 원정에서 2-0 승리는 1골 1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의 활약도 있지만 무실점의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 3번의 연속된 슈팅을 막는 선방, 그중에서도 두 번째 슈팅을 막는건 경이로운 반사신경을 가진 선수이기에 가능한 선방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피파랭킹 23위)은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9월 A매치 미국 축구 대표팀(피파랭킹 15위)과 원정경기에서 손흥민의 1골 1도움 활약으로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전반 18분 손흥민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왼쪽에서 이재성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손흥민이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박스안 왼쪽에서 공을 잡고 다소 각이 없었음에도 왼발 슈팅으로 미국 골망을 갈랐다.

전반 43분 한국은 또다시 추가골을 만들었다. 중원에서 김진규가 박스 중앙 왼쪽 바로 밖의 손흥민에게 패스했고 손흥민은 옆에 있는 이재성과 2대1 패스를 주고받아 박스안으로 진입했다. 놀란 골키퍼가 튀어나왔고 손흥민은 골키퍼와 경합하면서도 옆으로 패스했다. 빈골대에 이동경이 밀어넣으며 한국은 2-0으로 앞서갔다. 손흥민의 1골 1도움 맹활약으로 한국은 승리했다.

두골을 만든 손흥민의 활약이 돋보였지만 2-0의 뒤의 숫자, 0을 장식한건 3백의 성공적 가동과 함께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중계사인 쿠팡 플레이에 따르면 조현우는 이날 5개의 선방을 기록했다.

전반전은 한국이 완벽하게 경기를 주도하며 2-0으로 마쳤지만 후반전은 미국이 심기일전해 한국을 상당히 두들겼다. 그렇기에 많은 슈팅을 허용했고 자연스레 유효슈팅도 많이 허용했다.

하지만 한국에겐 조현우 골키퍼가 있었다. 좋은 선방으로 무실점으로 버텨내던 조현우는 후반 추가시간 최대 위기를 맞이한다. 후반 추가시간 1분 박스 안 정면에서 미국 폴라린 발로건의 연속된 3번의 슈팅을 조현우가 엄청난 반사신경으로 막아내며 무실점을 지켜냈다.

발로건의 첫 번째 슈팅은 골키퍼 정면이었기에 막을 수 있었다고 쳐도 넘어진 상황에서 두 번째 슈팅을 몸을 날려 선방해낸건 가히 압권이었다. 이 슈팅마저 막히자 당황한 발로건은 가슴 트래핑 후 다시 슈팅했지만 골대맞고 골이 되지 않았다.

발로건과 미국 선수단은 모두 충격받은 듯 고개를 숙였다. 경기 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미국 감독 역시 "엄청난 선방을 보여준 조현우가 최우수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엄지를 들었다.

김승규 골키퍼가 무려 1년8개월만에 대표팀에 복귀하며 월드컵을 앞두고 다시 골키퍼 No.1 경쟁에 돌입하게 된 조현우. 경쟁자가 있어서인지 더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고 선방 능력만큼은 자신이 한국 최고임을 이날 경기를 통해 명백히 보여줬다.

결국 월드컵에서 상대의 강공을 버텨내기 위해서는 골키퍼의 선방이 필수적인 한국. 조현우는 자신이 그 역할을 해낼 적임자임을 증명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