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예수' LG 떠났지만 문화는 남았다…염갈량이 여전히 켈리를 치켜 세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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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사실 케이시 켈리를 더 빠르게 다른 외국인으로 바꿀 수도 있었다. 선수가 만들고 있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더 기다렸다."
1998년 KBO리그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올해까지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총 68명이다. 수많은 선수가 잠실을 거쳐 갔던 가운데 케이시 켈리라는 이름은 LG팬들은 물론 팀 전체가 인정하는 'No.1'이다.
켈리는 2019시즌 LG 유니폼을 입자마자 팀 마운드의 기둥이 됐다. 29경기 180⅓이닝 14승 12패 평균자책점 2.55로 팀 에이스로 맹활약을 펼쳤다. LG가 페넌트레이스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켈리는 2020시즌에도 변함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28경기 173⅓이닝 15승 7패 평균자책점 3.32, 2021 시즌 30경기 177이닝 13승 8패 평균자책점 3.15로 에이스의 면모를 유지했다. 특히 2022 시즌에는 27경기 166⅓이닝 16승 4패 평균자책점 2.54로 다승왕 타이틀을 따내며 자신의 선수 커리어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켈리는 2023시즌 30경기 178⅔이닝 10승 7패 평균자책점 3.83으로 주춤하기는 했지만 LG가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KT 위즈와 맞붙은 한국시리즈 1, 5차전 선발투수로 나서 11⅓이닝 1승무패 평균자책점 1.59로 제 몫을 해줬다.
그러나 켈리는 2024시즌 19경기 113⅔이닝 5승8패 평균자책점 4.51로 고전했다. 결국 7월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마지막으로 방출이 결정됐다.
염경엽 감독은 2024시즌 개막 후 켈리를 방출하기 전 '시점'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고 돌아봤다. 다른 선수였다면 더 빠르게 결단을 내렸겠지만 켈리였기 때문에 더 기회를 줬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8월 31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켈리를 2023시즌을 마치고 1년 더 가려고 했던 건 결국 문화 때문이다. 켈리가 만든 문화를 지금은 오스틴 딘이 이어가고 있다"며 "전수자가 남아 있으면 연결이 된다.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켈리는 외국인 선수임에도 '솔선수범'이 뭔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줬다. LG에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멘토 역할을 자청했다. 오스틴이 2023시즌 합류했을 때 KBO리그에 순조롭게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데는 켈리의 역할이 컸다.
LG 선수단 내에서도 켈리의 존재는 외국인 선수 그 이상이었다. 지난해 7월 20일 두산과의 잠실 홈경기 우천 노게임 직후 실시된 켈리의 고별행사에서 김현수를 비롯한 LG 주축 선수들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잠실 예수'라는 별명은 괜히 붙은 게 아니었다.
오스틴은 켈리가 떠난 뒤 팀 외국인 선수들 사이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중이다. '뉴 에이스' 앤더슨 톨허스트를 비롯해 치리노스, 지난 5월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함께했던 호주 출신 투수 코엔 윈도 오스틴이 적응에 도움을 줬다.
염경엽 감독은 "나는 프런트 때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를 해봤다. 켈리의 역할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엄청 중요하다"며 "켈리가 만든 문화 때문에 구단이 외국인 선수 신경을 안 써도 된다. 구단의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선수와 선수가 이어지는 건 결국 사람이 움직인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팀에 문화가 정착된 게 김현수가 온 뒤부터다. 지금인 오지환, 박동원, 박해민, 홍창기가 이어 간다. 이 문화는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며 "문보경, 신민재 등이 계속 남아 있기 때문에 LG의 문화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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